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좋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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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좋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급제동?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3.11.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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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 수입 수산물 구매 후 부정 발급 드러나
정부 경고처분 없이 행사 중단하려다 기존대로...
제도 보완·홍보 거쳐 국내산 소비 확대 이끌어야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시행 중인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에 제동이 걸릴뻔했다.

수도권 도매시장에서 국내산 수산물을 살 때만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한 온누리상품권이 수입산 수산물에도 부정 발급되는 사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서울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경기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11월 1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참여 중단을 통보받고 5일까지만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내산 수산물 소비 촉진과 소비자들의 혼란 최소화를 위해 지난 3일 해양수산부와 3개 도매시장 관계자가 만나 회의를 열고 기존 일정대로 12월 15일까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다만 부정 발급으로 적발된 점포는 1개월간 해누리 앱을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했으며, 환급액도 전액 몰수키로 했다. 아울러 3개 도매시장에는 내년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운영 때 패널티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에 따른 수산물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국내산 수산물 구매금액의 최대 40%(1인 1주일 2만 원 한도)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행사를 기획했다. 

국내산·원양산 수산물이나 주재료 70%가 국내산 수산물로 만들어진 가공품을 5만 원 이상 구매하면 2만 원을, 2만5000원 이상 5만 원 미만 구매하면 1만 원을 각각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단 수입산 수산물은 해당이 안 된다.

고객이 국내산 수산물을 구매했다는 사실은 판매자(점포주)가 증명해야 한다. 해당 사업 주관기관인 한국수산회의 ‘해누리’ 앱을 통해 판매정보를 등록하면, 소비자는 영수증과 신분증을 지참하고 지정장소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수령할 수 있다.

올 8월부터 성황리에 추진되던 환급행사에 갑자기 제동이 걸린 것은 최근 수입수산물인 레드킹크랩 가격이 곤두박질치며 도매시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킹크랩 등을 구매한 일부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요구했고, 또 상인들이 이에 응한 사실이 블로그 등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알려지게 되면서 문제가 드러났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는 “상인들에게 국내산 수산물만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장을 수차례 보내고, 각 상우회장들에게도 여러 차례에 걸쳐 신신당부했지만 문제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판매자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허술한 운영 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났음에도 경고, 주의 등의 처분도 없이 바로 사업 대상에서 제외시켜버리려고 한 강경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구리시장의 한 판매상인은 “구리시장에서는 아주 극소수의 잘못된 환급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고 처분이 아닌 제외 대상이 됐다”면서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에도 수산물 소비가 늘어났다는 수치를 확보했고, 국정감사도 끝이 났으니 정부가 더 이상의 예산 투입은 의미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부정 환급 사태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행사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미스터리 쇼퍼제 등을 통해 제대로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주기적인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남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대상품목을 국내산 수산물로 한정한 것은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따른 국내 어업인 후생 증대를 위한 목적이므로 지금과 같이 유지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며 “다만 판매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 등을 고려해 부정 환급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바로 참여대상에서 제외하기보단 경고, 주의 등의 처분과 함께 충분한 계도와 홍보가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오는 12월 15일까지 전국 30곳(상시행사 25곳, 소규모행사 5곳, 11월 2일 기준) 도매시장과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에 투입한 예산은 약 470억 원이며 이 가운데 노량진수산시장은 약 33억 원, 가락시장은 22억 원, 구리시장은 13억 원가량이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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