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유감
참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네
니그들 쳐놓은 그물에 덜커덕 걸려
허우적대는 것도 억울해 죽겄는디
아니 글쎄, 인간 세상 나와 보니
지그들끼리 속 좁은 놈더러
밴댕이 소갈딱지라고 부르고 다니네
몸집 작은 것만으로만 치면 이 바닥에
멸치 새우 망둥어 같은 녀석들도 많은디 말이여
그나저나 여보시오
내 속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소?
환한 내장 속까지 들여다본 적이 있냔 말이오?
함부로 남의 속 들먹이지 마쇼
비록 덩치가 작아 내장까지 작을 순 있으나
소갈딱지라 부르니 니그들 족속처럼
적어도 속에서 구린내 풀풀 나진 않소
숯불 위 내 온몸 노랗게 구워지면
꼬리며 뼈며 심지어 그 소갈딱지마저
통째로 씹어 잡수시는 족속들이여
나중에 썩은 내 나는 방귀 나오면
날 잡수어 그런다고 뒤집어씌우지나 않을는가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행정학 석사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前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現 (주)수협유통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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