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양식 클러스터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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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양식 클러스터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7.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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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택 (전)한국어촌어항공단 귀어귀촌종합센터 전문위원 
홍순택 (전)한국어촌어항공단 귀어귀촌종합센터 전문위원 

양식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성 제고의 제도적 기반조성을 위해 수산업법과 내수면어업법에 규정된 양식업에 관한 내용을 통합해 제정한 양식산업발전법이 2020년 8월부터 시행됐다.

양식업의 규모화, 기술개발, 전문인력 육성, 국제협력, 컨설팅 등 지원근거가 마련되면서 민간자본의 양식업 투자 규제가 완화됐고 초기에 대규모 기반투자와 기술축적이 요구되는 연어, 참다랑어 등의 품목에 한해 대기업의 양식업 진입이 가능해졌다.

2021년 해양수산부는 대기업과 중소 양식업체가 상생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2027년까지 4만 톤의 수입연어를 국내 양식생산으로 대체하고, 2029년부터 해외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등 국내 연어 양식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해양수부는 부산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강원(강릉·양양)과 경북(포항)을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사업지로 지정하면서 동해권에 연어생산 축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2024년까지는 연어스마트양식 클러스터 3개소를 순차적으로 완공하여 생산기지를 조성하고 민·관 협업을 통해 대서양연어 5000톤을 실증 생산해 국내 시장성을 확인한 다음 2025년부터 2028년까지 클러스터사업 모델을 구축해 연어양식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수입 대서양연어를 국내생산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연어시장은 연간 480만 톤(60조 원)으로 추산되며 80%인 377만 톤(FAO, 2021년, 48조원)을 양식으로 생산한다. 어종별로 보면 대서양연어 69.4%, 무지개송어 24.4%, 은연어 5.9%, 기타 0.4%(왕연어 등)이다.

대서양연어의 양식생산량은 260여만 톤 규모로 노르웨이가 52.1%, 칠레가 26.8%를 생산한다. 세계 연어 유통량은 지난 10년간 안정적인 수요의 증가를 기반으로 180% 증가했다. 국내 연어과어류 생산량은 3000톤 내외(무지개송어, 산천어)로 2017년(3400톤) 이후 감소 추세다.

국내 연어 소비시장의 증가는 중국에 이어 세계 연어생산국이 주목할 정도다. 2022년 기준 연어수입량은 약 7만7000톤, 수입금액은 5억9000만 달러에 이른다[국내 연어 수입량(해수부 자료):(2009년)1만1000톤→(2013년)1만8000톤→(2017년)3만 톤→(2019년)3만8000톤→(2020년) 4만3000톤→(2021년)6만3000톤→(2022년)7만7000톤].

외식문화의 발달과 식습관의 서구화로 최근 13년 동안 국내 연어시장은 약 7배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외식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됐던 3년 동안에도 국내 연어소비량은 전년대비 2020년에 5000톤, 2021년에 2만 톤, 2022년에 1만4000톤 증가했다.

더불어 주목할 소비행태의 변화를 보면 횟감용 생연어 수입이 2010년에는 2400톤이었으나 수직계열화 다국적기업인 MOWI가 인천에 연어가공공장 가동을 시작한 다음해인 2014년에는 횟감용의 유통량이 6800톤(수입량의 30%)으로, 2017년에는 1만9166톤(수입량의 64%)으로 급증했다.

팬데믹 기간 중 노르웨이 직항로가 중단되면서 횟감용 연어의 수입량이 2021년 3만 톤(수입량의 47.9%) 2022년 2만2000톤(수입량의 28.6%)으로 감소했으나(KMI 자료, KITA 자료 인용) 2023년 5월부터 노르웨이 직항로가 3년 만에 재취항하면서 다시 증가 추세이다.

연어의 경우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2000년대 후반부터 100만 톤 이상의 대서양연어를 생산하면서 다양한 식자재상품을 개발해 전 세계 시장에 경쟁력이 있는 가격구조의 유통체계가 형성됐다. 식감이 부드럽고 비린내가 적으면서 오메가3가 풍부해 웰빙식품으로의 높은 소비자 인식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판단된다.

2010년대 이전 국내 연어의 소비행태는 호텔이나 패밀리레스토랑, 뷔페식당, 일식당 등에서 훈제품이나 냉동연어, 일부 생연어를 수입해 식자재로 사용했으나 가정에서 식자재로 사용 가능한 다양한 연어제품은 보기 어려웠다.

국내에 연어시장이 확대된 계기는 유럽으로의 항공편이 늘어나고 특히 노르웨이 직항로가 개설되면서 생연어 상품의 새로운 시장이 창출됐고, 2013년에는 국내에 최신의 생연어 위생가공공장 가동을 계기로 비용(물류, 가공, 유통) 절감과 함께 유통구조가 개선되면서 외식시장의 새로운 웰빙식품 식자재로 경쟁력을 높이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국내 연어시장에서 팬데믹은 외식시장을 대체하는 가정간편식시장의 급격한 증가에 맞춰 소매시장 공략을 위한 가공방법별, 포장단위별, 품질등급별로 다양한 상품개발과 유통구조를 다변화하는 전략으로 소매시장 확대의 기회로 활용됐다.

국내 연어시장 확산을 주도한 소비행태 변화를 보면 2010년대 중후반부터 MZ세대에게는 퇴근 후 연어전문점에서 객단가 2만 원 전후로 다양한 연어요리에 와인한잔 나눌 수 있고, 옛날 친구나 전 직장동료와 함께 횟집이 부담스러운 세대에게는 초밥전문점이나 일식당에서 객단가 2~3만 원으로 연어초밥에 정종한잔 할 수 있는 기회가 늘면서 외식시장이 확산됐다.

더불어 외식산업이 침체된 팬더믹 기간에도 대형마트에서 1만5000원 전후의 소포장된 생연어나 연어훈제 슬라이스를 사서 가족을 위한 저녁식사 메뉴로 간단한 연어샐러드를 즐길 수 있는 소비행태의 변화가 소매시장 확산의 계기로 추정된다.

전 세계 대서양연어 생산량의 52%는 노르웨이에서, 27%는 칠레에서 표층가두리양식방법으로 생산된다. 노르웨이정부가 피요르드식 연안의 해양환경보호를 위해 생산량을 제한하자 생산업체들은 해외로 진출했고, 대서양연어양식의 적지 요구조건을 충족하면서 직접생산비(사료비,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남미로 생산기지를 확장했다.

칠레의 대형 생산업체는 대부분 노르웨이의 자본과 기술로 창업됐다. 노르웨이 MOWI(세계 1위의 연어수직계열회사업체)의 연어생산량은 연간 45만 톤(26.5%는 칠레생산)으로 세계 양식대서양연어 시장점유율 28%(2021년 기준)이다.

최근에는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 북미주 연안의 육상사육시설에서 RAS시스템(고밀도순환여과식양식)으로 대서양연어양식이 시도되고 있다. 가두리양식에서의 불확실성(질병, 기생충, 어장환경변화)을 배제하면서 수직계열화 관련 시스템의 통합운용으로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으로 간접생산비 증가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향후 5~10년간 세계 연어시장이 매년 7%이상 성장한다는 전문기관이나 연구기관의 평가가 신규투자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

MOWI사의 홈페이지에서 기업분석 자료를 찾아보니 2021년 2분기에만 매출 1.36조 원에 영업이익이 2238억 원이었다. 육종부터 종자생산, 중간종자양성(스몰트연어), 성어양성, 사료생산기능을 계열화함은 물론 1차 가공(HOG)과 2차 가공(훈제, 마리네이드, 냉동, 필렛, 튀김용, 그릴용, 초밥용, 밀키트 등)을 위해 19개 국가에 33개의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CP사(새우), Trident사(대구, 명태)와 함께 세계 수산물식자재 시장에서 1차 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독점적 시장지배구조를 만든 대표적인 사례이다.

2022년 노르웨이산 냉장연어의 수입단가는 14.29달러(1만7577원)/kg(KITA 통계자료)이다. 2022년 6월 노르웨이산 냉장연어(HOG,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의 수입단가는 11.96 달러(1만5548원)/kg(유니온포씨자료)이다.

현재 노르웨이산 냉장연어의 도매시세는 1만7000원~1만8000원/kg으로(하향 추세, 노르웨이 직항로 재취항)조사됐다. 국내 해산어류(광어, 우럭, 참돔 등) 양식업계에서 수입연어가 국내 양식어류의 시장을 잠식한다고 우려할만한 경쟁력이다.

대서양연어는 연어과 어류 중 대형종이면서 성장이 빠르지만 대사적수온범위가 좁고 낮아 국내에서는 가두리양식방법에 제한이 많다. 클러스터사업자 모두 육상 RAS시스템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스몰트양식(담수 취수원)이나 본양성을 위한 적정수온의 취수원을 개발해야하는 부담과, 연어의 생태특성으로 수심이 깊은 대형 육상사육수조를 시설해야 하는 간접생산비(자본제비용, 시설감가상각비) 부담(생산원가의 20~30%)을 안고 경쟁해야한다.

후발주자로서 시장진출을 위한 마케팅비용이나 손익분기점 도달기간까지의 자금 부담도 작지 않다. 상기의 시장여건에서 기존의 수입 대서양연어와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인프라 조건은 무엇이며 필요한 경영기능 이나 마케팅전략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봐야한다.

연어양식클러스터사업의 성공을 위한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해 공론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지면관계로 다음기회에 필자의 생각을 제안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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