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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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어장환경 조성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4.03.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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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필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장양식본부장 
고진필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장양식본부장 

코로나19로 몇 년간 소통의 기회가 적었는데, 지난 3월 6일 정부와 지자체, 유관기관, 업계 종사자 등 이해 관계자들이 ‘연근해어장 생산성 개선 동반 성장 워크숍’을 통해 오랜만에 모였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2024년 연근해어장 환경개선사업 추진계획 △폐어구 수거사업의 개선방안과 효과분석 △시스템 기반의 침적쓰레기 관리방안 △폐어구 수거·처리사업의 안전관리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 연근해어업과 양식장에서는 연간 19만 톤의 어구가 사용되고 있으며, 약 4만4000톤의 폐어구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자망과 통발어업에서 발생하는 유실·침적 폐어구가 약 85~90%로 추정되며 폐어구 중 약 1만1000톤만 수거되고 나머지는 해저에 방치되고 있다.

정부는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 저감을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발생 예방, 수거, 교육·홍보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어장환경 개선을 위해 1986년 양식어장 정화사업이 시작됐고, 2004년부터 연근해 주요 어장을 대상으로 정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 예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연근해어장 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연근해 주요 어장 455개소에서 3만5988톤의 유실·침적 폐어구를 수거했다. 이후에도 마을어장, 양식장, 연근해 어장을 대상으로 정화업계, 어업인, 비정부기구(NGO) 단체,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다양한 방식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바닷속에 있는 폐어구는 왜 수거해야 할까? 폐어구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수산업 피해 때문이다. 폐어구 등에 걸려 어류가 죽고 마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으로 매년 전체 어획량의 10%인 약 3000억 원의 수산업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산란장·서식처 파괴, 선박사고 유발 등으로 잠재적 어업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 

2023년에 폐어구 어획능력 현장조사와 유령어업 지속시기 확인을 위한 모의실험 등을 통해 수산자원에 미치는 직간접적 효과분석을 진행한 바 있다. 조사기간 동안 폐어구 수거사업에서 203개체, 모의실험에서 344개체의 수산생물이 포획됐고, 장기간에 걸친 유령어업 현상이 관찰됐다. 연근해어장 생산성 개선 지원사업을 통한 경제적 편익 추정 결과는 2022년 기준 267억 원, 2023년 기준 275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폐어구 수거사업은 지자체(어업인 단체) 수요지역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환경생태(수산자원 다양성, 해양쓰레기 분포, 해양생태도), 사회·경제(항해 안전성, 어선어업 생산력, 해역어선 이용도), 정책(예산 분배의 적정성, 국가 정책 목적상 수거 필요 구역, 지자체 요구 및 사업 참여도)의 평가인자를 개선해 폐어구 발생 데이터 기반 주기적인 순환수거 관리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국민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수산물 먹거리를 제공하고, 수산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장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보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구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생애주기별 체계적 관리와 친환경 어구 보급화 촉진 등의 노력과 더불어 수중에 침적된 폐어구를 지속적으로 수거해나가야 한다. 또한 연구개발 중인 데이터·시스템 기반의 수거 지원 개선 기술을 활용해 체계적인 해양쓰레기 관리와 다양한 형태의 어장환경 개선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정책 개발과 예산 확보, 각종 어장환경 개선사업 추진도 중요하지만 어장을 이용하는 어업인의 참여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산자원 보호·관리에 대한 자발적 실천 의지 제고를 위해 휴어기 어업인이 참여하는 폐어구 수거 등을 추진하고, 현지 어업인과 상시 소통하고, 유실·침적 폐어구에 따른 피해와 예방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홍보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어촌지역 고령화, 어가 인구 감소,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따른 수산자원 변화, 어업생산량 감소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시점에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어장환경 조성을 위해 다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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