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연 출신 초선 조합장에게 듣는다]김태형 멍게수하식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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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연 출신 초선 조합장에게 듣는다]김태형 멍게수하식수협 조합장
  • 장승범 기자
  • 승인 2023.07.1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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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에서 발행하는 산지생산증명서로 소비자 신뢰 확보해야”

올해 초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멍게 부각돼 판매 급감 ‘고충’
수입 검역 강화와 탄력적 검사, 원산지 표시 단속기간 설정도 강화해야
일선 조합 소비 촉진 나서지만 홍보 예산 태부족 정부 차원 지원 절실해 
멍게수협 이익은 조합원에게… 힘 있고 강한 멍게수협 만들기 위해 노력

 

“우리 수산물 안전성 걱정하지 마시고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김태형 한국수산업경영인 경남도연합회장이 지난 3월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멍게수하식수협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조합장으로 당선되자마자 큰 시련을 맞이했다.

올해 초 정치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운동을 하는 와중에 유독 멍게 품목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국내산 멍게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을 겪은 것이다.

일본산 멍게 수입 여부가 뜨거운 논쟁으로 번지자 소비자들이 멍게 구입을 꺼려 예년 대비 40%가량 소비가 줄어 큰 고통을 겪었다.

멍게 산지인 경남 통영, 거제지역의 생산 시기는 2월에서 6월로 제철에 접어들었지만 소비가 줄어들자 김 조합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백방으로 소비 촉진을 위해 노력을 쏟았다.

 

김 조합장은 지난 5월 3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구내식당에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멍게비빔밥을 중식 메뉴로 선보이며 멍게 시식행사를 열었다.

이어 15일엔 국회에서 통영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국회 시식 판매행사를 주도적으로 주관했다.

멍게 소비 위축뿐 아니라 최근 국내 경기 침체로 국민들의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고 수산물 안전성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수산인들이 수산물 생산·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국회에서 수산물 소비 촉진행사를 연 것이다. 

이 행사에는 굴수협, 근해통발수협, 멸치권현망수협,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 등 관내 수협이 함께 참여했다.

시식행사 음식으로는 멍게주먹밥, 멸치주먹밥, 멸치조림, 굴스테이크, 굴 소시지, 굴·장어 시락국, 장어구이, 멍게·우럭·참돔회, 가리비회무침, 자숙가리비 등이 마련됐다.

이 밖에 김 조합장은 멍게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공영홈쇼핑에도 멍게비빔밥용 세트를 런칭해 5월 중순까지 6000세트를 판매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다. 지역 언론과 국회 등 각종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해 수산물 안전성 홍보와 소비 촉진을 위해 발벗고 뛰어다녔다.

김 조합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내 수산업 피해에 대해 각종 언론매체 인터뷰와 토론회에 나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절대 반대하지만 방류 여부를 떠나 후쿠시마 인근 지역 8개 현에 대한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는 지속돼야 한다”면서 “특히 멍게의 경우 후쿠시마 지역(미야기현, 아오모리현 등)이 일본의 주 생산지역이기 때문에 더욱 강경하게 수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우리 정부에는 수입 검역 강화를 요청한다”며 “멍게의 경우 차량으로 들여와 관능검사만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샘플링검사나 전수검사 등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차량에 같이 담겨오는 해수도 전수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조합장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배출에 따른 어업인들의 요구에 대해 “우선 일본 오염수 방류 이후 정부의 대책을 구체화해 국민들에게 홍보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해류에 따른 영향과 그동안 수입 검사 때 측정했던 방사능 수치, 국내에서 조사했던 수치 등에 대한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충실히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시장과 식당 등의 원산지 표시 강화와 더불어 수협에서 발행하는 산지생산증명서를 첨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멍게수하식수협에서 발행하는 산지생산증명서 첨부를 의무화한다면 업계 입장에서는 국내산 멍게가 안전하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홍보할 수 있음은 물론 소비 촉진까지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수입 검역 강화와 탄력적 검사, 원산지 표시 단속기간 설정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산지 표시 단속은 멍게 주 수입 시기가 7~12월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이 기간에 더 집중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2~4개월에 한 번씩 실시되는 원산지 표시 단속도 시기를 단축하고 횟수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산물 홍보와 소비 촉진을 위한 예산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일선 수협은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예산을 배정해놓고 있지만 올해같이 소비가 급격히 감소될 경우 예산을 편성하고 싶어도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협마다 실정이 다른 만큼 어려운 조합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경영 부담을 줄여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어업면허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어선어업과 일부 품목에서는 어선 감축 등 정부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하고 있으나 멍게, 굴, 가리비, 전복 등 많은 양식어업에서는 소멸 보상 방법의 구조조정이 안 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엔지니어로 약 7년간 회사 생활을 하던 김 조합장은 지난 2001년 서른세 살 때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고향 통영으로 돌아왔다.

막상 내려왔지만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평생 굴 양식을 하고 전직 굴수협 조합장을 지냈던 아버지의 후광, 굴 양식 어장과 노하우 등 귀어·귀촌인들이 부러워할 금수저급인 김 조합장은 현장에 적응하기까지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익혀 굴 양식과 멍게 어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꼬박 3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어업활동뿐 아니라 멍게수하식수협 감사, 통영시 수산조정위원회 위원, 한수연 통영시연합회장, 통영시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장 등을 엮임하며 지역 어업인들을 위해 활발하게 대외적 활동을 해왔다. 김 조합장은 현재 한수연 경남도연합회장, 경남도 수산조정위원회 위원, 통영해경 정책자문위원 등 다른 직책도 맡으며 어업인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지난 3월 치러진 조합장 선거에서 활멍게 유통구조 개선, 가공식품 개발로 생산과 소비 활성화, 조합원 자격요건 강화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생산성 향상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생산자동화 시스템 정부 보조사업 유치, 외국인 인력난 해소, 가공공장 OEM 생산 협약, 우량종자 및 신규어장 개발, 팜사 품질 개선도 약속했다.

소통하는 멍게수협을 위해 조합의 참여자 확대, 세대별 간담회 개최, 열린 경영 열린 조합장을 내세우며 경제사업 활성화, 상호금융 점포 유치, 자조금 유치로 사업을 활성화하고 홍보사업 확대 등 공약을 지키기 위해 도전과 가능성을 믿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활멍게 유통만으로는 판매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 생산·가공공장 개발로 알 멍게 생산을 확대하고 멍게 소비를 촉진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현재 멍게가공식품이라고 해봐야 비빔밥, 젓갈, 어묵이 전부이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현재 개발추진 중인 상품은 멍게돈가스, 멍게된장국스프, 핫바스낵 등이라고 한다. 멍게 특유의 강한 향취에 대해 젊은 층이 거부감을 느끼고 있어 소량을 첨가해야 한다는 점이 불리한 요소인데 군납을 고려했다가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판 규모가 크지 않는 조합은 보통 경제 사업에서는 적자, 상호금융에서는 흑자경영을 하는 구조라며 멍게수하식수협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수도권에 상호금융 점포를 개점해 흑자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배당을 하지 못한 것은 대손충당금을 맞추다 보니 여력이 없어서였다. 조합의 사업이 경제사업은 적자, 금융사업은 흑자다. 또한 상반기 적자, 하반기 만회가 반복된다. 수도권 금융점포 개설은 불가피하며, 이미 전 조합장 때 컨설팅 결과도 있다. 수협중앙회와 잘 의논해서 개설할 생각으로 TF팀 구성을 지시한 상태며 신중히 조건 등을 살핀 뒤 점포를 개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조합장 선거 때 밝혔듯 생산성 향상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실현해 멍게수협 이익이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 있고 강한 멍게수협을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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