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연 출신 초선 조합장에게 듣는다] 조광운 강릉시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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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연 출신 초선 조합장에게 듣는다] 조광운 강릉시수협 조합장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3.06.2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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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가공식품 개발하고 유통망 확대해 조합원 소득 향상” 

관내 생산되는 수산물로 가공품 개발해 국내외 시장서 판매
전국 최초 여성 조합원 혜택 확대 위한 복지카드 발급도 추진
日 원전 오염수 방출 반대… 정부 수산물 안전성 적극 홍보해야
가을부터 복어 홍수 출하돼 어가 떨어져… 수협중앙회 지원 필요

 

조광운 강릉시수협 조합장은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에서 태어나 열여덟 살 때부터 어선을 탔다. 어려선 어부였던 아버지에게 기술을 배웠고, 청년의 나이엔 선원부터 선장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일을 익혀가며 몸에 어부의 나이테를 둘렀다. 그리고 2001년 그의 나이 마흔에 접어들었을 때 수산업경영인 선정과 함께 생애 첫 어선(9.77톤, 연안복합)을 소유하게 됐다.

인생 중·후반에 접어들어 조합장에 출마하게 된 것은 100년 역사의 강릉시수협을 다시 한 번 더 도약케 하는 전기를 마련하고, 현장에서 겪었던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조 조합장은 “조합장은 조합원과 똑같은 위치에 서 있는 사람으로, 그들의 힘든 점과 불편한 점에 귀 기울이고 이를 해소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임직원들과 힘을 모아 조합원들과 함께 수산업계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합장에 출마하게 된 동기는?

△한국수산업경영인 강원도연합회장을 역임하고 2016년에 조합장에 출마했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당시 53세였는데 어촌사회에서는 젊은 축에 속하는 나이인지라 관이나 연구소 등과 소통이 잘돼 패기 하나만 믿고 도전했었다.

이번 두 번째 조합장 출마는 바다에 종사하는 어업인들의 갖가지 어려움을 해소하고, 강릉시수협이 새롭게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도전했다. 이를 위해 임직원,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뛰는 조합장이 되리라 마음먹었다. 투명한 경영과 공정하고 상식적인 업무 처리로 반드시 열린 조합을 만들겠다.

-취임 후 조합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싶은 일이 있다면.

△강릉시수협 조합원을 위한 복지시설과 항구시설 개선에 나서려고 한다. 어업인 단체 사무실과 체육시설 등 어업인을 위한 복지시설은 물론 항·포구 정비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가 잡은 수산물을 고부가가치화해 소비자들이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 관내에서 잡히는 신선한 어패류를 플랫폼업체 쿠팡처럼 소비자에게 당일이나 그다음 날에 배송하고, 이러한 수산물을 가공식품으로 개발·판매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이 완성된다면 소비자는 싱싱한 수산물을 값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고 어업인은 적정 가격을 보장받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 국내시장 판로는 물론 강원도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설 방침이다.

-강릉시수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강릉시수협은 경제사업으로 위판, 마트, 군납, 직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1년에 5억~7억 원가량의 당기순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상호금융은 전국 4개 점포에서 올 5월 기준 예수금 3800억 원, 대출금 3000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강릉시수협의 경우 위판고는 큰 변동 없이 해마다 비슷한 수준이나 지금까지 군납사업에서 안정적으로 흑자경영이 뒷받침돼왔다. 그러나 갈수록 군인의 숫자가 줄어들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됐던 군납수산물이 경쟁조달 체제로 개편되면서 올해 5월 기준 전년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실적이 줄었다. 이에 강릉시수협은 관내 생산 수산물을 가공품으로 만들어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 선보이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어업인을 위한 조합이 되기 위해 조합장과 직원들이 가져야 될 자세와 조합 운영 방침은?

△조합장은 조합원과 똑같은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이다. 결코 조합원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조합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은 조합원들의 불편함과 어려운 점을 세세하게 살피고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강릉시수협은 그간 중단됐던 조합원 자녀 대상 장학금 지급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올해는 35명의 장학생에게 1인당 57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수여했으나, 내년엔 더 많은 조합원의 실익 증진과 복지 향상을 위해 사업 예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여성 조합원을 위한 복지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강릉시수협 조합원 1000여 명 중 250명가량이 여성 어업인인데 지금까지 이들을 위한 혜택이 없었다. 이에 예산을 조성해 여성 조합원을 위한 복지카드를 발급하려고 한다. 전국 수협 중에선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다.

-정부와 수협중앙회 등에 건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우선 정부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하고 싶다.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전 국민이 수산물을 기피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부가 현재도 우리 해역과 수산물 안전관리 현황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욱 철저한 관리를 통해 국내산 수산물은 안전하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께서 취임 당시 재정 상황이 열악한 수협의 지원을 약속했는데, 이 부분이 잘 지켜져 일선 조합 모두가 상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강릉 주문진의 경우 가을부터 복어가 많이 생산되는데 홍수 출하로 어가가 많이 하락한다. 판로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협중앙회에서 조합과 함께 수산물 유통에 힘을 모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어촌이 고령화되다 보니 최근 귀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강릉시의 경우 1년에 30명 정도가 유입된다. 귀어인 중에선 어선어업에 종사하기 위해 선박을 건조하거나 매입하는 사람도 있는데 문제는 배를 댈 수 있는 자리가 없을 만큼 항만시설이 포화된 상태라는 것이다.

어선을 둘 공간이 없으니 조업은 당연히 못 한다. 강원 관내 다른 수협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어선을 댈 수 있는 선착장 등 관련 시설 확대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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