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탐방] 태경식품 이성찬 대표
상태바
[업체 탐방] 태경식품 이성찬 대표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9.11 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김시장 변환된 패턴에 대응할 수 있는 길 모색”

태경식품 1곳서 2015년 500만 달러, 2022년엔 1000만 달러 수출 성공
연간 7억 달러 이상 수출하는 김… 정부 스낵김 생산 설비 지원은 외면
김산업 종합적으로 이끌 클러스터사업 중앙 및 지방 정부에서 추진해야

“글로벌 시장에 부응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과자처럼 소비할 수 있는 스낵 제품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지난해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태경식품 이성찬 사장은 국내 김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이같이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내놨다.

2022년 김 수출 1000만 달러 달성

지난해 수산식품 중 단일 품목으로 7억 달러를 수출한 김은 올해도 꾸준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김 수출액은 중국, 일본, 미국, 동남아시장 등 주요 수출국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어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국내 김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세계 시장에 맞는 패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충남도가 지난 7월 7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충남도 수산 분야 중소기업 수출 상담회에서 198만 달러 수출 계약 체결 성과를 보였다. 관내 8개 수산 분야 중소기업이 참가해 충남산 멸치스낵을 비롯한 마른김과 조미김, 키조개 관자 미역국 등을 선보이고 이 대표가 홍성군 김생산기업협회를 대표해 세계한인무역협회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김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판매장을 비롯한 마트 등에서는 국내 시장에서보다 더 많은 제품들이 전시·판매되는 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현장을 목격했다. 

미국시장 진출 초기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소비됐던 조미김은 이제 백인들까지 소비할 만큼 시장이 확대됐으나 공급도 함께 늘어나 조미김 시장의 포화 상태를 직접 경험하게 된 것. 과열경쟁으로 품질은 물론 가격면에서도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제품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조미김을 비롯한 김 수출 시장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국내 업체 간의 경쟁이 과열되고 이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채산성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낵김으로 김 수출 시장 변화에 대응

스낵김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태국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전량 우리나라 마른김을 공급받던 태국이 최근 중국으로 공급선을 바꾸고 있다. 국내 마른김 업체가 직접 수출에 나서면서 단가가 하락하고 외상 거래까지 발생하면서 품질도 태국의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짐에 따라 태경식품의 올해 수출 목표 1200만 달러 달성도 어렵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진단이다.

이 대표는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김 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할 과제”라면서 “변환된 시장의 패턴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조미김 가공시장에 뛰어든 태경식품은 후발업체로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제품 인지도 향상을 위해 지역 축제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등산로 등지에서 제품과 전단지를 돌렸다. 대형유통업체 납품도 시도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 2011년 해외 바이어 초청행사를 통해 수출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첫 수출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꾀했다. 조미김 생산업체들과의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수요 창출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태경식품은 수요자들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좋은 원료를 사용해 바이어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 수출 증대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사비를 털어 박람회에 참가하고 바이어 면담, 미팅, 계약 성사까지 체계적인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스낵김 생산 시설 지원 절실

2014년 어업인 지원 지식 공유 전국대회 수산 분야 대상,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중소기업청이 공동주최한 제3회 FTA 활용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비관세 장벽 극복을 위해 할랄 인증, FDA 인증, ISO 인증 등 다양한 국제 인증도 받았다. 품목별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서와 수산물 생산·가공·시설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도 받았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5년 11개국 500만 달러 수출에 성공하고 2020년 700만 달러, 2022년 1000만 달러 수출에 성공해 조미김 수출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태경식품은 지난 3월 18일 영국에 스낵김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단일제품이 수출되지만 앞으로는 국가별로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6∼7개 제품 생산을 목표로 대학 연구기관과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수요자들이 요구하거나 맛과 품질이 향상된 스낵김을 생산할 수 있는 가공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로서 수십억 원의 설비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앙정부는 연간 7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국내 김이 효자 상품이라면서도, 스낵김 생산 설비 지원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반찬 대용으로 김 제품이 소비되지만 해외에서는 스낵 위주의 소비가 늘어나는 등 소비형태가 완전히 달라지는 등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며 “조미김 생산은 후발업체로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극복해왔지만, 스낵김 생산은 선발업체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기후변화에 따른 양식장 신규 면허, 마른김 공장 및 김 연구시설, 김 복원화 사업, 수산식품 물류센터 확보 등 김산업을 종합적으로 이끌어나가는 클러스터 사업도 중앙 및 지방 정부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