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식품 수출 전략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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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식품 수출 전략과 과제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5.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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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글로벌 시장 선도 K-블루푸드 수출 전략’을 발표했다.

수산식품이 최근 ‘블루푸드(Bluefood)’로 재정의되며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미래 식량자원으로 주목받고 있고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우리 수산식품 수출이 올해는 암초를 만나 목표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3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수산식품은 올해 수출 목표액을 3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산물 수요 감소와 기상 이변에 의한 생산 감소가 겹쳐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불법어업 방지를 위한 수입국들의 비관세장벽이 강화됨에 따라 신시장 개척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책에 따르면 1억 달러 이상 수출 ‘스타품목’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김, 참치 등 핵심품목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굴, 전복 등 유망 품목과 성장잠재력을 갖춘 예비품목을 새롭게 선정해 육성한다. 또한 간편식, 건강기능성 식품 등 고부가가치 수산식품을 개발하고, 수산기업 전용펀드 등의 지원을 통해 1000만 달러 수출 강소기업 100개 사 육성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해조류 기반 대체육, 수산물 세포 배양식품과 같은 미래식품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수산식품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계획이 순조롭게 목표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타상품으로 성장한 김, 참치의 수출 여건이 심상치 않고 핵심 유망 품목으로 선정된 굴, 전복 등도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은 국내 생산 구조의 문제를 해소해야만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참치의 경우 라니냐 현상으로 생산 불안정이 지속돼 수출량이 언제 감소할지 모른다.

고부가가치 가공품 개발을 추진하고 연간 1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강소기업 육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규범 강화도 수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어획증명서 요구에 더해 가공품의 원료에 대한 증명서를 요구하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도 불법어업 방지를 위해 원양산 수산물 중 주요 수출품인 이빨고기에 대해 ‘면제어업’이 아닌 ‘수출어업’으로 분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입국과의 검사 기준이 달라 수출이 까다로워지고 생산·가공시설의 인증이나 등록도 강화돼 새로운 시장 개척도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를 시행할 예정이어서 우리 수산물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도 악화될 처지에 놓여 있다.

수출 유망 품목의 발굴과 현지 마케팅 확대만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다. K-푸드의 우수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모른다. 섭취가 용이한 형태의 제품이나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이 공급된다면 소비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다.

기존의 계획에 끼워 맞추기식으로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특히 ‘블루푸드’로 재정의된다고 수출 지속성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고물가·저성장에 따른 소비 감소가 심화되면 수출 경쟁력도 큰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우선 정부가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제도적인 정비와 함께 지원 방향을 꼼꼼하게 재정비하고 재설정해야 한다.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대국과의 협정이나 규정을 정부가 나서서 정리해줘야 한다. 수입국의 수입, 검역, 검사 제도를 파악하고 상대국의 시장 정보를 업계에 제공해줘야 한다. 최근 연이어 열린 수산식품 해외 바이어업계, 활수산물 수출업계, 김 수출 업계 등의 간담회에서 가장 많은 요구사항이 상대국의 비관세장벽 등 규제 개선이었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개발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수산물은 대부분 원물 형태로 수출되고 있다. 수출 2위 수산물인 참치를 비롯해 굴, 전복, 넙치 등 유망 수출 품목도 활제품이거나 냉동제품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품으로 개발되지 않으면 수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다.

장기 보관이 가능하거나 운송, 이동 등 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제품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정간편식에 수산식품을 접목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수산생물의 기능성 물질을 이용한 화장품, 제약, 건강식품 등도 새로운 시장 개척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올해 수산물 수출 목표액은 사상 최고인 35억 달러다. 더 많은 세계인이 K-블루푸드를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전략을 기반으로 종합적인 지원을 강화한다는 정부의 계획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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