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걸린 한탄강 잔도길 사뿐사뿐 걸어가면 짜릿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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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걸린 한탄강 잔도길 사뿐사뿐 걸어가면 짜릿짜릿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10.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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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연천군과 포천시, 강원도 철원군을 흐르는 한탄강 주변은 오랜 세월 지구 역사의 흔적이 담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다. 한탄강을 따라 깎아지른 수직 절벽을 이룬 계곡은 자연의 역사를 드러내며 절경을 이룬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걷는 것은 그 절경을 오롯이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잔도길의 출발점에 서서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었던 수직 절벽 중간에 설치한 잔도길이다. 잔도는 원래 중국의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벼랑에 나무판을 놓아 낸 길에서 유래했다. 관광지로 유명한 장자제나 화산의 잔도가 잘 알려졌다. 한탄강의 잔도길은 수면에서 20~30m 정도 높이의 절벽에 매달린 잔도는 물줄기를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다. 

잔도길 덕분에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한탄강 계곡의 비경을 코앞에서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게 됐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순담 게이트와 드르니 게이트 중 원하는 곳에서 출발하면 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무료 셔틀버스가 순담매표소와 드르니매표소를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걸은 후 버스를 타고 출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드르니 게이트를 지나 몇 걸음을 떼면 한탄강 계곡의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유려하게 S자를 그리는 한탄강의 물줄기를 따라 병풍처럼 이어진 수직 절벽, 그 위로 떨어지는 폭포가 어우러져 시작부터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병풍을 펼친 듯 이어지는 비경

초반은 수월하다. 연신 내리막 계단이 나타나지만 보행 데크로 잘 정비된 길은 걷기에 편안하다. 하지만 반대로 순담 게이트에서 출발한 경우 오르막 계단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많은 사람이 드르니 게이트에서 출발하는 이유다. 시작하자마자 전망 쉼터가 나오더니 얼마 못 가 또 쉼터가 나온다. 잔도길 전체 구간에 모두 10개의 전망 쉼터가 마련돼 있다. 

급하게 걷기보단 멋있는 풍경을 만나면 잠시 멈춰 경치를 감상해보자.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든 예술을 마주하게 된다. 제주도에서나 볼 것 같았던 현무암과 절벽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는 마치 조각칼로 거칠게 깎아낸 조각품 같다. 이는 현무암과 기반암의 경계부나 주상절리가 발달한 연약대가 하천에 의해 하방침식이 진행돼 수직 절벽과 협곡이 형성된 것이라 한다. 얼마나 긴 세월이 걸렸을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순담 게이트에서 약 200m와 약 1.5km, 두 곳에는 스카이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이름은 전망대지만 잔도와 연결돼 원형으로 허공에 난 스카이워크다. 잔도나 출렁다리를 걸을 때도 몸이 짜릿짜릿하지만 스카이 전망대를 걸을 때는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다. 특히 철원 한탄강 스카이 전망대의 유리 바닥은 스릴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소이산 정상서 바라보는 철원평야

순담 게이트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달리면 소이산 모노레일을 만난다. 모노레일은 노동당사 맞은편에 조성된 철원역사문화공원에 있는 철원역 세트를 승강장으로 사용한다. 

크기가 아담해 귀여움마저 느껴지는 모노레일에 몸을 맡긴다. 소이산으로 오르는 경사가 꽤 급하다. 속력이 빠르진 않지만 주변 풍경을 구경하다 보면 15분이라는 시간이 휙 지난다. 정상에 있는 모노레일 정류장에 도착해서 소이산 평화마루공원의 전망대까지는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가는 도중 군사용 벙커나 6·25전쟁 당시 사용했다는 기지, 전시물이 눈길을 끈다. 

헬기장으로 사용됐던 넓은 데크 전망대에 다다르면 발아래로 드넓은 철원평야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에 서면 노동당사는 물론 백마고지, 남방한계선, 북한의 산야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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