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양식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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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양식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보자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4.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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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연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미래수산연구소 전문위원 
김성연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미래수산연구소 전문위원 

통계청 어업생산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수산양식 총생산량은 240만1000톤, 총생산금액은 3조25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양식 생산량 대비 생산금액이 제일 높은 해산어류 양식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미래를 생각해 보자.

해산어류의 양식 생산량은 1985년 총 1400톤에서 1996년 1만1000톤, 2006년 9만1000톤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2021년 8만9000톤으로 15여 년 동안 약 9만 톤 전후에 머물러 있다.

양식 대상품종은 2006년 넙치, 조피볼락, 돔류 등 17개 품종에서 2021년 넙치, 조피볼락, 숭어, 돔류 등 23개 품종으로 증가했다. 2021년 현재 넙치 4만1000톤, 조피볼락 1만7000톤, 숭어 9000톤, 돔류(감성돔, 참돔, 돌돔)가 약 1만 톤으로 합계 7만7000톤 이고 그 외 17개 품종으로 약 1만2000톤을 생산했다. 해산어류 양식 생산은 신규 품종의 가입에도 불구하고 생산의 정체는 15년째 계속되고 있다.

어류 양식의 현재 상황을 양식기술, 양식환경, 제도와 정책, 생산과 소비의 분야별로 살펴보자.

양식기술 분야에서는 앞서 자연산 어류종자를 채포, 순치해 기르던 축양의 방식에서 1985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넙치의 인공종자 생산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완전 양식이 시작됐다.

현재는 약 23개 품종이 인공종자 생산을 통해 양식에 이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여전히 생산 어업인의 개별적이며 경험적인 양식생산 기술들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주요 양식품종별 생태·생리학적 기초자료의 축적과 양식기술의 표준화와 함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신양식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는 미진한 상태다.

어류 질병도 양적 생산을 목표로 한 양식으로 어병 발생도 증가했다. 어병의 원인과 치료에도 많은 연구와 투자를 했으나, 어병 종류와 발생 빈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수산질병 및 식품 위생과 관련한 국내외 법규와 이행 조치는 점차 더 강화되고 있다.

사료의 경우도 질병과 어장환경 개선을 위해 배합사료(EP)의 개발과 사용권장 노력에도 아직까지 습식사료(MP)의 사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시간 소요되는 양식생물의 개량 및 육종은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업과 GSP 사업을 통해 시작됐고 킹넙치, 황금넙치, 교잡왕전복, 골드 김의 우량 신품종 개발과 수출 등의 성과와 함께 계속 추진해 가는 상황이다.

양식환경 분야에서 어류양식은 주로 주로 육상 수조식과 해상 가두리 그리고 일부 축제식으로 양식되고 있다. 육상 수조식은 환경의 관리와 연중 생산이 가능하나 가온은 종자 생산에서만 이뤄진다.

육상 수조식은 자연해수를 취수, 공급하는 유수식이나, 제주지역은 지하 해수를 이용하여 제한된 범위에서 적수온으로 조절이 가능한 방식으로 운용된다. 가두리와 축제식은 말 그대로 자연 순기와 조건에 맞춘 양식이다.

온대역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여름 고수온과 겨울 저수온을 필히 겪어야 한다. 따라서 적정 사육기간이 짧고, 기후변화로 고·저수온의 출현과 그 지속기간의 변화가 불규칙하고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수온(조피볼락 등) 및 저수온(돔류, 숭어 등) 피해를 빈번히 겪고 있다.

또한 적조와 빈산소 수괴도 많은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그리고 수서 생물에 있어 제일 중요한 사육환경인 해수의 수질 기준과 제어 및 관리에 대한 연구개발은 거의 하지를 않았다.

앞으로 환경 제어형 신양식 기술과 품종의 개량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1kg 이상의 상품어를 1.5년 이내에 양식 생산이 가능한 품종은 넙치 뿐이며, 조피볼락, 숭어, 돔류 모두 지금의 가두리 및 축제식 양식 방식으로는 3년까지 소요된다.

제도 및 정책 분야에서는 수산양식과 관련한 법규들이 ‘수산업법(1953)’에 제한적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법규의 전문화, 현대화를 위한 노력으로 2016년 ‘수산종자산업육성법’, 2020년 ‘양식산업발전법’, 2020년 ‘김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 등으로 분법을 추진했다.

정부에서는 수산양식의 현대화를 위해 여러 육성 및 지원사업과 친환경양식사업 등을 통해 수산양식의 발전과 현대화에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변화와 효과가 미미하다.

그리고 2000년대부터는 수산양식이 크게 성장하면서 태풍, 적조, 수온변화 등 자연재해로부터 양식어업을 보호하고자 2007년 ‘양식수산물재해보험법’을 제정했다. 2008년부터 넙치를 시작으로 국가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정책보험이 시작됐으나, 여전히 가입자 보험료보다 국가와 보험사의 분담금이 두 배 이상으로 많이 소요되고 있다.

늘어가는 특약에 대한 부담과 함께 가입도 점차 까다로워지는 상황이다. 또한 피해 발생 시 조사·분석 기구와 운영체제가 정비되지 못하고, 피해 판정에 필요한 품종별 생태·생리학적 기초자료들도 부족하다.

양식 어류의 출하와 소비는 대부분 활어로 진행된다. 고급 횟감으로 고부가 상품화에서 시작했으나 소비가 국내시장에만 제한됐고, 양식 생산을 15년째 약 9만여 톤에 머물게 했다.

양식산 활어의 해외 수출은 2021년 2478톤(넙치 2465톤)에 그치고, 일본이 최대 수입국이다. ‘2023년 수산해양 전망대회’에서 우리나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2020년 68.4kg(어류 25.3kg)에서 2023년 70.1kg으로 전망했으나, 수산물 자급율은 68.4%에서 67.4%(어류 44.9%)의 감소를 예상했다.

우리 수산물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외래 수입 수산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산양식의 발전과 생산성 향상에 많은 노력을 함에도 값 싸고 다양한 외국 수산물의 수입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연어는 2022년 수입량이 6만3000톤으로 불과 수년 만에 우리 양식어류 생산량 8만9000톤의 약 70.7%까지 차지했다. 지금 우리 수산양식의 현재를 정확히 조명하고 분석하여, 미래를 여는 정책을 설계하고 신양식 기술개발과 상용화 그리고 유통·소비와 세계시장 확대까지를 함께 추진해 가야 한다.

지금은 자동화, 스마트 및 인공지능화, 에너지 및 탄소 저감 등의 신기술로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요구하는 시대다. 먼저 우리 어류양식의 발전사와 현재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전방안과 실천계획을 마련하고 실천해가야 한다. 늘 해왔던 방식이 아니라, 현재를 면밀히 검토하고 계획하여 중요한 변환기를 잘 마무리 하고 미래 양식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

‘스마트’란 용어가 이제는 많이 익숙하지만 수산양식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우선 양식생산 기술과 공정을 표준화해야 한다. 각 생산과정이 기록, 자료화되고 이것이 빅데이터 및 플랫폼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후 현장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업인들은 양식 경영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정책부서는 수급조절, 직거래 장터의 B2B 구현 등 필요한 정책과 지원 그리고 연구기관과 대학은 연구 및 기술개발의 수요를 파악하고 적시에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다.

스마트화 시대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고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한 예는 음식점에 가면 입구에서 전자 주문을 하고 서빙도 로봇이 한다. 가전제품에서는 더 많이 볼 수 있고 실생활에 이용하고 있다. 이제 1차 생물산업이라 어렵다고 미뤄둘 일이 아니다, 양식 현장에서는 벌써 인력이 없다, 생산성이 낮다, 수익이 나질 않는다, 폐사와 자연재해 피해가 잦다 등 불평이 많다. 그렇다고 지금의 양식 방식으로 그대로 갈 수 는 없다. 좋아하는 수산물을 아예 안 먹고 살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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