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조미김 시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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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조미김 시장 현황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5.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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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스낵’으로 각광받으며 시장 규모 점차 확대

조미김 수요 형성에 ‘K-푸드 트렌트’가 결정적 역할 했지만
유통 편의, 가격, 맛 다양화 등으로 태국산 점유율 더 높아  
조미김을 스낵으로 즐기는 소비 행태 맞춰 현지화 주력해야


미얀마인들은 전통적으로 해초류를 즐겨 소비하지 않았다. 지리적, 문화적 여건상 해초류를 자주 접할 수 없는 것이 하나의 이유다. 해안선은 광활한 국토 면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며, 전통식품이나 식재료 중에서 해초류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초류로 만든 가공식품 ‘조미김’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스낵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지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시내에 위치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진열대에서는 조미김을 평범한 간식처럼 쉽게 찾을 수 있다. 도시의 젊은 소비자들이 김을 과자처럼 들고 즐기는 모습도 흔하다.

조미김의 인기 비결과 K-푸드의 역할

조미김의 인기는 ‘살이 찌지 않는 웰빙 간식’이라는 인식 확산에서 비롯됐다. 이전까지 미얀마의 젊은 층이 주로 소비하는 간식은 두껍게 썰어 튀긴 감자 스낵이었는데 기름지고 열량이 높아 건강에 좋지 못했다. 고칼로리 정크푸드는 미얀마의 당뇨 환자 수를 급증시킨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반면 김은 튀김 요리와 비슷하게 바삭한 식감을 가졌으면서도 칼로리 부담이 훨씬 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지 업계에서는 실제 조미김의 수요 형성에 ‘K-푸드 트렌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김을 수입 중인 한 바이어는 “드라마와 영화로 한국 문화를 접한 젊은 소비자들은 미디어에 직접 묘사되지 않은 한국인들의 생활 방식도 그대로 따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현지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동경과 신뢰가 높기 때문에 처음 보는 낯선 식품이라도 한국인들이 평소 즐겨 먹는 것이라고 하면 소비자들도 망설임 없이 선택한다”고 전했다.

즉, 미얀마 식문화에서 생소한 해초류가 새로운 간식으로 받아들여지는데 K-푸드가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한 셈이다.

태국산 제품의 범람과 시장 점유

이처럼 조미김의 소비 트렌드를 형성하는 데 K-푸드 트렌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수입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은 태국산 제품이 가져가고 있다. 실제로 태국산 조미김은 시티마트(City Mart), 마크로(Macro), 원스톱(One-Stop) 등 주요 유통체인 진열대의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입 통계에서도 우세한 수치를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 트레이드 애틀라스(GTA) 통계에 따르면 김이 포함된 ‘HS 코드 200899’의 2022년 태국산 수입액은 403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 457만2000달러 중 무려 88.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은 2017년부터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나 태국산 제품과의 격차는 여전히 큰 편이며, 2022년에는 수입 라이선스 발급 애로가 겹치며 현지로의 수출이 대폭 감소했다. 

현지 시장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태국산 김은 이미 자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바 있는 ‘Tao Kae Noi’사의 제품들이다. 실제 대형 유통점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김 브랜드 제품 중 태국산은 대부분 ‘Tao Kae Noi’가 생산한 상품임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한국산 김과 유사한 포장을 채택한 태국의 군소 브랜드 제품들이 소매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태국산 제품은 육로 국경 게이트를 통해 손쉽게 미얀마로 수입될 수 있으므로 유통 측면에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미얀마 상무부의 수입 라이선스 발급 심사도 육로 수입품에는 더 유연하게 적용된다. 대량 주문이 쉽지 않은 소형 바이어들도 재고 관리가 편리한 육로 수입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태국산 제품의 경쟁력은 단순히 공급 우위에서 비롯되는 것만은 아니다.

◇태국산 김의 강점-가격 경쟁력

태국산 제품은 한국산 조미김에 비해 소매가가 매우 낮다. 대형마트와 소매점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김의 소매가는 g당 약 270차트(Kyat)에서 300차트 사이인 반면 태국산은 g당 110차트에서 120차트 사이로 가격대가 절반 이하다. 참고로 대도시에서 근무하는 미얀마의 사무직 직장인은 중식대로 약 3000차트 내외를 지출하며 전문직 종사자도 약 4000차트 정도를 한 끼 점심값으로 사용한다. 

평범한 직장인이 한국산 김 묶음 하나를 구매하려면 중식대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지만, 비슷한 용량의 태국산 김 스낵 한 봉지는 점심 비용의 3분의 2 수준을 지불해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진 현재 상황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제품 판매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태국산 김의 강점-‘스낵’으로 현지화

김을 스낵의 일종으로 즐기는 현지인들의 소비 방식에 맞게 포장과 맛을 다양화한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유통점에서 접할 수 있는 태국산 조미김은 대부분 과자와 유사한 봉지 포장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제품 포장 단위도 15g 내외로, 간식으로 즐기기에 적당한 용량이다. 한국산 김도 3.5g짜리 제품 3개가 한 묶음으로 판매되고 있어 제공되는 용량은 비슷하나 간식으로 섭취하려면 포장을 여러 번 개봉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다.

태국 제품들은 또한 여러 가지 맛을 김에 첨가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Tae Kae Noi’사의 제품들이 대표적으로 카레 맛, 바비큐 소스 맛, 고추냉이 맛, 마라 맛 등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현지 김 유통업체 관계자는 “미얀마인들은 김을 과자처럼 즐기고 있기 때문에 감자 스낵처럼 여러 가지 맛이 첨가된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하며, “특히 설탕으로 단맛을 내거나 바비큐 소스가 들어간 제품이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지에서 판매 중인 태국산 김 제품들은 맛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과자 포장’ 형태로 제공되고 있었으며, 우리나라의 부각, 김 튀김 요리와 유사한 형태의 제품도 있었다.

이처럼 저렴한 판매가격과 현지화 전략으로 태국산 제품들이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음에도 현지 소비자와 판매업자 사이에서는 한국산 김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높았다. 특히 제품의 자체의 맛과 품질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다.

◇한국산 김의 강점-우수한 풍미

현지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한국산 김의 맛과 향, 식감이 매우 특별하고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태국산 김이 다양한 첨가물로 맛을 내고 있지만 김 자체의 풍미는 한국산을 따라올 수 없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언급된다.

한 현지 유통업체 관계자는 “참기름으로 구워낸 한국 김 특유의 고급스러운 맛은 다른 수입 제품에서는 느낄 수 없으며 현지 소비자들도 이 점 때문에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한국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태국산 김은 쌀겨유(Rice bran oil)나 기타 혼합유로 만들어지고 있었으며, 참기름을 사용한 제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외관상으로도 참기름을 사용한 한국산과 달리 윤기가 없었으며, 한 장의 두께도 두꺼워 식감도 좋지 못했다. 

◇‘K-푸드’ 브랜드 파워 살려나가야

미얀마인들의 K-푸드 소비 욕구도 한국 제품이 가지는 경쟁력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지인들은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경험 소비’의 과정에서 생소한 조미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며, 현재도 김을 K-푸드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 김의 포장과 디자인을 모방한 삼품의 등장은 이와 같은 현지의 K-푸드 선호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 포장지에 한글을 표기하거나 ‘Korean Style’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제품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한국산과 똑같이 플라스틱 받침이 들어간 소포장 용기에 내용물을 담고 3개에서 6개를 묶음 형태로 판매하기도 한다. 

젊은 층 많아 스낵류 소비 증가 전망

태국산 제품들은 가격과 현지화 전략에서 강점을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미김의 맛과 품질이라는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확고하다. 또한 K-푸드 브랜드가 지닌 잠재력은 향후 마케팅 측면에서의 우위를 확보해줄 가능성이 높다.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진 미얀마의 스낵류 소비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스낵류 소비는 젊은 층의 인구가 감소하는 선진국보다 피라미드형 인구 구조를 보이는 신흥국에서의 성장 전망이 더 밝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미김의 시장 규모도 미얀마의 스낵 소비 증가와 함께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재 시장을 점유 중인 경쟁국의 마케팅 전략 또한 좋은 본보기로 참고해볼 필요는 있다. 특히 조미김을 스낵으로 소비하는 현지 트렌드에 맞춘 ‘맛의 다양화’와 ‘포장의 차별화’는 우수한 현지화 사례로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

<자료 제공=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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