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산기자재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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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산기자재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12.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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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선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엄선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얼마 전 신문에서 무인 농업시대가 임박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농기계의 등장으로 농업은 자동화를 넘어 무인 농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농가인구의 절반이 65세 이상으로 농사지을 사람은 부족하고 농업 경영체당 경지면적은 넓어지고 있으니 기계가 농사를 짓는 세상이 도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과연 사람 없이 기계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기술 수준이 얼마나 높으면 농사가 사람 손 없이도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농기계산업은 어떻게 현재의 기술 발전을 이뤘을까?

일반적으로 특정 산업의 잠재력이나 경쟁력을 알아보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그 산업의 연관산업을 분석한다. 연관산업은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그 산업의 전후방 산업을 말한다.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은 가치사슬상에서 해당 산업의 앞뒤에 위치한 업종을 의미한다. 소재나 원재료를 공급하는 업종을 후방산업, 최종 소비자와 가까운 업종을 전방산업이라고 한다.

수산업을 예로 들면, 전방산업은 외식산업이 되고 수산기자재산업은 후방산업이 된다. 따라서 수산업의 생산이 변화하면 전후방 산업인 수산기자재산업과 외식산업에도 변화가 발생한다.

농업 정책은 이러한 연관 산업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고 농기계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해 현재 당면한 농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농기계산업 발전의 시작은 1972년 농업기계화 5개년 계획 수립과 추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급속한 공업화로 농촌은 이촌향도 현상이 심화돼 농업 노동력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식량 증산계획의 목표 달성이 어렵게 돼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농업기계화가 강력히 요구됐다.

이에 영세 소농의 벼농사를 대상으로 기계화를 계획했고 국산 농기계 보급을 추진했다. 농기계 생산업계에 대해서는 조립공장과 부품공장 등 생산업체를 지정해 육성했다.

이후 농기계 품질 관리를 위한 검사를 강화하고 농기계 사용을 위한 교육훈련 등을 실시했다. 
또한 1978년에는 농업 기계화 촉진 법률을 제정해 체계적으로 농기계산업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 결과 농기계의 국산화를 달성했고 농업인의 농작업 시간도 크게 감소했다. 일부 농기계는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주요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이 무인 농업시대를 열 수 있는 첨단기계와 장비 생산으로 연결되고 있다.

수산업의 최근 환경도 농업과 마찬가지로 노동력 부족이 큰 현안 문제다.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가능할지 의문이다.

대부분의 어업인들은 외국인 노동력만 쳐다보고 국가의 이민정책 개선을 외치고 있다. 노동력 부족에 대한 개선이나 해결방안으로 수산기자재산업에 대한 기대는 없는 것 같다.

아마도 국산 수산기자재의 기술 수준이나 품질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이는 수산기자재산업에 대한 관심이나 정책의 부재가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수산기자재산업육성법(가칭)은 19대 국회 때부터 지금까지 세 번 발의됐지만 아직도 제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매 국회 회기마다 발의안이 제출되는 것을 보면 수산기자재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듯하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하다.

법률 제정을 위해서는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정부와 학교, 수산기자재업계, 어업인 등 수산 관계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관계자 모두 수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첨단 기술에서 찾아보는 발상의 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

머지않아 첨단기계가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세상이 온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AI 기술을 적용한 첨단 수산기자재를 사용하는 무인 수산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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