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흥사 적멸보궁(寂滅寶宮)
태초에 누가
사자산과 구봉대산 아홉 봉우리
병풍으로 둘러놓고 그 한복판에
명당자리 만들어 놓았을까
신라시대 때 자장율사(慈藏律師)
탑을 세워 진신사리 모셔놓고
절을 지어 밤낮없이 수행하시라
남겨놓은 터일지라
다시 천 년 지났건만
변한 것은 절 이름 뿐
사자산 구석마다 아직
임의 향기 잔잔하게 남았는데
스님의 목탁 소리 그칠 줄 모른다
살을 에는 칼바람 부는 날
발길 가는 대로 마냥
법흥사 적멸보궁 찾은 까닭 묻는다면
소나무 숲길 따라 걷노라니
그냥 좋은걸
향 내음 흐르는 곳 앉아 있노라니
오래 머물고 싶은걸
어이하란 말이오
「영월 사자산 법흥사에서」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전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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