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귀촌 전담 컨트롤타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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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귀촌 전담 컨트롤타워 필요하다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7.10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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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귀어귀촌 박람회’가 예상외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매년 의례적이며 보여주기식으로 열리던 박람회와 달리 새로운 인생살이를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미래를 여는 장이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귀어귀촌 준비에 필요한 관련 정책 안내, 기술·기자재·교육정보, 체험 및 성공사례, 일자리·창업·거주·금융 정보 제공과 상담이 원스톱으로 이뤄졌다. 구성 역시 다양화돼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전국의 귀어귀촌 관련 기관이 한데 모여 종합적인 지원정책과 지역의 특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귀어귀촌종합정보존’, 어업 및 양식업, 어촌 비즈니스를 VR 등을 통해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는 ‘귀어귀촌 체험존’, 漁케이션과 크라우드펀딩, 고향사랑기부금 정책 등 도시와 접점 확대를 위한 ‘관계인구존’, 지역별 어업·양식업 및 업종별 창업 절차, 기자재·금융 상담 등을 지원하는 ‘창업정보존’도 선보였다.

이처럼 어촌과 농촌에서 인생 2막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연간 어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수가 1000여 명에 불과하다. 어촌의 고령화, 공동화를 방지하는 일환이기도 한 귀어귀촌 정책이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도시민이나 어촌의 삶을 꿈꾸는 이들이 실제 어촌으로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가장 시급한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 귀어귀촌 정책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를 운영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4년 10월 귀어귀촌 종합센터를 한국어촌어항공단에 설립하고 현재 운영 중이다. 하지만 종합센터로서의 기능은 유명무실한 수준이다.

8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설립된 지역지원센터가 실제 교육과 홍보,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각 지원센터의 운영 형태에 따라 정보 제공과 지원정책이 달라진다. 귀어귀촌 종합센터는 지역센터의 일부를 운영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한국농어촌공사와 절반 정도씩 지방기관을 담당·운영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의 센터 외에 기초자치단체에서도 귀어귀촌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귀어를 원하는 이들이 볼 때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는 시스템이다.

귀어귀촌 교육을 담당하는 귀어학교 역시 운영에 크게 차이를 보인다. 올해 전남 고흥군이 아홉 번째 귀어학교로 선정됐다. 대학이 맡고 있는 경남귀어학교의 경우 자체 매뉴얼에 따라 운영되지만 전남에는 강진군과 고흥군이 운영주체로 돼 있다.

운영·관리주체가 공단과 공사, 지자체 등으로 분산돼 있어 귀어를 원하는 이들은 중앙정부가 설립한 종합센터보다는 지역 센터를 방문하기도 하며, 심지어 기초자치단체에 문의를 하기도 한다. 주택 구입과 정책자금 대출, 어업권 취득 등도 지자체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이번 박람회에는 참관자가 전년 대비 32%가 증가하고 3일간 박람회장 내에서 총 3507건(전년 2093건)의 상담이 진행돼 귀어귀촌을 꿈꾸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일자리 및 채용존’에서는 어촌계와 영어조합 등에서 422건의 면접과 일자리 상담도 진행됐다. 어촌에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관심 정도도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담을 위해 해당 분야 자문이나 전문위원들은 지역센터에서 초빙해 운영됐다. 이 때문에 관심 지역의 상품이나 해당 기관의 활동을 확인하기는 용이했다. 그러나 정부의 종합적인 귀어귀촌 정책을 상담하기 위해서는 여러 군데의 상담을 거친 후에야 겨우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문제들을 파악해 귀어귀촌 거점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귀어귀촌 지원기관이 한곳에 모인 ‘귀어귀촌 거점지원센터’를 경북 포항시에 최초로 문을 열기로 했다. 

한국어촌어항공단과 농어촌공사, 지자체등으로 분산된 귀어귀촌 업무를 귀어귀촌종합센터가 종합적으로 관리·운영하는 지원업무을 통합해야 한다. 컨트롤타워를 지정해 둘 경우 해양수산부의 정책 방향을 전달하고 관리하기도 용이하다.

귀어학교 운영도 종합지원센터로 일원화해 교육 내용이나 과정 등을 통합한다면 어촌에 살고 싶은 이들이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나아가 공단으로 전환한 어촌어항공단의 주요 업무로 지정돼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고 전문성도 확보 가능하다. 

귀어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지원 업무도 다양해질 것이다. 이러한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해소해주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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