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분야 마이스터고 운영 10년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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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 분야 마이스터고 운영 10년을 돌아보며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4.02.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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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선 완도수산고등학교 교장
황유선 완도수산고등학교 교장

2012년 11월 우리 학교가 교육부로부터 전국 최초 어업·수산물가공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받았다. 2014년 3월 개교·입학식을 개최한 이래 10년이 지났다. 5년마다 시행되는 재지정 평가를 두 번 받았고 작년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았다. 올해 1월 5일에 마이스터고 7기 졸업식을 했으며 다가오는 3월이면 11기 신입생이 입학한다. 

마이스터고는 이명박 정부 때 고졸 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고다. 초·중등교육법에서는 ‘산업수요맞춤형고’로 정의하고 있다.

대통령이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마이스터고의 성공은 기술 강국 한국의 바탕이 될 것이다”, “대학 가는 것보다 마이스터고에 들어가길 원하는 시대가 몇 년 안에 온다”, “마이스터고는 기업이 책임지는 학교라는 생각을 가지고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삼성, 현대, LG, 한전 등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했다. 마이스터고 입학 경쟁률은 3:1을 넘었고 졸업생 취업률은 90%가 넘었다. 정부 지원으로 우수 신입생 확보, 전문 기술 교육, 우수 기업체 취업으로 이어졌다. 우리 학교도 수산 분야 마이스터고 지정을 위해 도전했다.

해양수산부, 전남도, 완도군의 수산 정책을 근거로 수산 마이스터고의 필요성과 목적을 제시했다. 먼저 인력 수요와 취업을 고려해 학과를 개편했다. 원양어선 해기사 육성을 위한 어선운항관리과, 수산업경영인 후계자와 수산양식 기술인 육성을 위한 수산자원양식과, 수산식품 품질관리원 육성을 위한 수산식품가공과로 편성했다.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전공 실무 능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뒀다. 다음으로 산업체, 연구기관, 대학과 연계한 전공 실습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자격증 취득, 예·체능,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학교장 공모제를 시행하고 교사 정원은 과학고 수준의 학급당 2.66명으로 충원하기로 했다. 동원산업, 동원F&B, 사조산업 등 41개 산업체와 전남도, 완도군 등 16개 기관과 산·학·관 협약을 체결했다. 학교 환경 개선사업으로 수산교육관, 기숙사, 교직원 관사를 신축하기로 했다. 필요한 예산 164억 원이 지원됐다. 제7차 마이스터고 지정 심사를 통과하고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신입생 모집은 전남을 넘어 전국 단위로 했다. 전국 유일 수산 마이스터고라는 장점을 홍보한 결과 최종 경쟁률은 2.5:1이었다. 학생들이 수산업에 꿈을 가지고 입학한 점이 큰 변화였다. 

제1기 입학식은 전남교육감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특별한 입학식이었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기상부터 정규 시간, 야간 방과 후 교육, 취침까지 알찬 하루를 보낸다.

학교 밖 활동으로는 산업체 체험학습, 현장실습, 청해진호 승선 실습 등이 있으며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일본, 대만, 중국, 노르웨이 국외 체험학습을 하였다. 영어 회화를 위해 원어민 화상영어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 또한 모두 국비로 이뤄졌다.

3년의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친 제1기 졸업생들은 원양어선 해기사, 수산업경영인 후계자, 수산 식품 회사, 수산직 공무원 등 수산 분야로 90% 이상 취업했다. 해가 바뀔수록 마이스터고 운영 시스템이 갖춰졌다.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는 높았다.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출산율이 저하되면서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신입생 지원율도 낮아지고 있다. 농어촌의 고령화와 인력난은 심화되고 있다.

우리 학교 다문화 학생 비율도 10%를 넘고 있다. 미래 성장산업인 해양바이오와 해양치유, 디지털 기술이 도입된 스마트양식 분야로 학과를 개편하고, 인구 감소에 대비해 우수한 해외 유학생 입학을 추진하고 있다.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호는 자양(滋洋)이다. 자양은 큰 바다가 평생 변함없이 자신을 키워주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분은 1958년 부산수산대학 어로학과를 졸업하고, 참치잡이 원양어선 시험 조업선 지남호에 무급 항해사로 승선했다. 무급 항해사로 시작해 3년 만에 원양어선 선장이 됐다. 1969년 35세에 동원산업을 설립해 2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동원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바다가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우리학교 교훈은 경양(耕洋)이다. 큰 바다를 개척하자는 의미다. 마이스터고 완도수산고를 졸업한 수산 영마이스터(Young Mesiter)들은 참치잡이 원양어선을 타고 태평양으로 간다. 졸업생들은 무급 항해사, 아니 억대 연봉을 받는 항해사이다. 이들이 모두 자양을 뛰어넘을 인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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