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업, 2023년 마무리를 위한 정리와 목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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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어업, 2023년 마무리를 위한 정리와 목표·비전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12.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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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중 정일산업(주) 부사장
전선중 정일산업(주) 부사장

어느덧 2023년도 끝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초 우리나라 원양어업은 ‘세계를 선도하는 책임 있는 원양강국’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원양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각 업종별로 어로경비 상승 부담과 어선원 인력난 등 당면문제를 생존 차원에서 끊임없이 감내하며 국내외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해온 것 같다.

하지만 그간의 생존을 위한 원양업계의 자체 노력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유가 등의 세계적인 경제위기 여파를 결코 비켜나갈 수 없었으며, 어선원 인력난 문제는 어떠한 돌파구도 없이 더욱 심해진 난파의 위기 속에서 구원의 손길만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제 2023년 남아 있는 기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지난 일을 돌아보며 새롭게 목표를 정해 실행하고자 앞으로의 방향을 정리해본다.

2023년 한 해 전체 원양어업을 놓고 날씨에 비유해보면 ‘흐림’이다. 다소 작위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업종별로 살펴보면 포클랜드공해 오징어트롤 ‘맑음’, 참치선망 ‘맑음’, 채낚기오징어 ‘흐림’, 북양트롤 ‘흐림’, 참치연승 및 꽁치봉수망 ‘매우 흐림’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특히 참치연승 및 꽁치봉수망 업종은 몇몇 회사가 선박 운항 중지라는 극단의 처방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이 말해주듯 존폐 위기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것을 해결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 이 두 업종은 당장 어선원 인력난이 해결된다고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인건비 등 어로경비 상승 부담을 이겨낼 수 없는 산업구조가 돼버렸다.

현 상황이 이렇듯 대부분의 원양업계는 2024년을 바라보면서 여전히 ‘희망’보다는 ‘불안감’이 앞선다고 한다. 계속되는 답답한 현실의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숨 막히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을 전제로 한다면 이제 우리나라 원양어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예전부터 말해왔던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전략 수립을 더욱 고민해야 한다.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국제화 시대에는 인력 자원이나 물량 지원에서 우위인 중국, 대만 등의 상대와 경쟁해서 이길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원양어업 발전·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정부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고, 당장의 선박안전과 인권만을(물론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선시해 발생하는 임기응변적 문제 해결의 규제정책 수립이 아닌 좀 더 미래식량자원 확보 차원에서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국가전략이 있어야 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원양어업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함을 설명해나가야 예산당국의 설득이 가능하고 그 바탕하에 업계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순수 어류 생산량은 144만7000톤이며, 그중 원양어업(국적+합작)이 66만 톤으로 4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근해어업 예산 지원 대비 원양어업에 대한 예산 지원은 극히 미미하며, 원양업계 70% 이상이 영세하다는 점을 어필하고 알려야 한다.

물론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정부는 모든 업종을 다 가져갈 수 없다면 과감하게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세워 업계의 참여를 이끌고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더불어 내년에는 원양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해주고, 고충에 귀를 기울이면서 격려하는 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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