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어업인 어촌 진입 늘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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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어업인 어촌 진입 늘리려면…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11.1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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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와 이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환경 변화, 남획과 서식지 파괴에 따른 자원 감소, 국제 규제 강화로 수산업은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일할 사람이 없는 어촌사회에서는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는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어선어업은 더 이상 조업이 불가능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수산양식업에도 예외없이 나타나고 있다. 젊은 인력의 원활한 수급이 없을 경우 ‘21세기에는 인터넷보다 수산양식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하다’는 예측도 무색할 지경이다.

양식산업은 잡는 어업을 대신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양식산업도 어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어장 환경 악화, 연구 투자 부족, 질병 등으로 성장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특히 미래 성장산업으로 이끌 젊은 인력들의 유입이 극히 미미해 성장동력이 상실되고 있다. 2006년 윌리엄 할랄이 수산양식이 수산업의 주력산업이 될 것이라 전망한 지 20년도 지나지 않아 수산양식산업도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젊은 인력을 양식산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이들을 유인할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전복양식이 활성화될 당시 전남 완도 보길도와 해남 등지에는 고향 바다로 돌아온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고 안정적인 사육 기술과 시설을 비교적 용이하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30대 전후의 젊은이들이 연간 수억 원의 소득을 올려 도시의 젊은이들보다 여유있으면서도 풍요한 생활을 누릴 수 있어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석학 앨빈 토플러는 수산양식이 정보화시대 4대 주력 산업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주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주력산업으로서 갖춰야 할 필요조건들이 충족돼야만 한다.

양식산업의 미래 주력산업화를 위해 가장 선행돼야 할 조건이 사람과 기술의 혁신이다.
고령화와 인력 부족, 경영비 급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이 젊은이들이 찾는 매력적인 곳이 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 위험성이 적고 기술 위주의 저노동성에 더해 고소득을 올린다면 청년 어업인들의 발길은 양식산업으로 향할 것이다.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고치현 정치망어업회사가 ‘샐러리맨 어부’라는 혁신적인 제도를 앞세워 30년간 신입어부가 없던 회사에 35명의 젊은 어부가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매달 고정급을 지급해 수익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근무시간도 오전 5시부터 오후 2시까지로 했다. 매주 토요일은 휴일로 정하고 고기를 많이 잡는 날은 만선 수당을 지급하고 유급휴가도 실시해 어부의 직장인화를 시도한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힘들고 어렵다는 수산업 이미지를 확 바꿈으로써 청년 어부를 탄생케 한 것이다.

얼마 전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개최한 ‘농림수산 첨단기술과 귀농·귀어·귀촌의 만남’주제의 포럼에서도 미래세대, 즉 사람의 중요성이 논의됐다. 사람이 살아야 지역소멸이 방지되고 경제 규모가 확대될 수 있으며 이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다. 안정적인 정주환경이 조성되고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면 청년 어부와 청년 양식인들의 수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젊은 양식어업인들을 늘리려면 기존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술 개발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양식업은 초기 투자가 많고 관리와 운영에도 높은 지출이 요구된다. 특히 바이오플락, 순환여과양식 시스템, 스마트양식 시스템 등 첨단 양식시설은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며 높은 수준의 사육 기술도 요구된다. 

양식업 참여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감당할 수 없거나 시작 단계에서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귀어귀촌을 추진하다가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이 요구된다면 양식업 참여가 불가능하거나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들의 양식업 진입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양식장 임대제도나 양식면허 연장시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바다어류양식의 대표 품종인 넙치(광어) 양식이 최근 제주도를 중심으로 생산성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진출한 넙치지만 질병 발생과 폐사가 증가해 어업인들이 채산성을 맞추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기존의 사육시설과 방법으로는 더 이상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과다한 투자비용도 문제이지만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없다면 젊은 어업인들은 넙치양식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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