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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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 추진해야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4.02.26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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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 21일 서울에서 수산부산물 국제포럼이 처음으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수산 선진국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일본의 수산부산물에 대한 가치 혁신 사례가 발표됐다.

이번 국제포럼은 수산부산물의 이용 계기는 다르지만 부산물에 대한 가치를 변화시키고 경제적 측면과 환경 보호 차원의 필요성도 높아져 수산부산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21년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우리나라도 수산부산물에 대한 활용과 가치 기준이 변화되고 있으나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수산부산물에 관한 정부 정책은 굴껍데기를 대상으로 한 재활용 방안 정도다.

그러나 굴이나 전복 등 패각은 엄밀한 의미에서 ‘수산부산물 쓰레기’로 평가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수산물이라기 보다는 처리 불가능할 정도로 방치되는 애물단지에 불과하다.

관련 법 제정의 계기도 해안가에 방치되고 있는 굴껍데기의 처리 방안과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부산물을 활용하거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라기보다는 쓰레기 처리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많다.

수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뼈, 지느러미, 내장, 껍질 등의 부산물이 주를 이룬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수산부산물 재활용률은 21만여 톤으로 전체 발생량 112만여 톤의 19.5%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어류부산물의 경우 연간 49만 톤이 발생하지만 10만여 톤만이 산업 원료로 활용되고 나머지 39만여 톤은 920억 원의 비용을 들여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수산부산물 이용 계기와 활용은 우리에게 자극이 될 만큼 관심을 끌게 한다.

아이슬란드는 정부가 대구 총어획량 관리에 나서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것이 부산물 활용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용률이 40% 전후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부산물을 포함해 90%까지 활용이 가능해졌다.

그 덕분에 대구 마리당 가격이 12달러이던 것이 경제적 가치가 5000달러에 이르고 있다.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의약품, 생선가죽, 단백질음료, 반려동물 사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가 아이슬란드에서 생산한 생선가죽을 이용하고 상처와 화상치료제를 생산하는 기업도 생선 껍질을 이용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2년 기준 수산부산물 활용도가 87%에 이르고 있다. 일본은 가다랑어 부산물을 이용해 페이스트화된 어묵을 만들고 반려동물 건사료도 개발했다.

이번 국제포럼에서 발표된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일본의 수산부산물 이용 사례는 우리나라의 수산부산물 활용방안에 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도 수산부산물을 이용해 바이오산업에 활용하고 있으나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어 정액을 이용한 피부 재생 및 화장품 원료로 이용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우선 고부가가치 제품 원료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부산물 관리에 대한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품질이 떨어지고 위생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없다. 또한 상품에 맞는 부산물의 보관과 수집, 처리시설이 마련돼야 한다. 수산물 처리 시 발생하는 부산물을 수집하고 이물질을 제거하며 세척과 보관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화장품이나 의약품 등의 원료로 활용하려면 위생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2027년까지 1000억 원을 투입해 수산부산물 재활용률을 30%로 높이고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원재료로 주목받는 어류부산물의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해안가에 방치된 굴이나 전복, 가리비 껍데기를 처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활용도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정 제품에 맞는 원료 확보방안과 기준도 마련돼야 하며, 특히 어류부산물에 대한 활용도 제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수산물 처리 수요가 많은 전국 위판장이나 가공공장을 권역별로 분류하고 지역별로 수집·처리·분류하는 공장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 수산물 생산은 특정 계절이나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연중 편차없이 원료를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도 선행돼야 한다.

수산부산물에 관한 국제포럼이 우리 수산자원의 이용 가치를 증대시키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다시 한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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