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룡 시인의 ‘어느 날 걸망을 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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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룡 시인의 ‘어느 날 걸망을 메고’
  • 이승룡
  • 승인 2023.06.0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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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정(洗心亭)

모악산 불갑사 마당 한 모퉁이
천오백 년 세월 타고
유유히 한 줄기 샘물 흐른다

백제의 선인들이
고려의 고승들이 마시고
조선의 민초들까지 적셔주며
마을을 훌훌 씻어냈던 샘터

표주박 들고 한 모금 마셔 드니
세파에 찌든 때 녹아내려
심장까지 시원해지는데

물속에 비친 각진국사(覺眞國師)
세심정 샘물 한 바가지 더 뜨고
너의 마음 다 씻고 가라 하시네

상사화 더 빨갛게 물든
모악산 불갑사에서 쉬어가라 하시네


「영광 모악산 불갑사에서」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전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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