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정(洗心亭)
모악산 불갑사 마당 한 모퉁이
천오백 년 세월 타고
유유히 한 줄기 샘물 흐른다
백제의 선인들이
고려의 고승들이 마시고
조선의 민초들까지 적셔주며
마을을 훌훌 씻어냈던 샘터
표주박 들고 한 모금 마셔 드니
세파에 찌든 때 녹아내려
심장까지 시원해지는데
물속에 비친 각진국사(覺眞國師)
세심정 샘물 한 바가지 더 뜨고
너의 마음 다 씻고 가라 하시네
상사화 더 빨갛게 물든
모악산 불갑사에서 쉬어가라 하시네
「영광 모악산 불갑사에서」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전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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