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연조합장협의회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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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연조합장협의회에 거는 기대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12.1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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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수산업경영인 출신으로 수협 조합장에 당선된 조합장이 30명을 넘었다. 수협중앙회 회원조합 91개의 30%에 이른다. 지역별, 선수별, 나이 등 각종 모임이 있지만 한국수산업경영인출신조합장협의회(이하 한수연조합장협의회)가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한수연조합장협의회는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출범해 상호 정보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는 활동을 해왔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와 국회 등을 대상으로 정책 건의에서부터 수협과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어촌과 수산업계의 후계인력으로 정책적인 지원을 받아 육성된 수산업경영인들이 어촌사회에서 활동이 늘어나면서 어촌사회의 지도자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전국동시선거 이후 처음으로 한수연조합장협의회가 워크숍을 개최해 관심을 끌었다. 이번 모임에는 전체 회원 30명 중 27명이 함께해 높은 참석률을 보인 것뿐만 아니라 수산 현장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앞으로의 역할과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업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토론하고 조합과 수산업 발전을 위해 합심할 것과 정보 공유와 상생 방안을 통해 함께 성장하자고 결의했다. 오피니언 리더들의 이러한 협력하는 모습은 어촌사회에 신선한 모범사례로 여겨진다. 특히 조합끼리 같이 성장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자는 목표는 어업인과 조합, 수산업의 성장과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연조합장협의회에 거는 기대 또한 상당히 높아졌다. 한수연조합장협의회가 관심을 끄는 것은 회원들이 그동안 어촌사회에서 어촌계장을 비롯한 자율관리어업공동체, 어촌체험마을 등의 요직을 맡아 리더의 역할을 해온 것뿐만 아니라 수산업경영인으로서 시·군연합회와 시·도연합회의 직책을 경험하고 중앙회에서도 3만5000여 명의 회원을 이끈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일선수협의 조합을 이끄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조합원들의 평가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기대 또한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고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첫 모임임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어업별, 사안별 현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농사용전력 적용 분야 확대, 농어업 간 지원기준 형평성 확보, 육상종묘장 보수자금 지원, 정책자금 상환 요건, 상임이사제도 개선 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동해안에서 사라진 오징어에 대한 해법과 상대적으로 증가된 복어의 정부 수매 등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제기됐다.

현안으로 떠오른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현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나열하기에 그친다면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고 결실을 맺어야 현장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어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수준이라면 협의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제시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목표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임을 정례화하고 필요한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이번 모임만 하더라도 동시선거 이후 10개월 만에 가지게 됐다. 조합의 정상적인 운영에서부터 조합원, 직원들을 챙겨야 하고, 자신의 사업장도 꾸려나가야 하는 조합장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시간을 쪼개 모임에 참여하고 싶지만 당장 코앞의 현안이 우선인 경우가 많다.

특히 수산업과 어업인들을 대표하는 수협중앙회의 사업과 운영방향에도 회원조합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협의회의 기능을 충분히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협의회가 이익집단으로 활동하거나 소속 기관 또는 지역의 이기주의를 위한 단체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원 감소와 어업환경 변화 등으로 어업 간, 지역 간 갈등과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협의회가 이러한 수산업 내부의 분쟁이나 갈등을 조정하는 데 앞장서는 역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한수연조합장협의회 소속 조합장들은 자신들의 지역 현안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수산업경영인으로서 지역사회는 물론 해당 어업 분야에서도 충분한 역할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능력과 역량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내부의 결속력은 물론 외부의 충분한 지원이 요구된다. 협의회의 기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수협중앙회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질 수 있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변질되지 않도록 회원 스스로의 단합과 협력,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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