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소비 확대 위해 상품과 레시피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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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소비 확대 위해 상품과 레시피 개발 필요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3.20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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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를 앞두고 해양수산부와 어업인들의 최대 관심은 소비 급감 여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국내 수산물 소비가 30% 이상 감소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정부나 수산업계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꼼꼼히 살펴야 할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할 경우 수산물을 아예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일본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가 실제 진행될 경우 수산물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해양수산부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자체를 반대하기 어려운 만큼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오염수 방류 대응방안으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염수 방출은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해상 방류가 진행된다면 다양한 소비 활성화를 통해 어업인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수산물 안전 국민소통단을 발족하고 2900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수산물 연중 상생할인 행사 등을 개최해 소비 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위험성 뿐만 아니라 국내 횟감용을 비롯한 활·신선냉장 수산물의 소비 형태도 달라지고 있어 소비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활·신선냉장 수산물 수입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수입수산물이 국내 생산 수산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 소비 감소에 대비한다는 정부가 눈여겨볼 자료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가장 큰 특징이 연어와 방어 등 수입수산물이 증가하면서 국내 소비 트렌드가 변화한다는 점이다. 횟감용 어류 대부분이 넙치, 우럭, 방어, 돔 등 양식용 어류이기 때문에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는 결국 국내 어류양식산업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사업 등 국내 양식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수입수산물에 의해 국내 양식업계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해 정부가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상생할인 행사나 국민소통단만으로는 수산물 기피 현상을 막을 수는 없다. 모든 수입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의무화를 실시하고 특히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는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활어의 경우 선통관·후검사 제도를 선검사 제도로 바꿔야 한다. 원산지 증명이나 생산이력제도 확대 실시해야 한다. 원산지 표시 제도도 국가나 지역을 표기하기보다는 생산자를 명시해 안전성을 높여야 하며, 음식점에서의 원산지 표시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

수입수산물에 대응해 국내 수산물의 우수성 홍보나 소비 확대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KMI의 연구에 따르면 수산물 소비가 연령층에 따라 달라지며, 구매 장소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선호하는 어종이나 요리 방법도 차이가 있다. 젊은 층은 연어를 선호하는 반면 중·장년층은 국산 넙치, 돔, 볼락 소비가 많다. 수입수산물 가격이나 물량이 국내 양식품종의 생산과 가격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는 상품 개발전략이 필요하다. 새로운 맛이나 품종, 구매편리성, 구매 경험에 따라 소비자 선호도가 달라진다. 국내 어류양식의 대표종인 넙치나 돔, 볼락은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하고 정체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수산물 소비 감소는 당연시되고 있다. 여기에 수입수산물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로 국내 수산물 소비와 생산 여건도 내리막길로 접어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고 선호도에 따른 마케팅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생산자들 역시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거나 상품성을 높이고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 정부 역시 대대적인 할인행사만으로는 소비 감소를 막기기 쉽지 않다. 생산에서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국내 수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획기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 광어, 전복, 송어 전문판매장을 설치하고, 연어보다도 국내 양식 송어가 더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소비자들의 수산물 구매 요인을 파악해 이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선보이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할 때 소비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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