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출 10억 달러 달성 기본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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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출 10억 달러 달성 기본계획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9.1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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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오는 2027년 김 수출액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김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김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중국, 일본의 견제와 태국 등 후발국가들의 급성장으로 위기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마련된 제1차 김산업 진흥 기본계획은 앞으로의 김 산업에 대한 좌표로 여겨져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김산업 진흥을 위한 첫 단추가 꿰어진 만큼 중요성도 높은 게 사실이다.

지난해 수산식품 단일품목으로는 사상 최대인 6억5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한 김산업은 수출 신장이나 확대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수출 실적에 국내 김 양식업계는 물론 마른김, 조미김 업체까지 수출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이러한 결과가 단일품목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두고 검은 반도체라는 명성까지 얻게 했다. 

하지만 실제 수출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새어 나오고 일부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불거져 나왔다.

최근 미국시장에서는 조미김 제품이 국내 백화점이나 할인점보다 더 많은 제품이 전시돼 있을 만큼 국내 업체끼리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산 김 수입량을 직접 규제하는 수입할당(IQ, Import Qouta) 합의서 개정도 2025년 10월로 다가오면서 긴장감도 없지 않다.

특히 스낵김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태국이 원료 구입선을 전량 우리나라에서 중국이나 타국으로 전환하고 있어 마른김 수출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세계 시장의 수요 창출과 수출 확대에 길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보다 곳곳에 이상 현상이 발견되고 있기도 하다.

한국 김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세계 시장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제1차 김산업 진흥 기본계획이 마련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계획은 수출 10억 달러 달성을 위해 고품질 원료 공급,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 지속성장형 산업, 국제적 수요 창출이라는 4대 전략을 바탕으로 12개 세부과제를 담고 있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김 종자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김 산업진흥구역 지정을 통한 등급제 실시, 친환경 인증사업 확대, 국가별 맞춤형 수출전략 플랫폼 구축, 국제인증제도 확대를 2027년까지 추진한다. 또한 신상품 개발을 강화하고 전문기관 지정 등을 통해 우리 김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 기반도 구축한다.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추진해야 할 기본계획이 차질없이 수행된다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김양식업계는 물론 마른김과 조미김 업계도 정부의 김산업 진흥정책에 대해 환영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본계획에는 김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 또는 현안 해소방안이 충분치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한 지붕 네 가족으로 나뉜 물김 생산과 마른김, 조미김, 수출업계의 협력과 상생방안이 담겨 있지 않다. 물김 생산 어업인들은 위판 현장에서 항상 손해를 보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높다. 마른김 업계 역시 원하는 품질이 공급되지 못한다면서도 경영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조미김 업계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조미김 가공업계와 수출업체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통합 기능은 전혀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김 양식 적지가 변화하고 있지만 신규 양식면허 발급은 금지된 상태다. 수출을 확대하려면 원초 생산량이 증가돼야 하지만 오히려 김 양식 적지는 줄어들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양식정책의 수정과 전환 계획도 마련돼야 한다.

시장의 수요 변화에 따른 제품 개발과 지원도 기본계획에 추가돼야 할 사항이다. 스낵김 제품 개발과 지원사업은 조미김 생산 업계의 숙원 과제 중 하나다.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중소 규모 업체가 직접 부담하기에는 벅찬 상태다.

정부가 마련한 기본계획으로 정부 지원 예산 확보 근거가 마련되고 김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수출 확대 가능성은 높아졌다. 기본계획이 김산업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년간의 정책 추진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김산업은 검은 반도체 명성을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계획에 담지 못한 현장 애로나 숙원사업을 발굴하고 지원대책을 마련해나갈 필요가 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냉동김밥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누구도 예상 못 한 상황이 순식간에 발생한다면 시의적절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어렵게 조성된 냉동김밥 붐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과 지원대책이 신속하게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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