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라는 위기를 연근해어업 혁신의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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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라는 위기를 연근해어업 혁신의 기회로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7.2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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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어선어업진흥실장 
구성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어선어업진흥실장 

1997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와 함께 외환 유동성 위기가 나타나고 결국 같은 해 11월 21일 우리나라는 외환 유동성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그에 따라 대우그룹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들이 도산하고 수많은 실업자들이 발생하는 등 모든 국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게 구제금융을 받아들인 우리나라에 IMF가 요구한 조건은 기업 구조 개편과 고용시장의 유연화 그리고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 철폐였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초일류 기업들이 있는 선진국이 됐다.

지금 우리 수산업계에는 핫하다 못해 너무 뜨거워 함부로 입에 담기가 어려운 이슈가 있다. 바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다. 누구는 처리수네 누구는 폐기수네라고 일컫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문서에서 오염수로 지칭하기에 오염수로 표현하는 것으로 하겠다.

필자가 원전 전문가도 해양환경 전문가도 아님에도 굳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오염수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드실 맛있는 수산물의 안전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한 치의 문제도 없이 대비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수산물에 대한 소비는 꽤나 오랜 시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며, 어업인들과 횟집 사장님 등 많은 수산 관계자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산업 위기의 시점에 생뚱맞게도 필자는 우리 어업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는 평소 지속 가능한 어업 생산을 위한 연근해어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해왔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업의 위기가 눈앞에 닥친 지금이야말로 어업 구조조정을 넘어 어업 혁신으로 가야 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성장이란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 경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이며, 효율성을 극대화한 혁신적인 기업이 다른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면서 독과점 형태로 가는 것이 산업 발전의 일반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어업이라는 산업에서는 허가라는 특수 조건 때문에 생산자(어업인)와 생산시설(어선)들의 인수·합병 등 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어업 성장기에 생겨난 많은 어선들이 잔존해 개별 생산자들의 경쟁력이 악화됐고 어업이라는 산업의 원재료가 되는 수산자원 또한 고갈되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인 어선을 획기적으로 줄여 남아 있는 어업인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돌이켜보건대 IMF 구제금융이라는 큰 시련의 시간이 없었다면 삼성전자,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초일류 기업들이 있을 수 있을까? 위기 극복을 위해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 등 적극적인 기업구조 개편과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의 사례는 우리 어업의 역사에서도 있었다. 1999년 한일 어업협정에 따른 국제감척으로 약 1조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돼 짧은 시간 내에 대대적인 어선 감척을 통해 어업 구조조정을 이뤄낸 적이 있었다. 

최근 만나본 어업인들 열이면 열 모두 향후 어업 여건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시련과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성장하며 더 큰 성과를 일궈낸 국가이다.

어업도 마찬가지다.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라는 시련과 역경의 시간은 연근해어업 구조 혁신이라는 노력을 통해 우리 어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아니 두 단계, 세 단계 도약시켜 글로벌 K-어업으로 나아갈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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