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수협, 어촌 비즈니스의 중심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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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수협, 어촌 비즈니스의 중심이 돼야 한다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5.3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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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모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박준모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22년 어촌계 현황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어촌계원 10만8754명 중 70대 이상 인구는 4만4832명으로 전체의 41.2%이며, 60대 인구는 3만5279명으로 32.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20대는 446명, 30대는 2263명으로 30대 이하는  2.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어촌 인구 중 73.2%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라는 것이며, 이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우리나라 기대수명이 85세인 것을 감안하면 약 20년 후에는 어촌에 거주하는 인구가 3만 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2009년 이후 귀어귀촌 정책을 추진하며 어촌의 경제활동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귀어인은 8865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어가인구가 5만3532명 감소한 것과 비교할 때 16.6% 수준에 불과하다.

귀어귀촌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도시민을 어촌으로 유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어촌에 남아 있는 청년층과 청소년들이 어촌을 떠나지 않고 경제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층이 어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들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직업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도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어촌에서 살고 있지만 어업에 종사하지 않고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싶은 청년층들도 어촌에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어촌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귀어귀촌 정책도 기존의 귀어 중심의 정책에서 귀어정책과 귀촌정책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어촌에서 어업 이외에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촌에서 어촌이 지니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것을 어촌 비즈니스라고 한다. 어촌에서 성장한 청소년과 청년들이 다양한 형태의 어촌 비즈니스에 종사할 수 있다면 어촌을 떠나지 않고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현재 어촌지역에는 영어조합법인 402개소, 어업회사법인 147개소와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한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경영체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영체들이 각각의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지역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지역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에는 70여 개의 지역 수협이 어촌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 수협은 수십 년의 경영활동을 통해 쌓아온 경영 노하우와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수협 네트워크를 지니고 다양한 형태의 수산물 가공·유통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어촌지역에서 수협만큼 자본과 인력을 보유한 경영조직은 없으며, 100여 년 동안 어업인의 중심 조직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이제는 지역 수협이 어업인들의 조직이라는 성격을 넘어서 어촌의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 어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경영조직과 협력하고, 어촌에 신설되는 경영체를 지원하며, 어촌의 청년들이 어촌 비즈니스를 시작하려고 할 때 창업지원센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보령수협은 위판장 3층에 카페와 함께 로컬푸드매장을 운영하며 수협에서 생산한 수산물 이외에 지역 업체가 생산한 가공수산물과 머드 관련 제품을 같이 판매하고 있어 수협과 어촌지역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가인구와 어업인의 지속적인 감소로 지역 수협도 조합원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수협이 어업인의 협동조합에서 어촌인의 협동조합으로 거듭나는 것이 어촌사회의 지속적인 유지와 지역 수협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묘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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