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참다랑어 양식과 우리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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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참다랑어 양식과 우리의 현실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7.1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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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삼 한국김산업연합회 본부장
최경삼 한국김산업연합회 본부장

참치(학명은 ‘다랑어’이나 편의상 이하 ‘참치’라 한다)는 1957년 우리나라 원양어업의 시작과 더불어 우리에게 알려져 통조림과 횟감으로 친숙한 인기 어종으로 자리하고 있다.

전쟁 이후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원양어선이 잡아들인 참치는 1960~1970년대 명실상부한 외화벌이와 수출 대표품목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한 물고기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원양어업을 견인하고 있는 중요한 어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출의 주역이었던 횟감용 참치연승어업은 589척(1975년), 16만2000톤(1977년)어획량을 정점으로 2202년말 기준 약 100여척, 약 3만6000톤 수준으로 축소되고 한때 일본 시장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우리나라는 대만과 중국 등에 밀려난 상태다.

세계 참치류 소비시장은 횟감과 통조림용으로 크게 양분된다. 통조림의 경우 많은 국가들이 생산·소비하는 광활한 시장이 형성돼 있으나, 횟감은 아직까지 일본 시장에 편중돼 있는 특징이 있다.

일본의 횟감 참치 소비시장은 어패류 소비 감소와 더불어 참치류 또한 동반 감소해 횟감용 참치류(남방·북방참다랑어, 눈·황다랑어 4종 기준) 공급량은 1993년 56만1000톤에서 2020년 28만 톤으로 절반까지 위축된 상황이다.

그러나 참치류 중에서도 고가의 고급 횟감으로 국제수산기구에서 국가별 어획량을 제한하는 등 자원관리가 엄격해 전체 참치어획량의 약 1%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귀한 참다랑어 공급량은 증가 추세에 있어 이에 대한 일본 시장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참다랑어 어획량이 감소되면서 양식으로 눈을 돌려 증가한 것으로 판단되며, FAO의 참다랑어 양식량 통계는 2000년 3600여 톤에서 최근(2021~2022년) 6만8000여 톤으로 세계 각국의 조업 어선에 의한 어획량을 상회하는 추세다.

양식 참다랑어는 일본 시장으로 수출돼 일본의 수입량은 2012년 1만6000여 톤에서 2021년 3만7000여 톤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일본 수산청이 발표한 ‘가다랑어, 다랑어류에 관한 국제 정세’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이 수입한 양식 참다랑어는 스페인, 몰타 등 유럽연합 및 터키, 튀니지 등 대서양 지중해 연안국들과 태평양수역의 멕시코이다. 또한 호주의 남방참다랑어가 수입되고 있다. 아울러 일본의 참다랑어 양식 생산량은 2022년 2만1000여 톤으로 선두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일본의 참다랑어 양식량 2만1000여 톤은 2022년 우리나라 원양어선과 연근해에서 어획한 전체 참다랑어 생산량 2100여 톤과 비교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대부분의 참치 양식 국가들이 자연산 치어를 잡아 가두리에서 기르는 축양 방식이나 1970년대부터 참다랑어 양식에 나선 일본의 경우, 축양방식과 양식장에서 키운 참다랑어 수정란을 부화시켜 인공부화된 참다랑어만으로 산란·육성 출하하는 반복 사이클의 완전양식을 병행하며 최근에는 2000~3000여 톤의 완전양식 참다랑어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은 2022년 기준 186개 참다랑어 양식장에서 자연산 종묘(123개소)와 인공산 종묘(완전양식 종묘 63개소)로 구분해 참다랑어 양식 조기정착을 위한 해결과제인 자연산 종묘에 의존하지 않는 인공종묘의 양산기술 개발, 인공종묘의 생존율 높이는 신기술 개발, 양식용 배합사료 개발, 악 조건의 해양환경에서도 양식 가능한 기술 등을 연구·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과제가 해결되고 참다랑어의 양산체제가 확립돼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경우 전 세계 횟감용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며 그들이 바라는 참다랑어 수입국이 아닌 수출국의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본의 민간기업 최초로 2010년 참다랑어 완전양식에 성공하고 참다랑어 육종기술 개발 등 ‘참다랑어 안전양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마루하니치로(주)의 경우 2021년 완전양식 참다랑어 570톤(1만2000마리)을 생산하고, 2019년 일본 최초로 유럽시장에 선어 출하를 시작하는 등 성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참다랑어 양식이 증가하면서 수산물 수출 강국, 노르웨이 기업이 대규모 참다랑어 양식을 추진한다는 동향도 있어 양식기술이 경쟁적으로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우리나라의 참다랑어 양식은 어디쯤 와 있을까? 국내 통계에 따르면 최근 20~50톤 내외(2022년 49톤)로 대서양 등 지중해 연안국 등과 일본, 호주, 멕시코 등에 비하여 양적으로는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러나 천혜의 양식조건을 갖추고 상당량을 생산하는 이들 국가에 비해 치어 확보, 태풍 등 자연재해, 양식환경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서도 양식업계와 정부의 노력으로 많은 진전을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세계의 양식기업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특성상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우선돼야 하나 이러한 요인이 참다랑어 양식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따라서 우리 해양환경에 최적화된 기술력과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양식 방법 등을 연구·개발할 수 있는 지원대책 등을 강구해 잠재적 시장가치가 큰 고부가가치 참다랑어 양식 국으로서 경쟁력을 갖춰나갈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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