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 가능한 바다 조성에 앞장서는 한국수산자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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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 가능한 바다 조성에 앞장서는 한국수산자원공단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4.3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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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자원은 소중히 사용하고 온전히 물려줘야 할 자산

수산자원공단, 바다숲 조성으로 갯녹음 적극적으로 치유
산란·서식장 조성해 수산자원 증대… 어업인 소득도 올라
정확한 어획량 관리 위해 TAC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계획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지속 가능한 수산업의 구체적 해법으로 다음의 세 분야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산자원 가입량 증대를 위한 ①바다숲·산란서식장 사업 ②어업생산량 관리를 위한 총허용어획량(TAC) 관리 ③친환경 어업을 위한 어구 전 주기 관리사업이다. 지속 가능한 바다 만들기 삼총사인 이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바다숲 조성 등으로 풍요로워지는 바다

오태건 한국수산자원공단 기획조정실장
오태건 한국수산자원공단 기획조정실장

지난해 경북 울진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나 많은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바다에서도 이런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바다의 산불이 바로 갯녹음 현상이다. 해조류가 고사하는 갯녹음 현상(바다사막화)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매년 12㎢ 씩(국립수산과학원, 2011년)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달리 이야기하면 바닷속에 여의도 4배 면적의 산불이 매년 일어난다는 말이다.

특히 갯녹음 현상으로 해조류가 제공해왔던 수산생물 삶터가 심각하게 파괴돼 자원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제주대학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톤 이상의 수산자원이 갯녹음으로 매년 소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수산자원공단은 산림녹화사업에 준하는 대규모 바다숲을 조성해 어류 산란장과 은신처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산자원공단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우리나라 연안 540㎢를 바다숲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현재까지 천연해조장 보호·보전, 자연암반 활용, 친환경 해조류 씨앗주머니 사용 등 저비용·고효율의 다양한 대책으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291.8㎢의 바다숲 조성을 완료해 갯녹음을 적극적으로 치유해나가고 있다. 

바다숲 사업은 바다생태계 근간을 유지하는 사업으로 현재까지 추진된 사업으로만 자동차 4만대분에 해당하는 9만8000톤의 온실가스를 매년 저감하고 있다. 바다숲이 조성된 곳은 갯녹음 해역에 비해 어린 물고기가 9.3배나 증가하는 등 그 경제적 가치만 하더라도 244조 원(제주대학교, 2017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바다숲 조성사업은 풍요로운 바다를 만드는 데 가장 초석이 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의 주인공인 가을 전어는 산란기 직전에 가장 많은 지방을 비축한다. 대부분의 수산생물은 산란기 직전에 체중을 불리는데, 산란기 생물에게 적절한 먹이장을 제공하는 것은 자원량 증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태어난 어린 물고기가 큰 물고기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은신처를 제공하는 것 또한 수산자원 증대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을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산란·서식장 조성사업이다. 예컨대 주꾸미 같은 경우, 봄철 산란기에 주먹만 한 작은 빈 공간을 선호하는데, 이런 점을 이용해 수산자원공단에서는 천연재료인 소라 껍데기를 이용해 산란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로 2015년 시작된 충남지역 주꾸미 산란·서식장 조성사업은 초기 생산량이 3891톤이었으나 2019년에는 6만7973톤으로 기록돼 5년간 생산량이 18배 가까이 증가하는 기적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자체와 어업인의 호응은 주꾸미 생산량과 정비례해 폭발적이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산란·서식장 사업은 주꾸미 등 두족류 사업성과에 힘입어 대상종을 24개 품종으로 확대했고 전국 지자체와 함께 2030년까지 80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란·서식장 사업은 지속가능 어업뿐만 아니라 지역 어업인 소득 증대에도 매우 기대가 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TAC를 통한 미래세대 행복 보장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수산자원 증대를 위해 바다숲·산란서식장 사업, 어업생산량 관리를 위한 총허용어획량 관리, 친환경 어업을 위한 어구 전 주기 관리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수산자원 증대를 위해 바다숲·산란서식장 사업, 어업생산량 관리를 위한 총허용어획량 관리, 친환경 어업을 위한 어구 전 주기 관리사업을 펼치고 있다.

옛사람들은 수산자원이 무한하다고 생각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며 그 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도 무한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더구나 정해진 소유주가 없는 무주물인 수산자원을 우리 앞 세대가 마음껏 잡았던 결과, 당시의 미래 세대였던 현재의 우리는 심각한 자원 고갈 위기를 느끼고 있다.

수산자원은 분명히 유한하다. 하지만 어미가 알을 낳고 부화한 어린 물고기가 커서 다시 알을 낳는 등 재생산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자원 관리만 잘 이뤄지면 유한한 수산자원도 영구히 영속시킬 수 있다. 이 단순한 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바로 TAC 제도다. 즉, 과도한 어업자원 이용을 방지하고 지속 가능한 자원량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잡을 수 있는 어획량 한도를 설정하고 그 한도 내에서만 어획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TAC 제도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현재 고등어, 전갱이 등 15개 어종과 17개 업종에 적용되고 있으며 2021년 당시 연근해 어획량 대비 29%였던 TAC 할당량은 2027년까지 60%로 늘어날 계획이다. 수산자원공단의 120여 명 수산자원조사원은 이런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 새벽에도 전국 121개 위판장에서 어획물 체장조사, 혼획비율 산정 등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더불어 TAC 참여 어업인의 계획적 생산 관리를 돕기 위해 친절한 택시(TAC氏)를 도입해 할당량 초과 전에 문자서비스 알림을 실시하고 있어 많은 어업인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TAC 제도는 지속가능 어업의 핵심인 만큼 수산자원공단은 2025년까지 수산자원조사원을 250명까지 증원하고 정확한 어획량 관리를 위해 디지털 기반 TAC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그물 없는 바다, 어구보증금제와 함께

물개 목에 그물이 파고들어가 눈물이 글썽한 사진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버려진 그물에 의한 유령어업은 연근해어업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그 피해액은 4147억 원에 해당한다고 한다.

더불어 미세플라스틱이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의 50%는 폐어구로 추정되고 있다. 바다가 폐어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폐어구 감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2024년부터는 어구보증금제가 실시된다. 

그간 폐어구 관리는 바다에 버려진 어구를 수동적으로 수거하는 사후처리 중심이었지만 어구보증금제도 도입으로 폐어구를 반납하면 사전에 정해진 금액을 돌려주기 때문에 어업인의 자발적 회수와 더불어 해상 유입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능동적이고 사전처리 중심의 방법이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되게 됐다. 빈병을 모아 갖다 주고 돈을 돌려받는 공병보증금제도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수산자원공단은 내년부터 시행될 어구보증금제도의 첫걸음을 떼기 위해 지난 3월 해양수산부와 어구 생산업체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어구보증금관리센터 개소식을 성대하게 개최했다. 또한 유령어업에서 가장 큰 피해를 발생시키는 통발부터 순차적으로 어구보증금제를 실시하며 그 성과에 따라 자망, 부표까지 확대해 우리나라 해상 쓰레기 중 88%를 차지하는 어구와 부표를 2030년까지 60%, 2050년까지는 10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선 어업인, 어구 제작업체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지만, 깨끗하고 건강한 바다를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 바다 관련 전시회에 단골로 등장하는 폐어구가 뒤엉킨 사진들은 이제는 과거의 사진 속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미래세대의 행복을 열어가는 FIRA

지난해 6월 30일 수산자원공단 이춘우 이사장은 향후 30년을 이끌 새로운 공단 비전으로 ‘풍요로운 어장으로 미래세대의 행복을 열어가는 FIRA’를 선포했다. 수산자원공단의 이 최상위 지침은 지속 가능한 수산자원 이용의 고민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농부의 마음으로 바다숲을 가꾸고, 자식을 키우는 정성으로 산란서식장을 조성하며, 후대의 풍요로운 식탁을 꿈꾸며 오늘을 인내하는 마음으로 수산자원공단 직원과 어업인은 함께 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정부와 지자체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바다 만들기는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구심점이 필요한 법이다. 주먹만 한 눈덩이도 구를수록 커지듯 지속 가능한 수산업 실현에 수산자원공단이 그 중심이 되길 기대하며 이 자연의 위대한 혜택을 우리 후세도 온전히 누릴 수 있길 감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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