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수산물 안전성 검사 강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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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수산물 안전성 검사 강화 시급하다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6.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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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다가오면서 수입수산물이 국내 수산업계를 옥죄고 있다. 근거 없는 불안감이 국내 수산물에 대한 외면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국내산 수산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민물장어(뱀장어)업계가 해양수산부에 수입수산물에 대한 검사 강화를 요청했다. 그동안 정부는 수입수산물에 대해 방사능은 물론 각종 질병 유입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검역을 시행하고 원산지 표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수입수산물의 안전성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런데 생산업계에서 수입수산물 검사제도의 미비점과 제도 운영상의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뱀장어 양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뱀장어 수입량이 국내 전체 유통량의 43%를 넘어서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전체 유통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입량 증가 요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에 따른 것과 현재의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어떤 발표를 해도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짙게 깔리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영향이 없다는 정부의 목소리가 국민들이나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국내 해역 검사는 물론 생산 단계와 유통 단계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통해 3중으로 철저히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양식장과 원양산 수산물에 대해서는 방사능 검사 완료 후 출하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고, 부적합 수산물에 대해서는 신속한 출하 정지와 폐기 조치를 통해 부적합 수산물이 시중에 유통돼 국민 식탁에 오르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뱀장어 양식업계는 최근 해양수산부에 원산지 표시 점검활동 상시 진행, 수입수산물 유통이력 관리체계 강화, 수입산 민물장어 안전성 검사 강화를 건의했다. 정부 정책이 제대로 실행됐다면 업계가 이러한 요청을 할 이유가 없다.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수산물 생산·판매업계는 일본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가 현실화될 경우 소비 감소는 피할 수 없으며, 수산업의 피해도 예상외의 강풍을 맞을 것이라며 우려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연안 시·군과 수산 관련 단체들은 해상 방류 철회를 촉구하며 시위 강도를 높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반대 시위가 오히려 수산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더 키운다며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는 각종 언론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수시로 배포하고, ‘부적합 수산물이 절대 국민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며 현장을 찾아다니며 대국민 설득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 오염수 방류가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불안감은 오히려 상승하는 분위기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원전 오염수와 수산물 안전성을 한데 묶어 같은 사안으로 본다는 점이다.

8개 일선 수협과 생산자단체, 유통 및 소비자단체가 참여해 출범한 우리 수산물 지키기 운동본부도 오염수 방류와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연관 짓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부적합 수산물이 절대 국민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말을 소비자와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말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우선 국내 소비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수입수산물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수입수산물은 국내 가격 등락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관련 업계의 경영을 위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입수산물의 영향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심지어 소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쩌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보다도 우리 생산자들이나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클 수도 있다.

수입수산물에 대한 관리부실이 드러날 경우 수산식품의 안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용금지약품이 검출될 경우 해당 품종은 국내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산업이 붕괴되고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국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수입수산물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못한다면 국민과 생산자,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응해 생산부터 출하, 유통 단계별로 촘촘한 방사능 감시체계를 구축한다고 해도 수입수산물에 대한 유통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수산식품에 대한 안전성 확보는 쉽지 않다. ‘부적합 수산물이 절대 국민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입수산물에 대한 철저한 감시활동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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