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국내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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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국내 첫 성공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3.05.3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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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모패로 사육할 치패 1000마리 확보
새로운 양식 품종으로 개발… 2027년 대량생산체계 구축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토종 가리비인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1000마리(마리당 0.7~1cm) 생산에 성공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국자가리비는 암수한몸인 자웅동체로, 한쪽 면이 굵은 부채 모양의 방사늑(패각주름)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면은 국자처럼 움푹 파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경남 인근에서는 ‘부채조개’라고도 불린다. 단맛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현재 주요 양식 품종인 홍가리비(해만가리비)와 달리 다년생(3년 이상)이며, 8~12cm 대형종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일본 문헌에서 일부 언급돼 있지만 양식 방법이나 정확한 생리·생태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다. 경남 해안가에 조개무지(식용 후 남은 껍질이 쌓인 곳)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1980년대까지 상당히 많은 자원량이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양식 연구에 필요한 모패(어미조개)를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원량이 급감해 대량 인공종자 생산을 통한 자원 회복과 양식기술 개발이 시급한 종이다.

이에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에서는 국자가리비가 상품성과 생산성이 뛰어나, 외래종인 해만가리비(미국산)만큼 양식대상 종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 봄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으로 가리비 양식어업인들의 걱정거리가 된 홍가리비 대체 품종으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홍가리비는 단년생으로 4월 산란 후 대부분 폐사해 매년 봄철 폐사 전 홍수 출하가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연구담당 연구사들은 직접 잠수를 통해 올해 1월 통영 앞바다에서 국자가리비 모패를 탐색하며 국자가리비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12마리의 국자가리비 모패를 확보해 성(性) 성숙도 조사를 한 후 다양한 산란 자극 등 산란 유도로 수정란과 유생을 확보했다. 이어 종자 생산 과정에서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연구를 거듭한 결과, 5월 현재 각장 0.7~1cm 크기의 치패 1000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오는 2024년까지 모패 확보와 치패 사육방법에 대한 기초 생리·생태연구에 집중하고, 2025년부터 올해 생산한 치패를 모패로 활용해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어 2027년부터는 대량 종자생산체계를 구축해 희망 어업인들 대상으로 분양 및 양성기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이화연 연구사는 “국자가리비 모패 확보부터 치패 생산까지 참고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모두 처음 시작하는 연구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생산된 치패를 잘 키워 2025년에는 본격적인 대량생산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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