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겨울의 노래
고요히 잠든 겨울 산사
행여나 깨울세라
어금니 깨문 채 그렇게 밤새
소리 없이 하얀 비명 지르셨나
여명이 채 오시기 전
임의 모습 보고파
아무도 밟지 않는 숫눈길
새벽 범종 소리 따라 찾아간 곳
겨울의 끝자락 부여잡고
마지막 안간힘까지 다 쏟아부어
마침내 잉태한 설국(雪國)의 꽃망울들
진통 끝 늦둥이라 이리도 고운 것이더냐
산사 마당 하얗게 피어나서
더없이 아름다운 것이더냐
늦겨울 바람 타고
풍경 소리 슬그머니 지나간다
「성남 남한산성 국청사에서」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행정학 석사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前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現 (주)수협유통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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