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2막 어촌 이야기] 장문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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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2막 어촌 이야기] 장문석 씨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4.02.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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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어촌의 징검다리가 된 귀어귀촌인

노을이 아름다운 곳 전남 영광. 이곳에 귀어한 지 6개월 만에 어촌계 사무장 자리를 맡으며 어촌계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귀어 4년 차를 맞이한 장문석 씨가 그 주인공이다.

20년 넘게 군인으로 복무하며 인생의 대부분을 육지에서 보내왔던 그는 2019년 육지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어릴 적 꿈이었던 선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롭게 바다로의 여정을 시작했다.

바다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어촌계 사무장부터 어촌뉴딜 300사업까지 담당하며 영광에서 인생의 새로운 장을 써내려가고 있다.

직접 발품 팔아 준비한 귀어

육군으로 23년간 복무한 장 씨. 군대에서 항상 산 속에서 생활하며 지내온 그는 육지에서의 답답함보다는 드넓은 바다에서의 삶을 꿈꾸며 제대 후 귀어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어릴 적 바다를 누비는 선장의 꿈을 실행에 옮기게 된 것.

장 씨는 제대 전부터 안정적인 어촌 생활과 귀어 창업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다. 귀어 정보를 한곳에서 얻을 수 있는 해양수산부의 귀어귀촌박람회부터 전남도에서 운영하는 귀어스몰엑스포 등을 방문하며 귀어에 대한 기초 자료를 조사했다.

그뿐만 아니라 직접 발품도 팔았다. 어촌 현장을 방문하며 해당 지역의 어촌계장들을 만나고 귀어 생활을 문의했다. 현재 정착한 영광 구수대신마을의 어촌계장과는 정착 전부터 지속적으로 어업과 정착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지역 특성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 

그리고 제안받게 된 ‘어촌마을 살아보기’ 체험. 이 체험을 통해 지역을 체험하며, 영광의 매력을 알게 됐고 이 지역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와 편안함이 장 씨가 이곳에 발을 붙이게 만들었다. 

‘백수해안도로’로 유명한 관광지와 아름다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전남 영광 구수대신마을. 장 씨는 어촌계장과 계원들의 도움으로 빈집을 2년 임대조건으로 계약한 후 귀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어촌마을에 다가가다

“연고도 없는 낯선 지역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전에 어업과 관련된 일을 해본 적도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마을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도와드리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마을 주민분들도 마음을 열었고, 제가 마을에 정착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장 씨가 마을 주민들의 마음의 문을 열었던 방법은 밝은 인사와 적극성이었다. 그는 마을 주민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마주치는 분마다 열심히 인사하고 제가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도와드릴 것이 있는지 물어보면서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여기저기서 많이 불러주시고, 챙겨주셨어요.” 

붙임성 있는 그의 성격 덕에 마을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장 씨를 찾게 되면서 그를 한 사람의 주민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이가 많은 마을 어르신들이나 글을 잘 모르시는 주민들을 위해 봉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글을 잘 모르는 이웃들에게는 글을 알려드리고, 익숙하지 않은 행정 처리가 필요한 주민들의 행정 업무를 적극 도와주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어업 등 마을 일손이 부족할 때도 마을 주민들의 가족처럼 일을 도왔고, 다양한 마을 공동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마을의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과 주민 교육에 참여하며 마을의 발전을 위해 정성을 다했다. 

계속해서 마을의 발전을 위해 애쓴 결과 그는 전입 6개월 만에 어촌계 총무와 어촌뉴딜 300사업 사무장을 맡는 일취월장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그는 현재 도시민 유치 한 달 살기 체험을 운영하며 예비 귀어귀촌인들에게 어촌마을의 매력을 알리고 귀어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키고자 힘쓰고 있다

그의 성공적인 정착을 도운 것은 물질적 재산이나 지역 연고가 아니었다. 청년이라는 젊음과 힘, 적극성이야말로 장 씨가 마을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그의 자산이었다. 그는 20여 년간의 군 생활로 다져진 사회성과 적극성을 십분 활용해 먼저 다가가고자 애썼고, 그의 노력에 마을 사람들이 응답해줬다고 말한다. 장 씨는 이제 정착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받았던 도움을 지역사회 발전을 이루는 데 공헌해 보답하고자 한다.

장 씨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마을을 위한 봉사나 마을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그의 삶이 그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심이라는 것. 

“직장생활을 하면 상사에게 맞춰서 일을 추진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마을을 위한 사업을 받아오는 것도 다 마을이 더 잘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일이에요. 남이 시켜서 일을 할 때와 제가 자발적으로 일을 할 때의 느낌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지역주민과 도시민이 함께하는 어촌마을

“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도 지금처럼 웃을 수 있는 마을을 선물하고 싶어요. 다음 세대까지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어촌마을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이번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세대까지 생각하며 이 마을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귀어귀촌인과 지역주민이 상생해나가는 마을을 만드는 것. 이게 바로 그가 그리는 미래다.

장 씨는 귀어귀촌인으로서 지역주민과 도시민들이 함께하는 어촌마을을 만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예정이다. 먼저, 마을에 해양치유관광 사업을 유치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에 앞장서기 위해 준비해나가고 있다. “해양치유관광을 통해 원주민과 도시민이 서로 상생하는 어촌특화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지역의 인구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서 인구 유입도, 인구를 유지시킬 일자리 창출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귀어귀촌인들이 정착했을 때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귀어귀촌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저처럼 어업을 잘 모르는 사람이 귀어를 하면 처음부터 배워야 하거든요. 보통 마을에 거주하시던 어업인들에게 일을 배워야 합니다. 이렇게 일을 알려주시는 어업인분들께 소정의 비용을 제공하고, 귀어귀촌한 사람들은 배운 어업을 통해 또 다른 일자리를 창출하고, 귀어귀촌인과 기존 주민들 모두에게 득이 되도록 운영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원주민과 도시민의 상생을 강조하고 사회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하고자 하는 장 씨. 그가 예비 귀어귀촌인들에게 전하는 조언에서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예비 귀어귀촌인분들이 체험이나 실습을 통해 일을 미리 배우고 귀어를 하면 좋겠어요. 짧은 시간이라도 일을 배우고 귀어를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일 대 일 멘토링 제도인 귀어귀촌종합센터의 어촌정착상담사를 통해서 상담도 받고, 마을에서 기간을 정해놓고 거주해보세요. 그리고 자본금도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장 씨는 예비 귀어귀촌인들을 위해서 자신도 선배 귀어귀촌인으로서 적극적으로 마을의 후배 귀어귀촌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계속해서 성장해나가고 있는 그와 영광 구수대신마을의 미래가 밝게 빛나 보인다.

<자료 제공=한국어촌어항공단 귀어귀촌종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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