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 앞에서
용주사에 들어서면
오랫동안 그치지 않는
사부곡(思父曲) 애절하게 들려온다
호성전(護聖殿)에 다가서면
정조 임금 갸륵한 효심
뜨거운 눈물 되어 흘러나온다
핏덩어리 못다 토해 응어리진
한 많은 넋
컴컴한 뒤주 속에 뭉개어진
못다 핀 꽃 사도세자(思悼世子)여
가엾은 이름 앞에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한 땀 한 땀
새기고 새겨 탑을 세우노니
모든 시름 온갖 원한
차라리 뒤주 속에 깡그리 집어넣어 버리고
이제 따사한 햇살 스며드는
화산 자락 융릉(隆陵) 능침 속에서나마
화사한 곤룡포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힘껏 용틀임하며
저 창공으로 훨훨 비상(飛翔)하소서
「화성 용주사에서」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전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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