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숨은벽
북한산 삼각 봉우리
백운대와 인수봉 치맛자락 사이
몰래 감추어 놓은 암벽 능선
숨은벽이라 부르더냐
걸음걸음 가쁜 숨 몰아쉬며
너를 찾아 나섰건만
정작 그대
심술궂은 안개 속 숨어들어
야속하기 그지없는데
사방에 뿜어대는 단풍 빛에
외려 몸을 움츠리고
그대, 달마대사처럼
시절인연(時節因緣) 기다리는가
기다림에 지친 발길 돌리려니
눈 깜짝 안개 사라지고
풍만한 너의 속살
수줍은 듯 드러내는구나
놓칠세라 그 인연
치마폭 걷어내고
따스한 그네 속살 살포시 만져보련다
「북한산 숨은벽에서」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전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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