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장관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절대 불가 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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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장관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절대 불가 천명해야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4.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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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 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대회를 열어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실이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높아지는 분위기다.

오염수가 실제 바다에 방류된다면 일본산 수산물은 물론 국내산 수산물도 먹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 거대 야당까지 정부의 부실 대응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만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안일한 대처가 예상밖으로 일을 키울 수 있다.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기 위해서라면 모든 상황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허용한다고 했을 때 전 국민들은 광우병을 우려하며 촛불 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광우병을 우려하는 국민들은 찾아보기 어렵고, 미국산 소고기는 국내에서 문제없이 팔리고 있다. 소고기 시장 개방 추진 당시 광우병에 문제가 없는 어린 소만 수입한다는 것을 알리지 않은 우(愚)를 범한 것이다.

일본이 올해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를 발표하기 전에만 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방류 절대 불가였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수산업경영인들을 비롯한 지역 수산업 생산자 단체는 오염수 해상 방류를 끝까지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정부 내 기조가 오염수 방류 반대보다는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로 전환되면서 뒷거래나 우리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을 것이라는 의문이 일고 있는 것이다.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일이라며 절대 반대한다던 입장이 어느 순간 수산물의 안전성과 국민 건강 보장으로 바뀌었으니 정부의 방침 선회에 대한 이유를 알고 싶은 게 당연지사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거나 믿는 국민들이 많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적인 반대에 대한 변명 내지는 면피용 해명 정도로만 평가받는 것이다. 정치적이며 의례적인 절차로만 여길 뿐이다. 국민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말조차 믿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다 관련 산업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왔으면 해양수산부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후속 대책을 내놔야 한다.

지금이라도 수산물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장관이 직접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수산물의 안전성을 보장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대통령실의 해명이나 반박보다는 주무부처 장관의 말 한마디가 더 설득력이 있게 들릴 수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절대 불가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수산물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해양수산부가 주변을 맴돌거나, 윗선의 눈치를 봐서야 되겠는가?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할 때 당당히 나서는 것이 주무부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주도적인 부처로서의 위상도 보여줘야 한다.

우선 후쿠시마 원전 인근 8개 현의 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조치는 유지하면서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입 업무를 담당하는 관세청과 식품 업무를 관장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현장 단속 업무를 맡고 있는 수산물품질관리원의 업무 조정도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는 어쩌면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익 우선이라는 명분에 밀려 방치되거나 소홀했던 제도 정비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예산이나 조직을 강화할 계기도 될 수 있다.

주요 생산품인 김이나 광어 등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한다. 한일 어업협상이 4년 이상 지연되고 있지만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본산 멍게, 가리비, 활돔 등은 이미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기울어진 일본과의 관계도 바로잡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양수산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해양수산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방안을 솔직하게 알리고 국민들에게 협조와 동의를 구할 때 존재 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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