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물미해안도로 일주 봄의 낭만이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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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물미해안도로 일주 봄의 낭만이 꿈틀거린다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4.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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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는 경남 남서부에 자리한 섬이다. 크게 남해도와 창선도로 구성된다. 남해가 섬이라 하면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남해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다만 1973년 하동군 금남면과 남해군 설천면을 연결하는 남해대교가, 2003년 사천시 대방동과 남해군 창선면을 연결하는 삼천포대교가 놓이면서 남해는 두 발로 이동하는 육지가 됐다. 특히 남해대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로, 개통한 지 50년이 된 지금도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바다와 어촌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차를 타고 건너온 남해. 4월의 봄빛 찬연한 남해를 드라이브하며 여행한다. 한 마리 나비를 닮은 남해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왼쪽 위 날개에 해당하는 설천면에서 출발해 남쪽과 동쪽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가다가, 오른쪽 위 날개에 해당하는 창선면에서 마무리하고 창선·삼천포대교로 빠질 것을 추천한다. 이 길은 100km가 넘는 남해군 일주도로로 바다와 해변, 산, 숲, 문화 명소 등을 두루 지나기에 남해 여행 코스로 더할 나위 없다.

그중 2010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해안누리길에 오른 물미해안도로는 남해가 자랑하는 약 15km 드라이브 코스로, 일부 가파른 암벽을 끼고 도는 해안도로와 굽이진 길을 지나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섬이 인상적이다. ‘물건리와 미조리를 잇는 도로’라는 의미에서 첫 글자를 따 물미해안도로라고 하는데, 물건리나 미조리 어느 쪽에서 출발해도 좋다. 초전몽돌해변과 항도몽돌해변,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등 스치고 만나는 곳이 드라이브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물미해안도로를 일주하기 위해 남해군 최남단의 미조항에 도착했다. ‘미륵이 도운 마을’ 미조리에 있는 이곳은 풍광이 아름답고 어장이 비옥하기로 유명해 봄에는 멸치잡이로, 가을에는 갈치잡이로 낚시꾼이 문전성시다. 이를 증명하듯 미조항 음식특구에는 멸치갈치세트를 대표 먹거리로 내세운 식당이 여러 곳이다. 항구 인근에 해풍을 막기 위해 조성한 남해 미조리 상록수림(천연기념물)이 있고, 등대와 방파제까지 해상산책로를 마련했다.

미조면 송정리의 초전몽돌해변은 미조항에서 빠져나와 물미해안도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국도 3호선 초입에 자리한다. 캠핑장이 있는 초전마을은 여름이면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는 관광객으로 붐빈다. 초봄의 해변은 고요하고 정갈하며 평화롭다. 파도 한 점 없이 거울처럼 잔잔한 바다에서 유리알처럼 빛나는 몽돌이 눈에 띈다. 몽돌은 파도와 해류, 바람 등의 영향으로 닳고 닳아 동글동글해진 돌을 말한다. 촉감이 보드랍고 따뜻해서 어루만지는 것만으로 각별한 체험이다.

몽돌을 만나는 또 다른 장소가 지척에 있으니 항도몽돌해변이다. 바닷가 선착장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긴 방파제가 놓였고 방파제로 가는 길목에 커다란 갯바위가 있는데,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남해의 어떤 비경보다 은밀하다.

물미해안도로 드라이브 여행의 마무리는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에서 장식한다. 물건항 방조제가 바라보이는 약 1.5km 물건해변을 따라 펼쳐진 폭 30m 방대한 숲이다. 태풍과 해일, 밀물 등 염해에서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그마치 300여 년 전, 이곳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조성했다. 팽나무,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등 낙엽활엽수 40여 종과 상록수인 후박나무 등 2000여 그루를 심었으나, 현재는 나목만이 그윽하다.

남해의 빠뜨릴 수 없는 관광지

물미해안도로 드라이브 코스 전후로 금산 보리암에 들르자.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 여수 향일암과 함께 해수관음 성지이며, 남해를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곳이다. 태조 이성계가 여기서 백일기도를 올린 뒤 조선왕조를 열었다고 해서 더 유명해졌다. 보리암에서 발아래 펼쳐지는 풍광은 왜 이곳이 남해1경인지 절로 수긍하게 한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이다.

물미해안도로를 지나다 보면 도로 중간에 등대 모양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360도 파노라마로 바다를 조망하는 남해보물섬전망대다. 총 3개 층으로 구성되는데 1층은 남해군 특산물 판매점, 2층은 베이커리 카페와 스카이워크 체험장, 3층은 노을전망대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7시, 스카이워크 기본 체험비 8000원이다.

남해독일마을은 1960~1970년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 독일로 파견돼 헌신한 젊은 광부와 간호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경남도와 남해군이 2001년부터 건설한 곳이다. 마을 내 파독전시관에서 당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고단한 삶의 흔적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으니 꼭 한번 방문할 것을 제안한다. 파독전시관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어른 1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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