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위기 극복하고 어업인·수협 위상 높일 터”

시장경쟁 우위에 있는 분야 중심으로 사업체계 개편
눈치 보기 문화 없애고 불합리한 규제 완화에 주력
원칙·정도 지키고 공사 구분 정확한 덕장 되고 싶어

“원칙과 정도를 지키고, 공사 구분을 정확히 하겠다. 이 두 가지만은 꼭 지키려 노력하겠다.” 제26대 수협중앙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덕철 전 통영수협 조합장의 출마의 변이다.

김 후보는 “20여 년간 한국어선협회(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행정업무 등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과 사를 구분하자는 게 원칙이었다”며 “일을 함에 있어 기본과 원칙, 정도를 지키고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은 물론 직원 인사에선 개개인의 전문성을 중요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어업인과 관련된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 수산업법 위반 등의 전과가 없는 어업인이 한 명도 없는데, 왜 잘못된 제도가 고쳐지지 않고 있는지 이는 문제라고 본다”며 “치어 크기, 산란기, 금어기, 총허용어획량(TAC) 등으로 어업인들이 많은 규제를 받고 있으므로 현장 어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제도로 개선할 수 있도록 행정을 어떻게 풀어서 규제를 완화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협은행의 가장 큰 문제는 대출·신용 제출서류가 다른 시중은행보다 까다롭다는 것”이라며 “어업인들이 1금융을 두고도 수협을 찾는 이유는 지역 내에서 서로 잘 알고 대화가 잘 통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수협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다와 어업인을 생각하는 김 후보의 마음은 진심이다. 그는 “제 삶의 모습은 날마다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의 물때와 파도의 세기 그리고 궂은 날씨를 걱정하는 삶의 연속”이라며 “이 삶이 4대째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통영지역에서 4대째 어업을 생업으로 삼아온 집안에서 태어났다. 통영은 어촌계와 어선어업, 양식어업, 유통 등 우리나라 수산업 모든 분야의 특징을 지니고 있기에 이 모든 것을 포괄해 대표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는 “저는 뼛속, 세포 속 하나까지도 어업인”이라며 “어업인에 대한 애정은 유전적으로 차원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어업의 여러 분야에서 배운 경험과 노하우를 당면한 우리 수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어업인과 수협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데 다 바치고자 제26대 수협중앙회장에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수산업 위기 극복, 듬직한 수협’이다. 전례 없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영 압박, 지구온난화 등으로 말미암은 자원 고갈,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선원 수급난 등 요즘과 같은 복합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현 중앙회보다 일 잘하고 조합 중심의 살림살이를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표에서다. 

그는 “중앙회를 시장경쟁 우위가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체계를 개편하고 눈치 보기 문화가 아닌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바꿔 보다 ‘듬직한 수협, 섬기는 수협’으로 만들겠다”며 “결국엔 전국의 조합장들과 함께 ‘수산업 위기 극복, 듬직한 수협’으로 수산의 내일을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는 “중앙회장의 최대 임무는 당면한 수산업의 위기를 극복해 어업인이 행복하고 잘사는 어촌 만들기”라며 “자원관리를 통해 풍어로 ‘행복하고, 잘사는 어업인’이 어촌에 가득하도록 조합 지원정책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최근 수산업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주된 공약으로 내걸었다.

우선 경영난 해소를 위한 조업비용 절감 추진이다. 유가와 농사용 전기료 인상 억제를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고금리 정책자금을 저금리 자금으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선원 수급난 완화를 위해 정부의 선원 안전관리 일원화, 외국인 선원 수급 규모 확대 및 복지 여건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어업인 소득 증가를 견인할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선 대도시 공판기능 확대를 통해 수산물 분배와 소비를 촉진하고 대형급식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온라인 시장 확대와 노후 위판장 현대화 및 위판장 방사능 검사 역량도 제고해나간다. 

‘연근해 자원관리기금’을 신설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최근 수산자원 고갈로 감척 수요 증가, 폐어구 수거, 어구 총량관리, 자원 조성, 노후어선 신조 지원 등을 위해 정부의 근해어선 안전펀드 신설 구상을 가칭 연근해 자원 관리기금으로 확대해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앙회의 사업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현 중앙회와 조합이 경쟁하는 분야 또는 민간기업과 단순 판매 경쟁하는 분야는 과감하게 축소하고, 군납과 급식 등 이미 시장경쟁 우위에 있는 대형급식시장 중심으로 경제사업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중앙회 자회사를 경쟁력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도 밝혔다. 수협은행은 공적자금 조기 상환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생할 수 있을 정도로 자산 규모가 확대된 만큼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에 중점을 두되, 필요시 자산규모 확대 차원에서 금융지주 설립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수협사료와 수협유통 등은 회원조합과의 상생 여부, 자생적 경쟁우위 요소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경영사업의 한계 등으로 조합사업 확대가 어려운 조합에 수도권 상호금융 사업 진출 기준 조정 등을 통해 상호금융 업무 확대방안을 마련하고, 경제사업 또는 상호금융사업 시 자금이 부족해 업무 추진에 애로를 겪는 조합에는 사업 활성화 지원을 위해 중앙회가 무이자 또는 저리로 경영 정상화까지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중앙회 경제사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중앙회의 존재 이유인 어업인이 잘살기 위해서는 어업인이 생산한 수산물의 소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민간 시장이나 일선 조합과 경쟁하는 중앙회의 경제 분야는 축소하고, 조합과의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대형급식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한 “공적자금의 일시 상환에 따른 원만한 후속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건전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노량진수산시장 개발사업도 수협과 어업인들의 백년대계가 되도록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협중앙회를 경영함에 있어선 ‘분권경영’과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분권으로써 중앙회의 구체적인 경영은 전문 경영진과 우수한 직원들에게 맡기고 회장은 큰 틀에서 대정부 건의나 정치적 협상에 중점을 두겠다”며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는 듬직하면서도 어업인들과 조합에 실속 있는 덕장형·실속형 회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책임으로써 모든 임직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부여하고, 책임과 권한에 따르는 분명한 업무계획의 평가를 통해 성과와 보상을 무엇보다 투명하게 하겠다”면서 “과거 중앙회의 조직 문화가 다소 ‘눈치보기’ 또는 ‘무임승차’의 문화였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이제는 조합원과 어업인의 이익을 위해 도전하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신명나는 조직 문화로 만들어나가겠다”고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밝혔다.

김 후보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는 진중한 어업인의 대변자이자 머슴이 되겠다”며 “이러한 막중한 책임을 가슴깊이 새기고 어업인과 조합, 조합장들과 함께 뛰고 기쁨을 나누는 중앙회 조직과 회장이 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