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수산물 소비 세계 1위국이었던 일본의 소비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6월 일본 수산청이 발표한 수산백서에 따르면 식용 어패류의 연간 1인당 소비량은 순식료(생선의 경우 머리, 내장 등 통상적으로 안 먹는 부분을 제외한 양) 기준 2001년 40.2kg에서 2021년 23.2kg(추정치)으로 약 58% 수준까지 줄었다. 이는 약 50년 전 수준으로 내려갔고 2011년 이후 수산물 소비량이 육류 소비량에 역전 추세로 전환됐다.
올 8월 농림수산성이 발표한 식료수급표를 확인한 결과 어패류의 연간 1인당 소비량이 정점이었던 2001년 육류 소비량은 27.8kg이었으나 2021년 34kg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산물을 자주 구입하는 주 이유로 건강 효과(75.5%)와 좋은 맛(51.8%), 가족이 원해서(35.8%)를 꼽았고 구입하지 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족들의 육류 희망(45.9%)과 높은 가격(45.9%), 조리의 번거로움(38.8%)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산물의 소비실태 보고서들을 종합한 결과 여성 취업률 상승, 맞벌이와 독신 세대 증가 등 사회구조와 생활방식 변화 속에서 조리에 시간과 손이 많이 가는 어패류를 꺼리는 것이 수산물 구입 기피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구입 기피 사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족들이 수산물을 원하지 않는’ 것은 경제활동이 왕성한 주 소비층들이 맞벌이로 조리시간이 부족하고 식단 메뉴가 자녀들 위주로 선택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통해 일본은 어패류가 육류와 비교 시 건강 효과와 맛이 좋다는 강점은 부각하고 비싼 가격, 조리의 번거로움 등 약점을 보완해 건강 증진 효과, 구매자의 부담감 해소, 간편하고 맛있는 신제품 개발·보급을 통한 수산물의 특성을 살린 건강, 경제성, 간편화를 지향하는 소비자 위주의 수산물 소비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산물 섭취가 건강에 좋은 효과를 미친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태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뇌, 망막 및 신경 발달, 신체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산물의 종류에 따라 포함된 주요 기능 성분인 DHA, EPA, 타우린, 아스타잔틴, 푸코이단 등이 LDL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저하, 고혈압 예방, 인슐린 분비 촉진, 시력 회복, 항산화 작용, 노화 예방 및 근육량 증가, 면역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음에 주목하고 이런 점을 부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은 장기적인 수산물 소비 감소에 따른 지속적 소비 확대를 위해 민간 합동으로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2년부터 ‘생선의 나라 행복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매월 3일부터 7일까지를 ‘생선의 날’로 정해 수산물 소비확대 주간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간단한 조리 및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 보급을 위한 ‘패스트 피시’, 생선 등 어식 보급을 위한 ‘피시-1 그랑프리’, 어부들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프라이드 피시’, 어린이 교육 활동을 통한 어식 문화 보급·전승을 위해 수산청 장관의 ‘생선 홍보대사’ 임명과 학교급식 가공품 개발 등 수산물 선호도가 낮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소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문화와 수산물 식재료 활용자원이 유사한 일본의 수산물 소비 감소가 맞벌이 부부 증가 등 새로운 사회구조와 생활방식 변화 과정에서 오듯이 우리 또한 이러한 현상들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일본의 수산물 소비 확대 추진전략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 가속화에 따른 요양·복지시설의 실버산업 확대 등 다각적인 사회 변화 추세에 대응한 새로운 수요처에 맞는 제품 개발·공급 등을 통해 건강에 좋은 수산물을 모든 연령층에서 안정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만드는 대응전략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