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의 미래, 혁신기술 활용에 달렸다-미래 수산 양식기술 개발 현황과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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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의 미래, 혁신기술 활용에 달렸다-미래 수산 양식기술 개발 현황과 성과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4.01.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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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기술 연구개발 통해 관련 산업 경쟁력 강화해야

기후변화에 따른 고수온·적조 등 자연재해로 양식생물 피해 발생
증가하는 해양환경 오염과 양식생물 질병, 생사료 사용 등 문제점
생사료 사용은 연안자원 남획과 환경오염 야기, 배합사료 확대해야
지속가능한 양식업 촉진 위해선 친환경·스마트 양식기술 활용 필요
김종현 국립수산과학원 양식산업연구부장

최근 양식업계에선 기후변화에 따른 고수온, 저수온, 적조 등 자연재해로 양식생물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증가하는 해양환경 오염, 양식생물의 질병, 생사료 사용 등 문제점으로 말미암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어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에 따라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것도 큰 문제이다.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는데 지난 여름철만 해도 동해안과 남해안의 육상수조 양식장과 해상가두리 양식장에서 넙치, 조피볼락, 전복 등 양식생물의 고수온 피해가 발생해 경제적 손실이 크게 났다. 

그리고 연안의 환경오염 문제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 양식생물의 밀식, 배설물, 사료 찌꺼기 등은 주변 해양 환경에 오염을 초래해 해양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양식생물의 질병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어류 양식장에서는 신종 질병과 감염성 질병 때문에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 대표 양식어류인 넙치의 경우 제주지역에서 해마다 8000여 톤의 폐사량이 발생하고 있어 경제적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어류양식을 위한 생사료 사용의 문제인데, 생사료 사용은 연안자원 남획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야기하므로 생사료 대신 배합사료의 사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담수어류의 경우 전량 배합사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육식성인 해수어류는 생사료 사용 비중이 높아 현장의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래를 대비해 현재 양식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식 연구와 기술 개발이 시급하며, 특히 이러한 연구개발을 통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래 대비 양식기술 개발 현황과 현재까지의 성과에 대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기술로 나타낼 수 있다. 

첫 번째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 기술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양식업 현장은 고수온, 저수온, 적조 등 자연재해로 고충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이 시급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고수온, 저수온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수치모델과 인공지능을 연계해서 이상수온을 미리 예측하고 있으며, 이렇게 예측한 정보를 어업인들에게 사전에 알려줘 상품 출하를 앞당기거나 양식생물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등 피해 발생 전에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고수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양식대상종 및 환경내성을 가진 육종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양식대상종 개발은 교잡바리류 양식기술 개발의 예처럼 고수온 내성을 가지는 아열대 어종과 국내에 서식하는 종을 교잡해 신품종을 개발했으며, 현재 대왕바리 수컷과 자바리 암컷을 교배해 생산한 대왕자바리는 약 35℃의 고수온에도 죽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넙치, 조피볼락, 전복 등 주요 양식품종을 대상으로 고수온 내성을 가진 육종품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전복의 경우 유전자칩을 이용해 생물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개체가 가지고 있는 형질을 어린 시기에 미리 예측하는 육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해조류에 대해서도 수온 상승, 영양염 부족 등 원인으로 생장이 부진하고 어린 엽체가 녹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김, 미역 등 적정 채묘와 가이식 시기 예보, 그리고 고수온에 적응할 수 있는 해조류 품종 개발을 통해 양식어가를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지속 가능한 양식업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친환경·스마트 양식기술이다. 최근 전통 양식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는 스마트 양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동시에 식품안전이 검증된 수산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친환경적인 양식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양식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순환여과양식(RAS), 바이오플락 기술(BFT), 아쿠아포닉스 등에 더해 스마트 양식을 들 수 있다. 

순환여과양식은 물리·생물학적 여과 과정을 거쳐, 바이오플락 기술은 미생물이, 그리고 아쿠아포닉스는 식물이 물을 깨끗하게 하여 물고기를 길러내기 때문에 물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므로 친환경적인 양식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순환여과양식에 대해서는 뱀장어, 무지개송어 등 담수어류와 해수어류인 넙치와 바리과 어류를 대상으로 산업적 추진이 이뤄지고 있으며, 바이오플락 기술은 주로 새우류와 담수어류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흰다리새우의 경우는 지난 2010년부터 대규모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바이오플락 새우양식장은 전국에 약 100개소로 늘어나 있다. 앞으로 충남 당진, 태안 등 서해안의 간척지 수산단지를 활용해 대단위의 새우 양식단지를 조성하는 등 산업적 확산이 기대된다. 

담수어류의 경우는 2012년부터 바이오플락 기술 연구를 시작해 현재 바이오플락 양식장에서 뱀장어와 동자개를 생산해 출하하고 있을 정도로 새로운 양식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담수어류 바이오플락 기술을 아쿠아포닉스에 적용해 물고기와 채소를 같이 키우는 기술도 개발했는데, 앞으로 양식 현장에서 성공사례 도출을 통해 관련 사업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양식과 관련된 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 양식기술은 양식생물을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양식산업 시스템을 자동화·지능화한 기술이다. 주요 개발 기술로는 원격 감시 및 제어기술, 지능형 먹이공급 기술, 양식장 관리로봇 등이 포함된다. 

세 번째는 양식생물의 질병 관리와 저어분 배합사료 개발이다. 양식생물의 질병 관리는 양식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에 건강한 어류 생산을 위해 질병 발생과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양식생물의 정기적인 질병 모니터링, 이상 행동 관찰, 혈액학적 분석을 통한 건강도 확인 등 조기 질병 진단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질병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피시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음으로 질병 예방에 대해서는 2006년 처음으로 넙치의 대표적인 질병인 연쇄구균병의 주사용 백신 기술을 상용화했으며, 이후 연쇄구균병 2종과 에드와드병 3종의 혼합백신이 개발되면서 수산용 백신이 양식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에는 주사용 백신의 단점, 즉 많은 노동력과 시간이 소요되고 주사 부위의 상처로 2차 세균감염, 스트레스로 폐사가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해 배합사료에 섞어 먹일 수 있는 경구백신 기술을 개발했으며 넙치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바이러스(VHSV) 경구백신의 경우 임상시험 단계이고, 넙치 연쇄구균 경구백신의 경우 업계에서 제품 생산 단계에 있다. 또한 항생제 대체제로서 최근에는 천연물 유래의 구충제, 항균물질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해 양식 현장에서 효능을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 소재의 산업적인 활용이 기대된다.

그리고 최근 양어용 배합사료 제조 시 어분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체재 개발이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두박, 콘글루텐밀, 어류 부산물의 가수분해물 등을 혼합해 넙치의 경우 약 50%, 조피볼락과 돔류의 경우 약 40%까지 어분 대신 사용 가능함을 밝혔으며 현재 산업화를 위해 현장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해조류 부산물이나 미이용 해조류를 수·축산 분야 사료 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의 성과로 2015년부터 유입량이 증가해 양식장 피해와 선박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괭생이모자반을 기존 한우 사료에 5% 첨가해 메탄가스 발생량이 20% 정도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전복 사료 원료에 10∼25% 첨가해 패각 성장과 사료계수의 향상, 육질부의 단백질 함량 증가도 확인했다. 다음으로 동애등에 등 곤충 소재를 사료 원료로 이용해 약 7%의 어분을 대체해 고효율, 기능성 배합사료를 개발했다.

현재 사료업체 4개소에서 곤충 원료를 함유한 넙치와 강도다리용 배합사료를 판매 중에 있다. 앞으로 어분 대체 식물성 단백질 및 곤충 소재 이용 등 저어분 배합사료 사용은 연안자원 남획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줄이고, 아울러 사료비 저감을 통해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미래를 대비해 지속 가능한 양식업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양식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더욱 강조돼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노력은 자연재해가 날로 늘어나고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현재의 위기에서 양식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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