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양식시설의 표준화 모델 개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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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양식시설의 표준화 모델 개발 필요하다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10.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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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산업이 전체 수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기대감이 높다. 자연 자원의 감소와 기후변화 등으로 잡는 어업의 생산성이 낮아지면서 양식산업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수산물 생산량 360만 톤 중 양식산이 62.8%를 차지했다. 하지만 양식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반면 양식산업에 필요한 요소들은 지속적인 성장보다는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도 높은 게 사실이다.

최근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육상양식장 표준화 모델 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도 육상양식업에 대한 새로운 시도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육상양식장의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최적의 설계와 시공, 시스템 설치의 효율화로 기술 향상, 양식장 시설 경비 계획화로 합리적 예산 수립, 에너지 효율화에 따른 양식장 등급화가 가능하다.

그동안 육상양식장은 개인의 기술과 정보에 따라 설계되고 만들어졌다. 연구기관에서 조차 최적화된 양식장 모델 개발 연구가 진행된 적이 별로 없다. 국내 수산업 기술 개발의 본산인 국립수산과학원에서조차 양식장 표준모델 연구는 2013년 이후 거의 시도된 적이 없다. 수협중앙회에서 자체 연구한 표준 모델 역시 태풍이나 폭설 등 자연재해 피해 복구를 위해 실시된 정도다.

재해에 대비한 시설 규격을 규정한 등록시설 제도 마련을 계기로 축사 등의 표준설계도와 등록시설 제도가 마련됐다. 축사의 경우 올해 현재 123종의 표준설계도가 개발돼 등록시설로 인정받고 있다. 사육환경의 자동제어가 가능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시설을 반영한 축사의 상세표준은 질병을 예방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농가 사정에 따라 구조와 규모 선택 적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육상양식 시설의 표준화 역시 양식기술 발전은 물론 사료, 에너지, 각종 양식기자재의 표준화로 이어져 양식업의 새로운 시도를 가능케 하고 지속적인 육상양식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매뉴얼화해 양식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다. 특히 자재에 대한 안전과 수산식품으로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양식업의 제1 목표는 수익성이다.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남기느냐가 관건이다. 과다한 초기 투자나 낮은 생존율, 시장에서의 가격이 양식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하지만 육상양식장의 표준화를 위해서는 우선 통합 기술을 표준화하고 자재에 대한 표준규격도 마련해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정보만으로는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위기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낮아진다. 통합된 표준화된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육상양식장 표준설계는 특히 누구를 위해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육상양식은 넙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품종이 사육되고 있으며 종자산업까지 포함하면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 담수어류의 경우 순환여과식으로 전환이 상당히 이뤄진 뱀장어를 비롯해 송어, 향어 등도 포함된다.

다양한 품종과 지역, 기후, 자연재해 등 환경 여건을 감안하고 기술력까지 표준화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성과 수익성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수요자들의 외면은 불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기술과 자재, 시스템은 물론 수요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도 결정돼야 한다. 수요자 요구에 부응하는 최적화된 시설이 제도화된다면 초기 투자 규모는 물론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응도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육상양식장 표준화는 생산성과 효율, 질병 등 관리 솔루션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양식 대상품종을 선택하더라도 시설 규모, 여과시설, 수질, 기온, 질병 발생 등 다양한 제한요인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제한요인을 해소하는 방안들이 표준화에 포함돼야 하며 이를 위한 양식기자재 표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육상양식 표준설계 개발은 양식업계에 새로운 시도로서 지속 발전 가능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정부와 연구기관도 표준화를 위한 지원과 연구를 확대해야 하며, 표준시설의 제도화도 검토해봐야 한다. 하지만 표준시설이 육상양식의 제한요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건축 인허가부터 식품 안전성, 지하수 개발 등 환경 요인 등 육상양식을 위한 제한요인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규제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양식산업이 당면한 현안과 과제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따라서 육상양식시설의 표준화 모델개발은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육상양식장 표준설계가 위기 극복과 지속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시작단계에서 철저한 검토와 함께 추진 방향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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