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수산부문 최초로 순환여과식 시공기술 인증받은 아쿠아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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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수산부문 최초로 순환여과식 시공기술 인증받은 아쿠아프로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4.01.01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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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산업, 친환경·자동화 기반 스마트팜 중심으로 변할 것”

아쿠아프로, 순환여과양식장에 대한 설계·시공·운용·컨설팅 담당
수산양식 연구는 아쿠아랩, 순환여과양식 기술 적용은 라온바다
매스밸런스 기술로 담수에서 사용하는 기술 해수에서도 사용 가능
전면교체 아닌 현재 시설 일부만 고쳐 사용하는 레트로핏이 ‘핵심’

경남 거제시 거제면 법동항은 지난 1980년대 말 전국의 이목을 끌면서 활기를 띠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거제배양장(현 육종연구센터)에서 넙치종묘(종자) 대량생산기술이 개발·보급되면서 이곳이 넙치양식의 적지로 떠오르고 양식장들이 하나둘 만들어져 최신 기술을 견학하고 출하되는 넙치를 보기 위해 어업인과 수산 관계자들의 발길이 잦았다.
종자 생산이 일반화되고 제주도를 비롯한 완도 등지에 대형양식장들이 활성화되면서 이곳 법동항 넙치양식장은 잊혀진 생산지로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후발업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성이나 생존율이 낮고 시설 규모가 작고 노후화돼 날이 갈수록 존재가치조차 의심이 들 정도다.
지난해 12월 하순 찾은 법동항은 정박된 소규모 어선 몇 척과 양식장에서 수확한 가리비를 양륙하는 모습만 보일 뿐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항구 주위에 자리 잡은 6~7개소의 넙치양식장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최근 조용하면서도 획기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이곳에서 움트고 있다.

해수 순환여과식 넙치양식장 라온바다
“앞으로의 양식산업은 친환경,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변화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미래 양식산업의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용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11월 순환여과 스마트양식을 목표로 설립된 아쿠아프로 윤지현 대표는 변화를 시도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밝히고 “양식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양식업계와 동반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양식업에서 주인의식을 가진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쿠아프로는 순환여과양식장에 대한 설계·시공·운용·컨설팅을 담당하고 수산양식 관련 연구를 담당하는 아쿠아랩, 순환여과양식기술을 적용하는 어업회사법인 라온바다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올해 초 사료연구소도 출범할 예정이다.
아쿠아프로는 지난해 12월 15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수산 부문 최초로 순환여과식 시공기술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신기술 인증의 가장 핵심은 혁신기술이 접목된 실증형 양식장이다.
시설 노후화와 후발업체들과의 경쟁 등에 밀려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던 법동항 인근에 위치한 라온바다 양식장의 외형은 인근 양식장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양식장 내부에서는 혁신적인 모습으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어종, 사육량,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등 순환여과식 양식의 여러 조건에 관한 연구를 해온 윤 대표는 제한요인이 가장 빨리 걸리는 것을 기준으로 제한요인을 바탕으로 지난 2020년부터 순환여과양식 기술실증을 추진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매스밸런스(mass balance) 기술은 기자재와 배관등에도 적용됐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유량을 결정하고 여과된 물의 재사용을 가능케 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담수에서 사용된 기술이 해수에서도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2021년부터 현장 적용을 구상해 지난 2023년 2월 이곳 라온바다에서 직접 넙치양식을 시도하게 됐다. 5월경 본격적으로 사육을 시작해 지난해 12월부터 1kg 전후 상품을 출하하고 있다.
30톤(수량) 규모 수조(지름 8m) 7개에 사육수조와 여과장치가 한세트다. 7개의 사육수조는 침전조, 드럼필터, 생물학적 여과조를 거쳐 사육수조로 보내져 순환된다. 유수식과 비교하면 10회전 정도의 물이 회전한다. 각종 암모니아와 수온, 염도 등은 조정장치를 통해 관리된다. 지난해 2세트를 운용하고 올해는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시설 활용한 획기적인 순환여과양식 방식
국내 뱀장어양식장은 최근 대부분 순환여과식 양식으로 바뀌었다. 송어도 하나둘 전환되고 있으며 연어 육상양식이 추진되면서 보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해수 순환여과양식은 절대 불가능하다, 무한정 사용이 가능한 해수가 있는데 순환여과양식시스템을 왜 해야 하나, 성장이 늦고 육질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강했다. 기술 확보는 물론 사용될 기자재와 사료 등이 확보돼야 해 검토조차 거의 없었다.
아쿠아프로의 해수 순환여과양식은 현재의 시설 일부만 고쳐 사용하는 레트로핏이 핵심이다. 여기에 핵심요소를 최적화한 매스밸런스가 기본 기술이다.
담수시설에 적용한 수질관리와 기자재 요소를 해수에 맞게 조건을 설정하고 현재 시설을 재사용하는 것이다. 순환여과식 양식장은 여과시설의 수면적의 절반을 차지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꾼 것이다. 라온바다 양식장은 여과시설이 수면적의 20% 이하다. 순환여과시설로 전환을 가능케 한 핵심이다. 특히 시설을 전면교체하지 않고 기존 시설을 활용해 여과시설만 만들면 전환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력은 각종 정부 사업 현장에 적용됐다. 현재 추진 중인 제주스마트양식클러스터 기본 계획에 담겼으며 수산과학원 사료센터 레트로핏 실시설계, 포항·강원도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실시설계에도 참가했다.
 
시설을 일부 변경하는 레트로핏 방식이 핵심
해수의 순환여과양식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는다면 넙치양식의 지속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경쟁력도 유지할 수 없다. 현재의 시설을 일부만 변경해도 가능한 순환여과식 방식으로 전환한다면 생산량은 유지하면서 각종 질병 예방도 가능하다고 한다.
순환여과양식시설을 위해 양식장을 처음부터 새롭게 시설하는 것이 훨씬 간편하지만 까다롭고 힘든 레트로핏 방식을 채택하게 된 것은 생산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는 윤 대표는 현재의 방식을 적용한다면 담수에서보다도 더 효율적으로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계에서부터 수조와 배관까지 침전물이 쌓이지 않도록 하며 수조 내에서도 사수구역이 생기지 않도록 설계하고 운용 방식도 제공한다. 구조 변경을 위한 자금도 최소화할 수 있다. 라온바다 양식장의 2세트 시설에 6억 원이 소요됐지만 경비 절감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직접 해수 순환여과식 양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사육 수면적의 절반 이상이 여과시설로 소요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물론 현재의 시설 일부를 개조해도 시설 전환이 가능해 제주도를 비롯한 넙치양식장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이러한 기술들이 보급될 경우 경비 절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표는 순환여과양식장 운영을 바탕으로 일상 관리 무인화 스마트양식으로 성장한다면 기술인력 부족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넙치양식의 중심인 제주도는 현재 생존율이 40% 이하로 떨어져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있다. 스쿠치카는 물론 세균성질병 등으로 생존율이 낮아져 생산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양식장이 밀집해 있는 제주 행원단지의 경우 질병에 의한 폐사가 빈번하게 빌생하고 있다.
하루 15회전 이상 교환해주는 현재의 유수식 방식은 전기료 등 생산원가가 높은 것은 물론 폐사를 방지하기 위해 약품이나 영양제 등을 사용해야 한다. 외부의 질병요인을 차단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순환여과식 양식이 가능하다면 제주도 넙치양식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유수식 형태의 대규모 시설을 순환여과식으로 일시에 전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존의 시설을 어느 정도 유지한 채 양식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전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양식 ASC인증 아쿠아프로는 스마트양식장 설계·시공은 물론 연구개발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뱀장어 성장모델 알고리즘, 혼합 결합형 아쿠아포닉스, 고형물 자가 세척 수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내수면 순환여과 양식시스템의 융·복합 기술 개발, 어류양식장 생산성 안정과 자동화 장비 위험관리요소 관리 기술개발, 어류계측 연동 자동 계수기 및 성장 플랫폼 구축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윤 대표는 지속 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단순논리에서 시작된 고민이 친환경 양식산업 발전과 연계됐다면서 해수 순환여과양식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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