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정감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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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정감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3.10.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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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aT 사내 대출 특혜 논란과 목적이 무시된 공공급식 요리경연대회, aT 부주의로 해외 식품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이 피해를 본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임직원 대상으로 한 사내 대출은 명백한 특혜”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2022년부터 올해까지 임직원 복지후생 차원에서 대출해준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이 88억 원에 달한다. aT 사내 대출제도는 공공기관 혁신지침상 대출 금리와 대출 한도를 지켜야 하는데 aT는 이를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 
공공기관 혁신지침에 따르면 주택자금 대출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하한으로 하고, 대출 한도도 7000만 원으로 하고 있다. 2022년 이후 주택자금 대출 금리는 한은 금리 기준으로 3.84~4.82%인데 aT는 3.5% 고정금리, 최대 1억 원까지 대출해주는 등 금리와 한도금을 초과했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또한 대출 한도는 2000만 원, 한은 금리 기준은 3.91~5.64%임에도 aT는 2.5% 고정금리, 한도는 6000만 원으로 돼 있다. 사내 대출을 통해 특혜 잔치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주택자금 대출은 공사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공사는 예산을 그렇게 쓸 곳이 없는가?


“공공급식 요리대회 개최 목적 다시금 깨우쳐야”
이양수 의원(국민의힘, 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현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공공급식사업처를 두고 공공먹거리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5월 19일 대한민국 국제요리대회의 부대행사 성격으로 공공급식 요리경연대회가 aT센터에서 열렸다. aT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대회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는 대회에 4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대회는 친환경농산물, 로컬푸드, 군급식, 김치요리 4개 부문으로 진행됐고, 수상작 레시피는 공공급식통합플랫폼에 게시하고 시·도 교육청, 학교 등에 배포했다. 
그런데 공공급식의 경우 한정된 인력으로 대량의 음식을 짧은 시간에 조리해야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대회 수상작을 보면 고급 식당에서나 제공될 만한 메뉴들로 단체급식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공공급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공공급식을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일선 학교 영양사들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공공급식 요리경연대회 지원 예산은 공공급식 식단을 발굴하고 이를 보급하고자 하는 고유 목적에 맞게 활용될 수 있도록 aT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aT는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지침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복리후생제도를 운영해야 하며, 사내 대출의 경우 지침에서 규정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 
aT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임직원에게 지침 기준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융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제공했다. 이러한 사내 대출 특혜는 최근까지도 이어져 2022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 이하 대출을 받은 인원은 총 244명, 지원액은 88억 원에 달하고, 51명에 대해서는 한도액을 초과해 47억 원의 융자금이 지원됐다. 고금리로 국민이 고통받는 가운데 aT는 임직원들에게 사내 대출을 지원해왔다. aT의 사내 대출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운영될 수 있도록 내부 규정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박람회 제품 미수령 사고 발생했는데 직원은 출근도 안 해”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

지난 7일 독일 아누가 식품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이 제품을 받지 못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에 대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대응은 미흡했다. 미수령 사고 발생 당일인 7일 오후 4시에 담당 부서 직원 모두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독일 쾰른국제식품박람회(이하 아누가박람회)는 1942년 시작해 격년제로 진행하는 세계 3대 식품 행사로, 2023년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 aT는 박람회에서 한국관을 운영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76개의 기업을 모집했지만 12개 기업의 제품이 독일 통관에 걸려 시작됐을 때까지도 제품이 전시되지 못했다. 이후 3일이 지난 10일 aT는 제품을 확보해 오전 10시에 박람회장에 도착해 기업에 전달함에 따라 남은 2일간만 홍보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실제로 업체가 제품을 받은 시간은 달랐다. 본 의원실이 피해 기업에 직접 문의한 결과에 따르면 피해 기업 12곳 중 7곳은 상품을 오후 2시 이후에 받아 제대로 활용조차 어려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피해 기업 관계자는 “제품을 오후 3시에서야 수령해 오후 시간을 모두 진열하는 데 허비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박람회 마지막 날도 오전만 진행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홍보 시간은 3시간뿐이었다”며 “박람회가 끝난 지 일주일가량 지났지만, aT는 연락조차 없고 이 모든 책임을 운송사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전했다.
aT는 제품 미수령 상황과 같은 비상상황에 대처할 매뉴얼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aT가 본 의원실에 제출한 ‘재발 방지를 위한 향후 개선대책’ 자료에 따르면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매뉴얼 제작이 아닌 참가 업체용으로 배포하겠다며 기관의 책임을 회피하는 답변을 했다. 이번 미수령 사태는 aT의 부주의가 만든 예견된 사고로 담당 부서 직원은 출근도 하지 않고 대응 지침조차 없었다. 실질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던 시간은 없다고 봐도 무관하기 때문에 피해 기업이 공감할 수 있는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


“aT 해외 지사 방만한 운영 실태 드러났다”
안병길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해 미국, 일본, 중국 등 17개 해외 지사를 두고 수출 기업 육성, 판로 개척, 현지 통관 및 물류 애로 해소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aT는 해외 지사 운영을 위해 파견직 37명, 현지 직원 54명 총 91명의 직원을 두고 연간 약 1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K-푸드 수출 거점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aT의 해외 지사 전반에 방만한 운영 실태가 확인되면서, 모럴 해저드의 거점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파리, 두바이, 청두, 블라디보스토크, 도쿄, 홍콩, 쿠알라룸푸르 등 해외지사 전반에 걸쳐 회계, 인사, 행정 업무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점들이 확인됐다.
파리지사의 경우 출장 숙박비에 대한 증거자료를 갖춰 출장명령부에 첨부하도록 하는 내부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숙박비를 지급받은 관할지역 내 공무 출장 71건에 대해 어떠한 증빙도 제출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바이지사의 경우 2019년 3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실시한 총 82건의 관할지역 내 공무여행을 확인한 결과 3건을 제외한 나머지 79건에 대해 지사장 결재도 없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일부 출장의 경우 출장의 목적과 일정의 적정성조차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출장 내역이 부실하게 작성된 문제도 발견됐다.
쿠알라룸푸르지사는 연말 사업이 바쁘다는 이유로 정당한 채용 공고를 게시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직원을 추가 면접 대상자로 선정한 뒤 선발한 일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밖에 도쿄지사의 경우 국가계약법상 의무사항인 보안각서, 비밀유지협약서, 청렴계약각서를 수십 건에 걸쳐 누락했고, 홍콩지사는 5명으로 구성해야 하는 계약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임의대로 4명으로만 구성하고 평가 점수 산출 기준 역시 규정을 어기고 임의대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aT 해외 지사의 모럴 해저드는 K-푸드 발전을 저해하는 위협 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 aT 해외지사가 K-푸드 수출 거점으로서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근무 기강을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

 
“식품제조사 중 스마트공장 도입 회사는 2.3%뿐”
김승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 

국내 식품제조기업 스마트공장 도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식품제조기업 7만3915개 중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1695개로 2.3%에 불과했다. 특히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식품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33.6%로 1072개 기업 중 360개 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했으나 10인 이상 49인 이하 식품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14.3%로 5494개 기업 중 785개만 도입했고, 10인 미만 식품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약 0.8%로 6만7349개 기업 중 55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농식품시설현대화자금 지원사업 예산은 연간 100억 원 수준으로 상위 사업인 식품외식종합자금사업 예산 1446억 원 중 6.0%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부실한 사업 관리로 2015년 이후 정부가 편성한 예산 811억6500만 원 가운데 49.2%인 399억3100만 원밖에 집행하지 않았다. 또 2015년부터 2023년 6월까지 농식품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서 자금을 지원받은 44개 식품제조기업 가운데 식품 제조 과정에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분석 기술,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하는 정보화시설을 설치한 기업은 전무했고, 로봇 등을 활용한 자동화시설을 설치한 기업도 22.7%인 10개에 불과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500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도입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식품제조기업과 10인 미만 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경우 생산성과 품질 향상, 원가 감소 등의 성과가 크게 나타났다. 중소 식품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과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식품산업진흥법을 개정하고 예산을 확대하는 한편 식품제조 대기업들이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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