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2막 어촌 이야기] 박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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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2막 어촌 이야기] 박원 씨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4.03.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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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다리새우 양식으로 제2인생 설계”

긴 해안선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청정한 갯벌과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풍천 장어, 바지락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는 전북 고창. 김 양식을 했던 아버지가 있는 고창으로 다시 돌아온 박원 씨. 그는 귀어인으로서 어떻게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지 찾아가봤다.

돌아온 고향에서 새로 시작하는 도전

박 씨가 귀어귀촌하기로 결심한 고창은 어촌지역으로서 자연환경과 농어업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심원면은 호수와 갯벌 등의 풍부한 자연환경을 보유한 지역으로, 수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박 씨가 기억하는 고창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그의 기억 속 고창은 김 양식을 하시는 아버지의 모습과 바지락 양식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그 때문일까? 고향인 고창으로 귀어귀촌하기로 결정한 박 씨는 자연스레 양식업에 눈길이 가게 됐다.

“심원면이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하고 저도 어렸을 적 이곳에서 지냈기 때문에 생활권이 많이 익숙했어요. 또한 근처에 바지락 양식장과 김 양식장이 많아 어촌 생활도 자주 접했죠. 최근에는 새우 양식장도 많아져 고민하다 자연스럽게 새우 양식을 알아보게 됐습니다.”

귀어귀촌을 준비하면서 박 씨는 귀어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에서 귀어귀촌 관련 정보를 얻었다. 또한 전북도 수산기술연구소의 ‘수산업경영인 2차 현장교육’과 전북도 귀어귀촌지원센터의 ‘귀어귀촌종합교육’을 수료한 뒤 본격적인 양식업에 돌입했다.

교육을 받으며 박 씨는 흰다리새우가 질병과 환경 적응력이 강해 양식을 하기에 경제성이 우수한 종인 것을 알게 됐고,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흰다리새우 양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특히 ‘수산업경영인 2차 현장교육’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현장교육을 통해 문서로만 보았던 일을 직접 경험해보고 자신만의 노하우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귀어귀촌종합센터의 이론교육을 통해 ‘청년 어촌정착 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돼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다양한 교육을 받았지만 귀어를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노지 양식을 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노지가 필요한데 원하는 땅의 매매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박 씨는 처음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으나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지인과 땅을 찾아다니다 임대로 1ha의 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양식업은 어디에 하는지, 그 장소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것보다도 부지를 구하는 일에 시간 할애를 많이 했습니다.”

한 달 빠른 출하, 높은 가격에 판매

귀어귀촌 교육 초기, 실제 양식장에서 현장 교육을 받았던 박 씨는 하우스 내 중간양성장에서 흰다리새우 치어를 기르다 양식장으로 내보내는 것을 봤다. 치어 중간양성장을 양식에 활용하면 노지 입식 양식보다 빠른 새우 입식이 가능하고, 양성장의 높은 수온으로 새우의 성장에 도움을 줘 노지 입식 양식에 비해 빠른 출하 또한 가능하게 된다.

“귀어귀촌 교육을 받으면서 흰다리새우는 수온이 높아야 잘 자라는 새우라는 것을 알았어요. 하우스 PP수조에서 높은 온도로 입식을 하면 다른 사람보다 한 달 빨리 치어를 성어로 키울 수 있어 출하할 때도 빠르게 할 수 있고, 남들이 출하하지 않는 시기에 출하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판매가 가능해요.”

흰다리새우 양식기간은 보통 4~9월, 6~7개월 정도 소요된다. 박 씨의 일과는 오전 6시, 낮 12시, 오후 6시에 새우 사료를 준 뒤 밥을 잘 먹는지 관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초기에는 새우가 작아 조금씩 사료를 급이하지만 성장을 한 뒤에는 새우가 커지며 급이 시간이 많이 소요돼 하루의 대부분을 사료 배합과 급여에 보낸다.

박 씨는 이렇게 키운 흰다리새우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그걸 이겨내고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도 처음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양식업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귀어귀촌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최대한 교육을 많이 받으시길 권장드립니다. 저도 양식업에 도전하기 전 실제 양식장 현장 체험을 통해 저만의 노하우를 체득했습니다. 직접 터득한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기 때문에 귀어귀촌 후에도 시간이 날 때 꾸준히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박 씨는 귀어귀촌 준비 시점부터 현재까지 10여 개의 교육을 수료했다. 현재에도 흰다리새우 양식이 끝난 10월부터 시작 전인 3월까지 양식을 위한 교육을 받아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고 있다.

마을 주민들과 친근한 관계 유지하기

박 씨는 마을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전했다. 귀어귀촌 초반에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양식업을 하는 선후배가 모여 양식에 대한 고민이나 노하우를 공유해 상부상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신생 양식업자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모두가 발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협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사료를 급여한 뒤 여가시간에 자신처럼 양식을 하는 젊은층을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양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 외에도 그는 새우 양식을 하는 마을 주민들과 2020년부터 협회를 만들어 재무 겸 총무로 일하며 마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직접 소통하는 것이 중요했고 자주 얼굴을 보다 보니 오고 가며 일을 도와주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다. 마을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주민들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됐다. 박 씨가 살고 있는 심원면에는 2개의 어촌계가 있어 많은 마을 행사가 있었지만 코로나19 동안에는 행사가 줄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바다정화 활동과 2022년 진행된 풍어제 행사 준비에 적극 참여해 마을 주민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행사가 줄어들었던 상황에서도 박 씨는 열정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마을 주민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해나갔다.

“협회나 마을 행사에 참여해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쌓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지요.”

마을 주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면 자신의 노하우를 나누거나 정보를 교환하기 더 쉬워진다고 박 씨는 설명했다. 또한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활동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가 늘어나기도 했다.

“국가 정책을 잘 활용해보세요”

박 씨는 귀어귀촌 초기 ‘청년 어촌정착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어촌에 정착해 양식업을 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했다. 청년 어촌정착 지원사업은 창업 초기 청년 수산업경영인의 안정적인 어촌 정착을 지원하는 제도로 수산업 경영비와 어가 가계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박 씨는 이 외에 양식어업인 배합사료 구매자금을 지원받아 초기 정착을 안정적으로 이룰 수 있었다.

“귀어귀촌인을 위한 자금 지원이 있었지만, 어업인 후계자로서 청년 어촌정착 지원사업을 받은 이유는 교육을 받을 때 우수경영인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자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생각했을 때 어업인후계자로 지원을 받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22년 우수 귀어귀촌인에 선정된 뒤 박 씨는 어촌정착상담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어촌정착상담사는 이전 ‘귀어닥터’로 불리기도 했으며, 초기 귀어귀촌인 또는 귀어귀촌 희망인에게 일대일 컨설팅을 제공하는 전문가이다.

성공적으로 어촌에 정착한 선배 귀어인을 포함해 지역의 어촌계장, 어업인 등 다양한 지역·분야의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어촌정착상담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종합센터에서 제공하는 전문 상담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고, 귀어귀촌 관련 정책 및 컨설팅 기법을 습득해야 한다.

박 씨는 상담사로 활동을 하기 위한 교육을 수료하고 2023년 현재 2명의 예비 귀어귀촌인과 상담을 진행 중이다.

“저도 교육을 통해 귀어귀촌에 많은 도움을 받았잖아요. 이제 제가 받은 교육을 바탕으로 남들한테 도움을 주고 싶어요.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제가 흰다리새우 양식을 잘해야겠죠?”

자신이 받은 것들을 되돌려주고자 노력하는 박 씨는 마을 발전에도 자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흰다리새우를 판매하는 것 외에도 2차 가공을 통해 상품성을 높일 계획을 갖고 있다. 어업인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있지만 대규모로 지원되는 사업은 2차 산업에 많기 때문에 양식한 흰다리새우를 가공해 판매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2차 산업으로 가야 저도 발전하고, 우리 마을도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발자국 나아가는 박 씨의 얼굴에서 미래를 향한 기대가 느껴졌다.

<자료 제공=한국어촌어항공단 귀어귀촌종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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