[나의 인생2막 어촌 이야기] 양상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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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2막 어촌 이야기] 양상모 씨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4.03.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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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강마을 만드는 게 꿈”


경기도 동남쪽에 있는 도시, 경기 여주. 여주에는 여강이라고 불리는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양상모 씨는 바로 이 남한강에서 내수면어업을 하고 있다.

그는 20여 년 동안 직장생활과 외식업을 하다가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내수면어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그는 여주어촌계의 총무로서 어촌계 주민들과 화합하며 어업을 해나가고 있다. 양 씨가 어떻게 귀어귀촌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가 살 곳은 내가 살핀다

도시에서 20여 년 동안 직장 생활과 외식업 일을 해온 양 씨.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자 귀어를 결심했다. 3년간의 긴 고민 끝에 귀어를 결심한 양 씨는 새로운 터전으로 첫발을 내디디면서 본인이 정착 할 곳을 직접 발로 찾아나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양 씨는 정착을 위해 어촌계장들을 직접 만나 어촌에서 어떤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살폈고, 귀어귀촌종합센터를 통해 직접 어업활동을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봤다.

양 씨는 “내가 직접 어떤 어업을 통해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해요. 단순히 제2의 인생을 편하게 살려고 어촌으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양 씨는 수시로 어촌계를 찾아 어촌에서 어떤 어업활동을 하는지 살펴봤다. 특히 여주어촌마을의 주명덕 어촌계장을 통해 다른 어업인의 배에 타서 직접 어업활동을 해보고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었다. 실질적인 어업활동을 통해 자연스레 귀어귀촌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그렇게 이곳 여주어촌계에 자리 잡아 나갔다.

“다양한 어촌계를 다녀봤지만, 여주가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고 주 계장님이 귀어귀촌하는 데 실질적인 멘토 역할을 해주셔서 이곳을 선택하게 됐어요.”

양 씨는 귀어귀촌 성공 비결로 어촌계장의 역할을 손에 꼽았다. 어촌 생활의 멘토인 어촌계장 덕분에 어촌계원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동체 활동의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공동체 활동을 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어촌계원들과 어울리며 시나브로 어촌계에 스며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귀어귀촌한 지 1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2019년 수산업경영인으로 선정되며 정책자금 3800만 원을 받아 어선을 건조할 수 있었다. 이후 어선어업으로 다슬기를 채취하며 이를 가공한 다슬기진액과 삶은 다슬기 유통·판매를 통해 경제적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예비 귀어귀촌인의 유입을 위해 어촌계 임원(간사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여주어촌계의 기반이 되는 남한강의 자연보존, 수산자원 보호, 불법행위 근절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마을, 함께하는 어촌

“여주어촌계로 내려와 살면서 다짐한 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함께 살아가는 어촌’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것입니다. 예비 귀어귀촌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자연환경을 함께 보존하며, 어촌을 오래 지속시켜나가고 싶습니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환경 속에 어업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양 씨의 생각과 어촌계장의 생각이 일치했기에 어촌계장을 도와 어장환경 정화와 어족자원 보호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남한강의 수질 환경과 생태계를 보전하고 건전한 낚시 문화의 정착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수면 어족자원 증식을 위해 여주보, 이포보, 강천보에서 쏘가리, 대농갱이 등 토종 어종의 정기적 방류활동을 펼치는 등 지속 가능한 마을로서의 어촌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 씨는 마을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에 마을 주민들과 함께 참여했다. 

“최근 여주 남한강이 말라가고 있을 뿐 아니라 환경적 변화로 어업 생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이에 따라 어촌계원들 간의 수입 편차가 점점 커지게 되었죠. 여주어촌계만이 판매할 수 있는 특화상품이나 공동체 상품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협업하는 등 생산성 있는 활동을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어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1년 경기도 어촌특화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찾아가는 현장 컨설팅’에 참가했고 어촌계 주민들과의 협업을 도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컨설팅 결과 마을 브랜드를 개발해 도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

또한 찾아온 사람들에게 여주어촌계의 장점을 알리고 어촌계 상품을 판매하고자 노력했다. 양 씨는 마을 주민들과 머리를 맞댄 결과 시설 확충에 중점을 두기보다 우선적으로 마을을 알릴 수 있는 홍보 행사를 적극적으로 계획했다. 마을을 알리고 환경을 보전하자는 의미로 여주 ‘리멤버 캠페인’이라는 주제를 내세웠다. 도시민들에게 환경 악화로 변해가는 남한강 생태계와 남한강을 지키는 내수면 어부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어른들에게는 내수면 수산업을, 아이들에게는 생태계 순환의 중요성을 알리며 여주어촌계를 홍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양 씨는 행사를 준비하며 총무와 기획 역할을 맡았다. 총 30여 명의 도시민들과 함께 생태계를 보존하고 여주어촌계를 알리는 의미 있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는 “내 이익만을 생각하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뿐이에요. 함께 만들어나가는 마을, 지속 가능한 마을을 만들고자 했어요. 먼저 나서서 다양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기획하고 실천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기획한 마을 캠페인들도 함께 나서 도와주시고, 어업활동에 있어 모르는 부분들도 먼저 도와주셔서 더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여주어촌에서의 미래를 꿈꿀 수 있었어요.”

민물고기·다슬기가 풍부한 마을

3월부터 11월까지 내수면어업으로 다슬기를 채취하는 양 씨는 가공을 통해 다슬기진액과 삶은 다슬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새로운 유통 경로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생물로 다슬기를 유통할 경우 1kg당 1만 원 내외의 가격이지만 가공 후 유통 판매처를 발굴해 세 배의 수익을 내고 있다.

보통 성어기에는 해가 뜨기 전에 배를 타고 나가 작업을 하고 해가 지기 전에 돌아와 3시간 동안 잡은 다슬기를 크기별로 선별하는 작업을 3시간 정도 한다. 그래야 양질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현재는 자체 가공시설이 없어 위탁 생산으로 작업하고 있지만 차근차근 살림을 늘려나가면서 자체적으로 가공시설을 만들어 여주의 특화상품으로 진액을 판매하고 알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양 씨는 귀어귀촌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사는 것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환경과 어촌계를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은 꿈도 꾸고 있다.
<자료 제공=한국어촌어항공단 귀어귀촌종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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