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양식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보자(패류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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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양식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보자(패류 양식)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7.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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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연 전남해양수산과학원 미래수산연구소 전문위원 
김성연 전남해양수산과학원 미래수산연구소 전문위원 

굴, 담치, 피조개, 바지락, 꼬막 등 패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여과섭식하며 수중의 기질에 부착하거나 또는 저질에 잠입해 서식한다. 패류는 일정한 공간에 많은 수가 함께 서식하고 번식해 자연산 종자 채집과 공급이 용이하며 먹이를 공급하지 않아도 바다에서 스스로 먹고 성장할 수 있는 품종이다. 따라서 어장환경과 대상 생물자원을 잘 관리하면 지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이렇게 유용한 해산패류 양식의 현 주소를 알아보고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자.

2021년 우리나라의 수산양식 총생산량은 240만1000톤, 총생산금액은 3조2558억 원으로 집계 됐다(통계청 어업생산통계자료). 품종별로는 어류 8만9000톤(1조2048억 원), 패류 42만9000톤(1조1140억 원), 해조류 184만9000톤(7276억 원), 갑각류 9500톤(1537억 원), 기타 수산생물이 2만2000톤(556억 원)이다.

이중 해산패류의 양식 생산량은 1970년 7만4000톤에서 1987년 44만6000톤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매년 감소해 2002년 21만2000톤으로 최저 생산량을 보였다.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2007년 47만8000톤까지 증가했다가 현재까지 매년 40만~42만 톤 전후의 증감세를 반복하고 있다. 주요 양식품종 수는 1970년 6개 품종에서 1987년 12개, 2002년 10개와 2021년 9개 품종으로 조사됐다.

패류 양식은 1960년대 굴부터 시작됐다. 조간대 해역의 갯바위 등에 부착해 자라던 굴을 채취하던 방식에서 굴 종자의 부착 기질이 되는 소나무 가지와 돌을 얕은 바다에 시설해 굴 종자를 부착시켜 기르는 송지식과 투석식 양식 그리고 굴 패각에 종자를 부착시켜 이를 얕은 바다에 설치한 말목수하식 양식이 시작이었다. 이후 조하대 해역에서의 뗏목 수하식과 현 연승수하식 양식으로 발전하면서 양식장의 증가와 함께 연간 30만 톤 전후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굴의 인공 종자생산 기술은 1980년대에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개발했다. 이와 함께 주요 품종별 산란기 및 초기 생활사 연구와 서식 해역에서의 유생조사를 통해 담치와 피조개, 바지락의 자연산 종자 대량 채집과 연승수하식, 살포식 및 바닥식의 양식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양식면적과 생산량을 높이고, 양식품종의 수도 점차 늘려 왔다.

복족류인 전복은 1990년대 인공종자 생산기술 개발로 육상 수조식의 종자 대량생산과 2000년대 접어들면서 해상 가두리 양식기술로 2003년 생산량이 1000톤을 넘어섰고, 현재는 연간 2000톤 이상이 생산되고 있다. 전복은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관계로 해당 시기에 미역과 다시마 양식 생산량 증대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발전과 좋은 면만 있었던 건 아니다. 1980년대에 5만8000톤까지 생산하며 주요 일본 수출 품종이었던 피조개는 1990년대 대량폐사와 양식생산 부진, 일본의 소비 변화로 2000년대에 1500톤까지 감소했고 지금은 일부 중국 수출로 연간 2000톤 전후만 생산하고 있다. 일본 수출의 좋은 시절에 국내외 시장과 양식기반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였다. 현재는 화려했던 시절을 접고, 새꼬막의 수요 급증에 이름을 왕꼬막으로 바꿔서 유통하는 실정이다.

1980년대 바지락 생산량도 6만5000톤에 달했으나 1990년대의 대량폐사와 양식생산 부진을 겪으며 2만 톤 이하로 감소하면서, 현재는 중국산 종자와 식용 바지락의 수입이 계속되고 있다. 꼬막은 1980년대까지 1만5000톤의 생산에서 현재는 2000톤 미만으로 줄었고, 상품 크기도 크게 작아진 1년산 개체이다. 이러한 생산 급감은 1990년대 대량폐사와 고수온 등 어장환경 변화에도 원인이 있으나 2000년대에 중국 수출을 위한 수년간의 싹쓸이 채취와 어장환경 악화가 원인이라 분석하고 있다.

꼬막 생산이 줄어들자 그간 후순위에 있던 새꼬막이 대신하고 있으나, 새꼬막도 2010년대부터 대량폐사 반복과 어장 노후와 및 환경 악화에 따른 생산 감소에 직면해 있다. 가리비류에서 해만가리비는 인공종자 생산기술이 개발되면서 2015년부터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여 연간 5000톤 이상이 생산되고 있으나 종자가격 문제로 대부분 중국산 종자에 의존하고 있다.

그 외 백합, 동죽, 가무락, 개량조개 등도 자연 발생적 가입과 생산에만 의존하면서 점차 생산이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패류양식의 생산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품종 우량화, 양식기술 개발, 체계적인 어장환경 개선 및 관리 그리고 품종별 고부가 상품화, 시장 확대 전략 등 전주기적 발전방안 제시와 추진은 멀리 있기만 하다.

패류양식의 미래 발전과 도약을 위해선 첫째 패류 양식어장의 실태조사를 통해 현재의 어장 환경과 생산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개선해야 한다. 바닥식, 살포식 어장은 각종 물질들이 유입·퇴적되므로 더 상세하게 분석하고, 개선·관리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남해안의 리아시스식 내만 어장과 서해안의 갯벌어장은 생산성을 갖춘 어장이며 또한 태풍과 풍파로부터 양식 시설물을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해주는 천혜의 어장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우리의 연안 해역은 산업화, 도시화 개발로 서식지 축소와 많은 환경 변화를 겪었다. 지금은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생태계의 변화와 어장 노후화에 따른 어장악화로 생산성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현재 수하식을 제외한 바닥식, 살포식의 패류 양식에서는 반복되는 대량폐사, 어장 노후화 및 악화는 생산성 저하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연안의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 그리고 생산성 증대 위주의 기술개발과 양식에만 치중한 결과이기도 하다.

둘째는 우량품종 개발과 모패 자원을 관리해야 한다. 패류는 스스로 섭이하며 생존하고, 자연 번식을 통해 가입과 생산이 이뤄진다. 이렇게 지극히 자연적으로 회복이 가능한 자원을 과도하고 인위적인 간섭과 개입으로 결국 품종의 열성화와 도태까지 초래했다.

즉 우량하고 성장이 빠른 패류를 먼저 채취 생산하면서 열성화 패류만 남게 되고, 또 자원량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채취로 모패 자원이 줄면서 재가입을 감소시키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품종개량과 우량자원 관리, 그리고 지속적 생산과 경쟁력을 갖춘 패류양식으로의 변화와 발전을 계획하고 추진해나가야 한다.

셋째는 양식 패류의 생산 이력관리와 품질관리는 물론 상품화와 시장 확대에 노력해야 한다. 스마트 양식 시대와 먹거리와 식재료로 생산된 양식패류의 품질인증을 위해 생산이력과 품질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생산이력은 생산과정에서의 제반 요소들을 기록하는 것이며 이러한 자료들은 각 양식장의 생산성과 어장환경 그리고 해당 양식패류의 품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또한 생산성 향상과 양식 경영분석을 위한 자료로도 활용되며, 패류양식과 관련한 주요 자료로 제공돼 수산정책 수립에도 크게 활용될 수 있다.

지금은 단순히 생산만 해두면 팔려 나가는 유통과 소비 방식이 아니다. 좋은 상품을 생산하고 이를 널리 홍보하고 좋은 가격으로 많이 팔리도록 상품화와 시장 개척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스마트 시대에 최적의 상품화와 판매를 위한 수산물 판매 e-커머스 플랫폼도 조만간 구축되고 또 늘어날 것이다. 곧 마주하게 될 온라인 거래와 e-커머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차근히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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