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소비 확대, 수산업 체질 개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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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소비 확대, 수산업 체질 개선부터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9.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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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8월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데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던 정부가 수산업과 어업인을 돕겠다면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예비비 800억 원을 추가 편성해 금년 예산으로 집행 중인 640억 원까지 포함하면 수산물 소비 활성화 예산을 1440억 원으로 늘렸다. 또한 내년도 수산물 소비 활성화(정부안) 예산을 1338억 원으로 편성했다.

국무총리는 정기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100만 명의 수산인들을 위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대책을 강화할 것이라며 수산물 소비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도 전국 주요 수산시장에서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축제를 연다.

이번 수산시장 축제는 서울 강서수산물도매시장, 인천 소래포구시장, 노량진수산시장,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와 시식회를 개최하고 전국 지자체, 수협 등에서도 연말까지 다양한 소비 확대 행사가 진행된다.

최근 확보된 800억 원의 예비비는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이 참여하는 할인행사와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 가능한 수산물 전용 제로페이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집행된다. 수산물 전용 제로페이 모바일 상품권은 전국 741개 전통시장과 도매시장 안에 있는 9300여 개의 가맹점과 전통시장 온라인몰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전남도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농수산물 직거래장터를 열어 서울 시민과 외국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수산물 축제 역시 동시에 열려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정부의 이 같은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대책은 수산업계와 생산자인 어업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으며 막연한 불안감도 조금씩 줄어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정치권의 논쟁과 다툼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을 국가가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수단도 되고 있다. 특히 어업인과 수산물 생산자들은 정부의 지원 확대로 일시적으로나마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막연한 불안감에서도 조금씩 벗어나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국민 혈세를 동원한 소비 활성화 행사 등은 언제 약효가 떨어질지 모른다. 반값할인부터 무료시식회 행사가 중단되면 수산물 소비가 어느 정도 줄어들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후쿠시마 오염수 망령이 언제 쓰나미처럼 수산업과 수산물을 덮칠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일시적인 행사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국민들의 우려가 고조되면서 수산물 소비는 이미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었지만 소비 부진에 따라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품목도 발생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소비 활성화 지원 덕분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소비 감소는 어느 정도 막은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30년 이상 지속될 오염수에 대한 악영향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악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국민들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체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의 수산업을 안정시키고 어업인들이 생산 현장을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전복은 생산 과잉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우럭은 수입품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려 효자 상품으로 우대받는 김은 과잉경쟁으로 말미암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수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도 가능해진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조미김 시장은 최근 국내 생산기업의 경쟁 가열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일부 시장에서는 출혈 출하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소비 국가에서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기업별 특화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스낵김 제품 생산은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의 시설 지원 확대가 필요한 분야다.

양식장 시설을 개선하고 신규 면허 발급도 고려해봐야 한다. 원물 상태의 수산물을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가공품 개발과 시설 확대도 필요하다. 

수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시식 및 할인판매 행사는 위기에 직면한 수산업과 어업인들에게 회생의 기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산업과 어업인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수산업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해나가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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