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공판장 역할론에 물음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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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공판장 역할론에 물음표 제기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3.07.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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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 실적 지속적 하락… 지난해 6개소 모두 거래 물량 줄어
가락공판장, 2014년比 거래량 절반 가까이 줄고 인력도 감축
중도매인 통한 집하 의존도 높아… 수협 차원의 지원책 필요

수협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공판장의 역할론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 

유통환경 급변화로 농수산물도매시장 거래 위축이 날로 심화되는 가운데 공판장 실적도 해마다 줄어들면서 공판사업 본래 취지가 약화되고, 사업규모는 정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협은 6개소(가락, 구리, 강서, 전주, 광주, 인천) 공판장 운영을 통해 어업인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양질의 수산물을 적정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협의 공판실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022년 6개소 공판장 모든 곳의 거래 물량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내 가락공판장 거래 물량 감소폭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가락공판장이 가장 실적을 잘 냈던 해는 2014년으로 거래물량 2만5789톤, 거래금액 843억100만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실적은 매년 줄어들어 2022년엔 거래물량 1만4971톤, 거래금액 680억8800만 원으로 2014년 대비 물량은 42%, 금액은 19% 감소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 1~6월 거래물량과 거래금액은 6641톤, 289억24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52톤, 335억1600만 원) 대비 86%가량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판사업 활성화를 위해선 분산 능력이 뛰어난 중도매인 유치는 물론 전문성이 뛰어난 직원을 투입해 산지 관리와 물량 유치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 공판장 운용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수협은 전임 회장과 대표이사 체제 당시 경비 절감의 일환으로 모든 공판장 정원을 적게는 1명, 많게는 2~3명씩 감축했으며 아직까지 축소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단기간에 거래실적을 올릴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가락시장과 구리시장 등에선 개설자가 상장예외품목 확대에 나서는 등 도매시장법인이 물량 수집이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고 거래 정상화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한 공영도매시장 관계자는 “공판장 역시 여타의 도매시장법인처럼 중도매인을 통한 수산물 집하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통행세 걷듯 수수료만 챙긴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최근 몇몇 민간 도매시장법인은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공판장은 적극적인 물량 유치보다는 수협이라는 그늘 아래에서 현상 유지만 하려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공판장 직원은 순환보직에 따라 자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 저하되고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공판장에 소속된 직원과 경매사의 업무 연속성을 보장함으로써 이들이 책임감과 전문성을 가지고 직접 산지 출하주를 관리하고 물량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공판장을 운영하는 수협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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