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도입되는 가락시장… 타 도매시장에도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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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도입되는 가락시장… 타 도매시장에도 여파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3.10.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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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12월, 내년 3~4월 첫째 주 토요일에 시범 휴업
인력 이탈과 구인난 심화로 근로환경 개선 요구 높아
노량진시장서도 중도매인 중심으로 주5일제 시행 바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개장일을 주6일에서 주5일로 줄이는 시범사업이 도입된다.

올해 11월과 12월, 내년 3월 4월에 월 1회씩 총 4회에 걸쳐 첫째 주 토요일에 휴업(경매 미실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주6일 장시간 야간근로와 유통인 고령화 등으로 인력 이탈과 구인난이 심화돼 도매시장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가락시장의 주5일제 도입은 타 도매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달 21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도매시장 기능 지속 유지를 위한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방안 토론회’에서 주5일제 시범사업안과 효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공사가 토론회에서 제시한 시범사업은 올 11~12월과 2024년 3~4월 첫 번째 토요일에 휴업하는 방안이다. 현재 가락시장은 ‘서울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규정에 따라 1년에 4번(1월 1일, 설·추석, 하계 휴가철 휴무)의 정기 휴업일을 제외하고 경매가 진행되지 않는 토요일 저녁~일요일 새벽을 제외한 주6일 영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의 적용 대상은 가락시장 도매권역 청과·수산부류다. 휴업일에는 경매를 전면 실시하지 않되, 정가·수의매매와 도매시장법인의 제3자 판매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 11월말 정부에 의해 개장 예정인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과 연계하고 중도매인의 매잔품 판매 등 개별 영업 등을 통해 휴업일 시장 기능을 보완할 계획이다.

서울시공사가 개장일 감축을 발표하게 된 데는 최근 몇 년간 유통 인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어 현재 상황을 방치할 경우 시장 기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끼쳤다. 서울시공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비중이 청과 중도매인은 49%, 하역노조는 48%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된 상황이다. 또 종사자 89%가 야간근로에 노출돼 있고, 1주당 근로시간이 평균 58~71시간에 이르는 등 근로환경이 열악해 신규 인력 유입이 사실상 멈췄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공사 신장식 현대화사업단장은 “물량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월 1회 휴무일을 늘려도 영향 받는 품목이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출하 조절과 정가·수의매매 등을 통해 산지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락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은 서울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이다. 최근 제33대 노량진수산시장 중도매인조합장에 당선된 김재우 장진식품 대표는 한 달에 1번 주5일 경매 시범 시행이라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의 일환으로 김 조합장은 도매시장법인인 수협노량진수산(주) 측에 올해 추석 휴업(9월 29~10월 1일)을 맞아 10월 2일까지 연장해 주5일제 시범 시행을 주장했으나, 법인과의 논의 끝에 중도매인 개개인의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결정됐다. 

노량진수산시장 중도매인 관계자는 “젊은 사람이 도매시장에 들어오더라도 야간과 토요일에도 일해야 하는 근로환경 탓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방 시장을 떠나버린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책 마련이 계속 미뤄진다면 도매시장 존속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인 관계자는 “인력 수급이나 근로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실상 영업일이 줄어드는 만큼 산지 출하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므로 유통 주체 간 의견 수렴을 거치는 과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한 주5일제를 시행했을 경우 노량진수산시장 반입 물량과 가격 등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휴업 효과 분석 등이 선행돼야 하므로 일부 유통인들의 바람처럼 바로 월 1회 주5일 경매를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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