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 후보자 인터뷰] 기호 2번 김임권(전 24대 수협중앙회장, 현 혜승수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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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대 수협중앙회장 선거 후보자 인터뷰] 기호 2번 김임권(전 24대 수협중앙회장, 현 혜승수산 대표)
  • 장승범, 안현선 기자
  • 승인 2023.02.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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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란 저수지에 돈 가득 채워 조합·어민과 나누겠다”

지주회사 만들어 중앙회 수익 창출할 수 있는 창구 늘릴 터
단위조합에 경영 자금 충분히 지원해 어업인과 어촌 살리고
획기적 유통플랫폼 만들어 수협이 수산물 수매해 직접 유통

 

“환경이 파괴되면 봄이 돼도 철새는 날아오지 않는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제26대 수협중앙회장에 도전장을 내민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현 혜승수산 대표)은 어촌을 이에 빗대어 설명했다.

김 후보는 “어촌에선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5~10년 후 대한민국 어촌이 어떠한 형태로 변할지 알 수 없다”며 “수산자원은 고갈되고, 일할 사람은 없으며, 자연환경이 급변하는 등 수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산업의 문제는 더 이상 바다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수협이 이제는 위탁·경매만 할 것이 아니라 어업인이 잡은 고기를 전부 수매해 가공이든, 어떠한 형태로든 제품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유통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주회사를 만들어 수협중앙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구를 더 늘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후보는 “지금까진 수협중앙회라는 저수지에 물이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수협은행, 상호·공제사업, 경제사업밖에 없었으나, 앞으로 지주회사를 만들어 부(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수협중앙회라는 저수지에 차인 물은 조합과 어업인에게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어업인과 수산업 새로운 부흥 위해 출마

숙명(宿命).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정해진, 피할 수 없는 운명. 김 후보자는 바다를 자신의 숙명이라 칭했다. 그의 운명에 있어 거스를 수 없는 존재라는 것.

제24대 수협중앙회장을 역임했던 김 후보가 다시 한번 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는 “수산에 빚을 진, 3대에 걸쳐 수산업에 종사해온 어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업인과 수산업의 새로운 부흥을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의 수산업을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중병이 걸린 상태라고 표현했다. 수산자원 고갈과 어촌소멸, 어업인의 고령화, 해상풍력발전,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등 중차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 이에 지금까지 현장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통해 중병에 걸린 수산업을 모든 힘과 정성을 쏟아 다시 한번 살려보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조합이 부자 돼야 어촌·어업인도 부유 

김 후보가 선거에서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위대한 어민, 돈 되는 수산, 국민의 수협’이다.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바다에서 삶을 살아내는 어업인들에게 위대하다는 자존감을 불어넣고,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돈 되는 수산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대한민국 육지 4배 이상 크기를 관장하는 수협을 이제는 어업인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조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이를 위해 일선 조합과 어업인이 잘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수지론’을 펼쳤다. 그는 “중앙회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구를 많이 늘려야 하는데, 그 방법이 지주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중앙회라는 저수지에 물이 흘러들어갈 수 있는 길이 세 가지밖에 없었지만 앞으로 지주회사를 만들어 중앙회에 부가 흘러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회라는 저수지에 차인 물은 조합을 통해 어업인에게 흘러가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비근한 예로 농협중앙회는 단위조합에 500억 원까지 무이자로 빌려주는데, 우리 조합도 살아남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면 중앙회가 자금 지원을 충분히 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어업인과 어촌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수산물 유통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부산공동어시장의 위판 과정은 아직까지도 해방 이후 일본 사람들이 남겨놓은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는 수협이 어업인이 잡은 고기를 전부 수매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유통플랫폼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중간유통단계를 없애면 어업인들은 제값에 고기를 팔아 수익이 증대되고 소비자들은 싼값에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으므로 모두의 이익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수협중앙회가 부산공동어시장 지분을 획득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예전 7000억 원씩 하던 위판금액이 지금은 2000억 원도 안 된다는 것. 공동어시장은 현대화를 해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 않을 것이라며 회장이 되면 이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은 장사의 개념이 아니다. 시장은 상품이 거래되는 곳이다. 온라인상 시장은 실체가 없다. 이제는 농사하는 사람들도 앱으로 거래하는 시대다. 앞서 언급했듯 공동어시장 시스템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시장의 개념을 알고 수협이 인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바다는 어업인에게 논과 밭과도 같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이기에 바다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일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수협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공유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공청회 등을 거쳐 정부 등과 의논해 법과 제도를 고쳐나가겠다고 소신을 전했다.

아울러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여러 수산단체를 지원·육성하는 데도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내외적인 수산업계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수산계에 흩어져 있는 단체들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수산단체들이 수산업계의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중앙회가 총괄적인 역할을 맡는 것은 물론 지원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수협의 뿌리 조직인 일선 조합들을 강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조합자산 증대에도 힘쓰는 한편 어촌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어촌뉴딜 300사업 참여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일 잘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조직 돼야

김 후보는 3대째 가업으로 어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업인을 사랑하는 마음도 남다르다.

그는 “바다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어업인들은 나의 할아버지이자, 아버지이고, 형제들”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또 “29살에 가업을 이어받아 수많은 실패를 경험해봤기에 따뜻한 밥 한 공기의 가치를 알고 있다”며 “그래서 매일 바다 위에서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는 어업인들의 고된 삶을 존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함께 동행할 임직원들에 대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일 잘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조직이 돼야 한다”면서 “직원들이 위(인사권자)를 보지 말고, 아래(어업인)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먼저 직원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직원들도 어업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김 후보는 “직원들이 어업인들을 위한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모든 평가는 어업인들에게 유익한 것인가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촌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도록 하는 것이다. 어촌에도 결국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사람이 있으려면 소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공적자금 상환으로 수협이 어업인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했다”며 “그러므로 이제는 어업인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실천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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