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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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3.1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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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전국 동시조합장선거가 지난 8일 79.4%의 투표율을 보이며 90곳의 수협 조합장을 선출했다. 지난 2월 16일 수협중앙회장 선거에 이어 조합장 선거까지 마무리돼 어촌과 어업인을 4년간 이끌어나갈 수산업협동조합의 새로운 진용이 갖춰지게 됐다.

동시 선거에서 당선된 조합장들은 21일부터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하며, 수협중앙회 차기 회장으로 당선된 노동진 당선인도 24일 취임식을 열고 업무에 들어간다.

어업인과 어촌을 이끌어나갈 리더들이 확정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이 화합이다. 조직을 이끌 리더를 뽑는 선거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분열을 야기한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은 물론 흑색선전 등으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심지어 막말과 인신공격까지 나오기도 한다. 이번 조합장동시선거에서도 선거법 위반 관련 고소, 고발과 수사 대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선자들은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상대방에 대한 갈등 해소에 나서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선거가 치러졌지만 돈선거 바람이 여전했고 지역민 간의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리로 얼룩진 선거법 위반 사례는 수사, 재판 등으로 6개월 안에 공소가 제기된다. 선거법 위반 사례 등 위법한 사항은 경찰의 수사 등으로 잘잘못이 가려진다. 이 때문에 당선자들은 뿔뿔히 나눠진 지역민과 조합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고 단합할 수 있는 일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조합장동시선거와 같은 날 치러진 여당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대표도 수락연설에서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비록 선거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거대 야당에 맞서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똘똘 뭉쳐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합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조합의 대표로서 인사권과 경영권 등 조합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직원 인사권을 행사하고 예금과 대출 등 신용사업, 생산물 판매와 유류 공급 등 경제사업을 주도한다. 특히 수산업과 어촌사회를 위한 막중한 사업을 담당하는 수협중앙회 사업의 감시와 견제는 물론 수협중앙회장 선거권도 가진다.

또한 조합의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역 유지로서의 대우도 받는다. 임금도 높다. 조합의 경영 상황에 따라, 개인의 신념에 따라 연봉을 삭감하거나 수령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보통 1억 원 내외의 연봉이 지급된다. 대도시나 대기업 직원 급여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연안 시·군이나 어촌사회에서는 꽤 큰 돈이다.

조합장은 이러한 막강한 권한에 부합하는 역할과 의무이행에 심혈을 쏟아야 한다. 권한을 누리기보다는 역할에 충실하고 본연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현 조합장이 당선된 곳이 47곳이며 신임 조합장은 44명이 탄생했다. 3선 이상 연임 금지 규정에 따라 출마를 하지 못한 조합장들이 있지만 교체율이 48%인 것은 그만큼 어촌과 조합원들이 변화와 발전을 소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선자들이 가장 역점을 둬야 하는 것이 협동조합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가 코앞에 다가와 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1년 이상 장기화되고, 미국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등 수산업과 어촌, 어업인들은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원 변동과 자원 감소에 따른 어업인 소득 저하, 지역사회 경기 하락, 전기료 인상, 소비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 등 대내적인 위기감도 높은 게 사실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말미암은 어촌소멸이 어촌사회의 가장 큰 현안이다. 대내외적인 미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어촌사회의 근간이 되는 수산업협동조합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어업인과 어촌사회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

수협은 수산업 종사자들의 출자를 바탕으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공동으로 수행하며, 어업인의 소득 증대와 복지 향상을 도모하는 공동체로서, 지역사회의 중요한 경제적 조직이며 공공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조합장은 조합이 제대로 기능하고 작동하도록 책임져야 하고 금융 소비자가 만족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 신임 조합장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선거로 조장된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당장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업인 스스로 화합하고 협동해야 한다. 또한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조합장 당선자들은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이 모두 실천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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