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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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4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 장승범 기자
  • 승인 2023.04.30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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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소비 증대와 조합 지원에 힘 쏟겠습니다”

어업인 권익 대변 위해 유관기관과 소통 전담할 부서 신설
유통단계 간소화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만족도 제고 추진
수산물 소비 활성화가 결국에는 어업인 소득 보전의 기반
日 원전 오염수 방출 대비 어업인·수산업 지원 착실히 준비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최근 취임 한 달을 맞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부강한 어업인을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어업인이 잡은 수산물을 수협이 소비해주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가공 인프라를 확충하고 복잡한 유통구조를 간소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성장하고 있는 미래 소비 주체인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산물 섭취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현안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취임 한 달을 맞아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회장 후보 소견 발표에서 저는 전국 조합장들 앞에서 조합원과 조합을 위해 ‘발로 뛰는 회장이 되겠다’고 밝혔고 이런 저의 의지를 믿고 지지해준 덕분에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생각합니다.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후에 가장 중점을 둔 것 역시 어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었고, 더 나아가 어업인 권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정부와 국회 등 유관기관과의 소통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도 했습니다.
회장 후보 시절 선거 운동 기간과 임기 시작 후 가진 지역 간담회에서 조합장과 어업인들로부터 많은 의견을 경청하며 그 목소리를 업무 수첩에 하나하나 담아봤는데, 어업인들이 힘들게 잡은 수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득수준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제 임기 동안 조합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그 이익이 어업인에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어 어업인들의 삶이 나아지도록 만드는 것에 저의 모든 것을 쏟을 생각입니다.

-수산물 유통 단계 간소화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됩니까.

△수산업과 관련해서 고질적 문제로 지목되는 것이 복잡한 유통단계입니다.
이 때문에 수산물 선도가 떨어지고 유통비용 증가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남은 물론 생산자인 어업인들도 제대로 소득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결국 생산자인 어업인과 소비자 사이를 얼마나 단순하고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인 셈으로, 어업인이 소비자에게 직접 수산물을 판매할 수 있다고 하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발달된 물류 시스템과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각종 신선식품도 당일에 산지에서 집으로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직거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중앙회가 중심이 돼 수협이 전국 주요 거점 산지에 직거래 허브를 구축함으로써 어업인들의 어획물이 집결한 후 이를 상품화해서 발송, 소비자가 받아보기까지 하루면 충분한 유통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생각입니다.

-수산물 소비를 강조하고 계시는데.

△수협에서 각종 사업으로 창출한 수익을 통해 어업인을 직접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어업인이 생업을 통해 충분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 기반이 요구되며, 그 기초는 더 많이 내다팔 수 있는 수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업인이 좀 더 수월하고 높은 가격에 많은 어획물을 판매해 소득을 높이는 방법이 수협이 돈을 벌어 지원하는 방식보다 경제적인 유발효과라든지 지속 가능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수산물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수산물 홍보에 나설 계획입니다.
먼저, 수산물의 맛과 영양, 우수성, 요리 방법 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소비촉진책을 마련하고, 특히 미래 소비자인 어린아이들이 수산물에 대해 친근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데도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수산물을 원물 중심으로 생산·유통하기보다 1인 가구, 간편식 등 식품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수산물을 고부가가치화할 수 있도록 식품·가공 인프라를 확충하고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해서 발생된 수익이 어업인에게 온전히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것입니다.

-수협 미래 100년을 위해서는 조직 재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그 이유는?

△협동조합은 소수의 인원이 협동해 이익을 분배해 모두가 잘살아보자는 목적으로 출발한 것으로 즉,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수산업과 수협의 주인인 어업인이 모두 잘사는 세상을 구현해나가는 것이 수협의 설립 목적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협중앙회와 조합은 수직적인 관계에서 모든 일이 이뤄져왔는데, 이제 이러한 관행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관계로 바꿔 중앙회가 일선 수협에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협중앙회가 업무를 할 때 조합원이나 조합을 위해 최대한 봉사해야 한다는 수협법 제5조에 명시된 원칙을 적극 실현하는 조직으로 재정립해야 앞으로 수협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특히 경영이 어려운 조합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모든 조합이 동등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면 그 조합의 수익이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노량진수산시장 부지의 향후 활용방안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노량진수산시장과 현대화 후 발생한 잔여부지는 어업인들의 귀중한 자산입니다.
동시에 서울시와 정부 입장에서는 국가 경쟁력 제고와 국민 복리 향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진 입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치밀하고 신중한 개발 계획을 수립해 국민 모두에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시장 부지 개발에 따른 성과는 취약하고 힘든 여건에 있는 어업인과 수산업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원칙을 대전제로 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도시계획에 조화롭고 충실하게 부응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협의해서 개발을 준비해나갈 생각입니다.
앞서 설명한 유통단계 간소화, 소비 확대를 위한 식생활 교육·홍보와 연구개발 등의 기능 등을 고려해 잔여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나가겠습니다.

-일본 원전 오염수가 방출되면 특히 수산업 종사자들의 피해가 클 것 같은데, 수협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에 대한 유해성 여부를 떠나, 방류되는 것 자체만으로 국민들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불안으로 소비 자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미 원전 오염수 유출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 2013년에도 40% 정도 수산물 소비가 급감한 것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방류 후에도 방사능 기준치가 초과하지 않아 안전하다는 과학적 입증자료를 확보해 이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고 소상히 알리고 괴담이나 허위사실이 유포되지 않도록 소통을 강화하겠습니다. 
더불어 전국에 있는 위판장을 중심으로 국민 우려를 감안해 수산물 방사능 안전성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방사능 검사를 통과한 수산물에 대해서는 별도로 표기하는 등 국민들이 우리 수산물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입니다.
수협에서도 식약처에 방사능 분야 공인 시험검사기관 지정을 신청한 바 있으며, 소비 급감에 대비해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해 어업인 보호대책을 마련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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