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꽝 얼은 고등어 발등 찍을까 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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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꽝 얼은 고등어 발등 찍을까 겁나요”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4.02.08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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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 하역노동자, 비축 수산물 방출 때마다
팰릿에 안 담긴 물량 내리느라 부상 위험 노출

“하역노동자들이 정부 비축 수산물 방출 시기가 되면 일부러 결근을 합니다. 고령의 하역노동자들이 팰릿에 적재하지 않은 냉동수산물을 수작업으로 내리기 위해 화물차에 올랐다, 내렸다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데 보통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비축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 운송업체 모두에게 호소해봐도 소용없습니다.”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부류 도매시장법인의 수산물 하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종합수산항운노동조합 김현도 위원장은 설과 추석 등 정부 비축 수산물 방출 시기가 되면 근심이 많아진다. 조합원(하역노동자)들의 고생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말에 따르면 가락시장뿐 아니라 전국 도매시장으로 보내지는 정부 비축 수산물은 팰릿 적재작업 없이 종이 등으로만 포장해 화물차로 배송된다. 팰릿은 대량의 화물을 지게차 등으로 한 번에 들기 위해 사용하는 받침대로 물류 효율화를 위한 기기다. 이렇다 보니 사람이 화물차에 올라 물건을 들고 내렸다 다시 오르기를 무한 반복해야 한다. 시장 내에 팰릿을 옮길 수 있는 지게차가 충분히 구비돼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김 위원장은 “비축 수산물이 반입되면 일주일에 2~3번, 두 개 도매시장법인당 하루 1만 개의 수산물을 하차·이적한다”면서 “열악한 노동환경 탓에 조합원 대부분이 고령인데 겨울철 무거운 짐을 들고 나르다 아찔한 순간을 겪기도 하고 부상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부 비축 수산물 사업을 담당하는 소관부처 해양수산부와 사업수행기관인 수협중앙회, 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업체에까지 비축 수산물의 팰릿 적재작업을 건의했으나 실질적 대책 마련보다는 제대로 된 답변을 피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수협 측에 당장 팰릿 적재작업이 어렵다면 윙바디 트럭(옆면과 윗면을 감싸는 적재함 덮개를 날개처럼 위로 들어 올려 하역하는 모양을 갖춘 화물차)에 수산물을 적재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효율적인 물류 처리와 하역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팰릿 적재작업 등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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